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타이완의 세계보건총회(WHA) 참여를 반대한 것과 관련해, 중화민국 외교부는 오늘(12일) 엄중히 항의했다. 외교부는 “중화민국 타이완은 주권 독립 국가이며 중화인민공화국과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며 “타이완은 유엔 및 관련 다자기구·국제기구에 참여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에 대해 간섭하거나 방해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제79차 세계보건총회는 오는 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하지만, 타이완은 올해도 초청장을 받지 못하며 10년 연속 참석이 무산됐다. 중국 외교부는 어제 11일 “타이완 지역은 중앙정부의 동의 없이 세계보건총회에 참가할 어떠한 근거와 이유, 권리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유엔총회 및 세계보건총회 관련 결의의 엄숙성과 권위를 수호하기 위해 중국은 타이완 지역의 올해 WHA 참가를 동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타이완 외교부는 오늘 정례 기자화견을 열고 중국 측 발언에 강하게 반발했다. 장즈사(張芝颯) 외교부 국제조직사(司) 부사(司)장은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타이완의 주권을 억압하는 잘못된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이 이른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부당하게 적용해 타이완의 국제기구 참여는 중국 중앙정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제79차 WHA 참가를 가로막고 있다며, 외교부는 이에 대해 엄중히 항의하고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타이완 민선 정부만이 대외적으로 타이완을 대표할 수 있는 유일한 합법 정부”라며 “유엔총회 제2758호 결의와 세계보건총회 결의 25.1호 어디에도 타이완은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결의는 타이완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근거로 세계보건기구(WHO)를 포함한 유엔 체계 및 기타 다자기구에서 타이완의 참여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장 부사장은 “건강은 기본적인 인권이며 정치적 간섭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타이완은 감염병 대응과 공중보건 체계 분야에서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진 중요한 기여를 해왔고, 글로벌 보건 체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또한 타이완의 WHA 참여를 위한 노력은 수년간 국제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왔으며, 이념이 유사한 여러 국가들도 다양한 자리에서 타이완의 국제 참여와 WHA 참가 지지를 표명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이 정치적 이유로 다시 타이완의 WHA 참가를 저지한 것은 전 인류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이자, WHO가 내세우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는 핵심 정신에도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WHO 사무국이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입장을 유지해 중국의 정치적 개입을 거부하고, 조속히 타이완을 옵서버 자격으로 세계보건총회에 초청해 타이완이 글로벌 의료·보건 체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