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민국 국민당 주석 정리원(鄭麗文)과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習近平)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0년 만에 국공회담을 갖고 ‘92공식’ 유지와 타이완 독립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며 양안 관계의 방향성을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정 주석의 7~12일 방중 일정 중 핵심 일정으로, 2024년 시 주석이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을 만난 이후 약 2년 만에 타이완 측 주요 인사를 접견한 사례로 평가되며 정치적 상징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측은 ‘중화민족’ 정체성을 강조하며 양안이 하나의 역사·문화적 공동체라는 인식을 공유한다고 밝혔고, 평화 발전과 교류·협력 확대가 불가역적 흐름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시 주석은 타이완 동포가 중화민족의 일원이며 양안은 가족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평화·발전·교류·협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92공식’과 타이완 독립 반대 입장을 공동 정치 기반으로 제시했다. 정 주석 역시 중화민족의 부흥을 양안의 공동 과제로 규정하며 제도적이고 지속 가능한 대화·협력 메커니즘을 구축해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평화 발전을 되돌릴 수 없게 해야 한다고 호응했다.
정 주석은 또한 과거 국민당의 ‘평화의 여행(和平之旅)’을 언급하며 국공 양당의 협력이 양안 화해의 출발점이라고 평가했고, 서로 다른 제도를 존중하되 상호 협력과 ‘운명 공동체’ 구축을 통해 전쟁을 방지할 제도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의 경제 발전과 빈곤 탈출 성과를 언급하며 향후 발전 전망에 대한 기대도 표명했다.
한편 타이완 정부는 회담을 앞두고 정 주석이 ▲양안은 상호 예속되지 않는다는 점 ▲타이완의 미래는 타이완 국민이 결정한다는 점 ▲중국의 군사적 압박 중단 등 3대 민의를 전달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며, 이번 회담이 국방 정책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은 양안 관계의 방향성을 둘러싼 정치적 메시지를 분명히 드러냈다는 평가와 함께, 타이완 내부에서는 중국의 서사에 동조했다는 비판과 주류 여론과의 괴리 지적도 제기되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정 주석의 방중 중 일부 행보와 발언을 둘러싸고 타이완 당국이 강하게 비판하면서 정치적 파장도 확산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