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중화민국(타이완) 주권 문제를 두고 고강도 압박에 나서자, 타이완 정부가 “역사 왜곡을 통한 중화민국 소멸 시도”라며 즉각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 8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양회) 기자회견에서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타이완이 중국으로 회귀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성과”라고 규정했다.
그는 ▲카이로 선언 ▲포츠담 선언 ▲일본 항복문서 ▲유엔 총회 제2758호 결의 등을 근거로 들며 “타이완의 지위는 이미 국제법적으로 견고하게 확정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타이완 문제는 중국 내정이자 핵심 이익이며, 국제 사회에서 ‘두 개의 중국’이나 ‘일중일대(一中一台)’를 만들려는 시도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중화민국 대륙위원회는 즉각 성명을 통해 왕이 부장의 발언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8일(일) 저녁 낸 성명에서 대륙위원회는 “중국 공산당이 국제사회에서 법률전을 벌여 중화민국(타이완)을 소멸시키려는 시도는 자기기만에 불과하다”라고 일축했다.
특히 유엔 총회 제2758호 결의에 대해 “해당 결의는 타이완이나 타이완 인민을 언급한 적이 없고, 타이완의 정치적 지위를 규정하지 않았으며, 중국의 타이완 주권 귀속을 결정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중화민국은 주권 국가이며, 타이완은 결코 중화인민공화국의 일부였던 적이 없다는 것은 철저한 역사적 사실”이라며 “양안은 서로 종속되지 않는 객관적 사실과 현상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중국의 주장이 타이완 주류 민의와 동떨어져 있음을 분명히 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타이완 국민의 약 85%가 '광의의 현상 유지(廣義維持現狀)'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륙위원회는 "중국이 타이완의 주류 민의를 무시하는 것은 양안 관계의 건강한 상호작용에 무익하다"며, 베이징 당국에 대화와 소통을 촉구했다.
중화민국 외교부 역시 린자룽(林佳龍) 외교부 장관의 명의로 낸 성명을 통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8일(일) 외교부는 “ “제2차 세계대전 종료 후 체결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국제법적 효력을 갖춘 문서로, 과거의 정치적 성명인 ‘카이로 선언’과 ‘포츠담 선언’을 이미 대체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1996년 첫 총통 직선제를 통해 타이완의 행정·입법 대표는 오직 타이완 인민의 손으로 선출되어 왔다”며, “현 정부는 타이완을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 정부이며, 이는 중화민국 타이완과 중화인민공화국이 대등하게 존재하고 서로 예속되지 않는 현상을 확립한 것”이라며 타이완의 민주화 과정이 주권의 정당성을 확립했음을 분명히 했다.
중국이 전방위로 내세우는 유엔 총회 제2758호 결의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외교부는 “중국 정부가 해당 결의의 내용을 오랜 기간 왜곡하며 타이완 주권이 중화인민공화국에 있다는 허위 주장의 근거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실상 해당 결의는 타이완의 귀속 문제를 결정한 적이 없으며, 베이징 당국에 타이완의 국제 참여를 제한할 권한을 부여하지도 않았다”고 못 박았다.
Rti 한국어방송 손전홍 기자 sch@rti.org.t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