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민국 제1야당인 국민당의 정리원(鄭麗文) 주석이 이끄는 방중 대표단이 타이완민주기금회에 보조금을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며 정치권에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졌던 정리원 주석 측은 중화민국 외교부가 지원하는 '타이완민주기금회'에 뉴타이완달러 480만 원(한화 약 2억2,478만원. 2026년 4월 20일 다음 환율 기준)의 중국 방문 경비를 신청했다. 국민당 측은 사업 계획서를 통해 타이완의 민주와 자유 이념을 중국에 확산시키기 위한 외교적 목적이라고 신청 사유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완민주기금회의 부회장직을 겸하고 있는 린자룽(林佳龍) 외교부 장관은 국민당의 방중 경비 보조금 신청 논란에 대해 "매우 모순된 일"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린자룽 장관은 20일(월) 오전 POP라디오 ‘POP뉴스 충돌(POP撞新聞)’에 출연해 "시진핑 주석은 이미 타이완민주기금회를 '타이완 독립 조직'으로 인정하고 제재 중"이라며, "그런 기관에 (방중) 보조금을 신청하는 것은 매우 모순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기금회의 운영 원칙도 명확히 했다. 린 장관은 "타이완민주기금회는 외교부 산하 정부출연기관으로, 매년 뉴타이완달러 약 3,000만 원(한화 약14억430만원)이 각 정당 보조금으로 책정되어 있다"며, "다만 신청 항목이 반드시 '민주(民主)'와 관련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10일(금) 정리원 주석과 시진핑 주석 간 회담에서 오간 발언들이 타이완의 민주주의와 인권 증진에 기여했는지에 대해서는 "사회가 판단할 문제"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번 논란이 정쟁으로만 치닫는 것을 경계하며 국민당의 자발적인 판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린 장관은 "리첸룽(李乾龍) 국민당 부주석이 사회적으로 부적절하다고 판단된다면 억지로 신청하지는 않겠다고 언급한 것은 국민당이 대중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심사 단계에 이르게 되면 그때 다시 의견을 표명하겠다”면서도 “국민당이 결정을 바꿀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여지를 남겨두려 한다”며 유연한 대처 가능성도 시사했다.
린 장관은 또 “타이완민주기금회는 한궈위 입법원장이 회장을, 외교부 장관이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초당파적인 싱크탱크로, 전 세계 민주 국가들과 교류 및 협력이 가능하며, 20여 년 역사를 가지고 있다 ”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 정당이 민주주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정당 외교’를 추진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해당 활동은 반드시 민주와 관련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며, “이번 개별 사안에 대한 여부는 기금회의 심사 절차에 따라 처리되는 것을 존중할 것”이라며, 기금회의 독립적인 판단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Rti 한국어방송 손전홍 기자 sch@rti.org.t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