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미국 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타이완 침공을 결정할 경우 어떠한 대가 혹은 결과에 직면할지 답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시비에스(CBS)가 사전 공개한 시사프로그램 <60분(60 Minutes)>인터뷰에서 ‘중국이 타이완에 군사적으로 움직인다면 미군에 타이완 방어를 명령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 일이 벌어지면 알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답변했다.

이어 "시 주석은 그 답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서 "어제 대화에서 이 주제가 아예 거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사람들은 조금 놀랐겠지만, 시 주석은 그것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대화에서)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어제 대화’는 지난달 30일 한국 부산에서 이뤄진 시 주석과의 미·중 정상회담을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이해하고 있다는 내용이 무엇이냐'는 진행자의 거듭된 질문에 "내 비밀을 다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할지 일일이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며 자신이 의미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을 피했다.

다만 "그(시 주석)와 그의 측근들은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일 때는 절대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다”며 “왜냐하면 그들(중국)은 그 결과가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타이완과는 공식 외교 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 하지만 1979년 단교 후 타이완과 실질적 관계 유지를 위해 제정한 ‘타이완관계법’에 따라 타이완의 안전 보장을 위해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타이완 방어를 위해 무력 개입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타이완 방어 의지를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천명했던 전임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과 달리, 타이완 방어 여부에 대해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중에는 시 주석이 타이완 침공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주장해 왔다.

미국 CBS 가 사전에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은 만약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지 여부를 명확히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입장을 숨기는 전략으로, 중국과의 직접 충돌을 피하기 위해 타이완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CBS 방송은 전체 인터뷰 내용이 방송되기 전 일부 발췌본을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사전에 공개했다.

이 인터뷰는 이른바 ‘세기의 담판’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외교 관계 ▲이스라엘 문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이민 단속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체 인터뷰는 2일 저녁 7시30분(타이완시각 3일 오전 8시 30분) 실시간으로 유튜브에 송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