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돈로 독트린’을 언급하며 남미에서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중화민국 외교부 장관 린자룽(林佳龍)은 “미국 우선주의 정책과 미·중 대결 구도 속에서 타이완을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이익의 일치’가 곧 최대의 안보 보장”이라고 강조했다.
린 장관은 최근 TV 프로그램 ‘숫자로 보는 타이완(數字台灣)’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해당 인터뷰는 11일 밤 방송됐다. 진행자는 미군의 마두로 대통령 체포와 트럼프 대통령이 친타이완 성향의 온두라스 대통령 당선인 나스리 아스푸라(Nasry Asfura)를 지지한 점을 언급하며, 중남미 정세 변화가 타이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질문했다.
린 장관은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중남미 지역으로 세력을 확대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사실상 하나의 높은 장벽을 구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린 장관은 타이완이 금전 외교 경쟁에 나서는 대신 자국의 강점과 산업 역량을 활용해 우호국들이 현대화 발전의 길로 나아가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돈로 독트린’으로 중남미 지역의 지정학적 환경이 변화하고, 정치적 우경화 흐름과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초래한 부정적 효과가 맞물리면서 여러 중남미 국가들이 타이완 모델과 중국 모델을 비교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타이완은 현재 ‘영방(榮邦)계획’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린 장관은 인공지능(AI)을 예로 들며, 타이완의 반도체 제조 역량이 미국과 연계될 수 있고, 미·중 대립 국면을 활용해 타이완이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임을 입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타이완과 미국이 제3국에서 공동 협력 또는 합작 투자를 추진할 수 있다며, 파라과이와 필리핀, 폴란드 등 유사한 이념을 공유하는 국가들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이익의 일치가 곧 최대의 안보 보장”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한 존재가 된다면 자연히 중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타이완이 단순한 주식 구매자가 아니라 이해관계가 걸린 주주가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도 당연히 타이완을 중시할 것”이라며,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활용해 타이완을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만드는 것이 바로 타이완 경제외교와 영방계획의 핵심 전략”이라고 밝혔다.
한편, 돈로 독트린은 19세기 당시 아메리카 대륙에서 미국의 패권을 강조한 제임스 먼로 전 대통령의 외교정책 ‘먼로 독트린’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합성한 신조어로, 중국, 러시아를 물리치고 서반구에서 미국의 단일 패권을 회복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팽창 의지가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