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주타이완 대표 푸슈리(符秀麗·Foo Teow Lee)가 부임 약 100일을 맞아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나서, 싱가포르와 타이완은 언어와 가치관을 공유하는 만큼 “자연스러운 파트너”라며 반도체, 인재 양성, 교육, 스타트업 분야에서 양자 협력을 더욱 심화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푸 대표는 지난 22일 중앙사(CNA)와의 인터뷰에서 부임 이후 약 100일 동안 양국 경제 협력이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2025년 타이완은 싱가포르의 최대 상품 교역 파트너로 부상했으며, 양국 교역액은 약 4조1997억 뉴타이완달러(한화 약 197조 5,500억 원)에 달했다. 또한 올해 2월에는 ‘이중과세 방지 및 탈세·조세회피 방지 협정’을 개정해 양국 기업에 보다 명확하고 안정적인 세무 환경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양국 협력 분야와 관련해 푸 대표는 가장 먼저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싱가포르는 전 세계 칩 생산량의 약 10%를 담당하고 있으며, 비록 타이완의 제조 역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타이완의 주요 기업인 UMC(聯電), VIS(世界先進), 미디어텍(聯發科) 등이 싱가포르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싱가포르 정부가 올해 예산안에서 반도체 연구개발(R&D)에 8억 싱가포르달러(한화 약 9,274억 5,600만 원)를 투자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인재 양성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언어와 문화가 유사한 타이완이 인재 협력에 있어 “가장 자연스러운 파트너”라며 이를 자신의 첫 번째 중점 과제로 꼽았다.
두 번째 과제로는 제3국 시장 공동 진출을 제시했다. 현재 6000개 이상의 다국적 기업이 진출해 있는 싱가포르에 금융·물류 분야의 강점을 더해 타이완 기업과 함께 동남아시아(ASEAN) 시장 등 제3국에서 사업 기회를 확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 번째 중점 과제로는 교육 교류를 제시했다. 그는 43년 역사를 가진 ‘고등학생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예로 들며, 향후 더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참여하도록 확대해 양국 간 우정을 더욱 심화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AI) 협력도 강조했다. 싱가포르는 ‘AI 캄퐁(Kampong AI)’을 설립해 정부 자금을 투입, AI 스타트업 육성에 나설 계획이며, 타이완의 ‘AI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과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싱가포르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회원국이다. 최근 황쉰차이(黃循財) 싱가포르 총리가 ‘아시아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 포럼에서 중국의 CPTPP 가입 의사를 환영한다고 밝힌 가운데, 타이완의 가입 신청과 관련해 푸 대표는 “관련 기준을 충족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 경제체라면 싱가포르는 언제나 환영하고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푸 대표는 “타이완에 오면 마치 집에 돌아오는 듯한 기분”이 든다며, 지룽, 신베이, 타오위안, 타이중, 핑둥에 이어 앞으로 타이난, 가오슝, 타이둥에도 방문할 예정이라며, 중앙정부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와의 교류 협력에도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