대한민국 경주에서 열리는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이하 APEC) 정상회의가 오늘(31일) 개막했다. 타이완 대표로 참석한 린신이(林信義)는 짙은 남색 정장에 자주색 넥타이를 매고, 한국 시각으로 오전 9시 30분경 경주 화백컨벤션센터(HICO)에 도착해 이재명 대통령과 악수하며 기념사진을 찍은 뒤 회의장으로 입장했다.
이때 국제미디어센터의 공식 중계화면에는 영문으로 'TAIWAN(타이완)'이라는 표기와 함께 인구, GDP 등의 국가 정보가 표시되었을 뿐 아니라, 중화민국 국기가 함께 노출되었다. 또한 화면에는 “주요 경제 파트너(Major economic partner)”, “반도체 분야의 경쟁자(chip sector competitor)” 등의 설명이 덧붙여졌다. 국제 행사에서 ‘CHINESE TAIPEI’가 아닌 ‘TAIWAN’이, '매화기'가 아닌 '청천백일만지홍기'가 노출되는 건 이례적이다.
한국 측 공식 중계뿐 아니라, 국영 케이블 방송 KTV(국민방송)의 중계에서도 중화민국 국기가 그대로 등장했으며, 한글 자막으로 ‘대만’이라고 표기했다. 한국 4대 지상파 중 하나인 SBS 방송 역시 ‘타이완’ 표기와 국기를 노출했으며, 린 대표를 ‘총통부 고문’으로 소개했다.
경주 APEC 정상회의는 31일부터 이틀간 개최되며, 첫날 회의에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회의장 로비에서 각 경제체 대표들을 일일이 맞이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 베트남 량끄엉 국가주석,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태국 아누틴 찬위라꾼 총리에 이어 회의장 안내방송에서 “차이니즈 타이베이, 린신이 회장”이 호명되자 린 고문은 천천히 입장해 이재명 대통령과 짧은 인사 및 기념촬영을 마친 뒤 회의장으로 안내되었다.
린 고문은 지난 2005년에 부산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도 타이완을 대표해 참석한 바 있다. APEC은 주권국이 아닌 경제체로서 참가 자격을 갖기 때문에 타이완도 다자협의체의 일원으로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 徐承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