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정보에서 전쟁 위협까지” LMF포럼, 공영미디어의 민주주의 회복력 논의
2026.05.16.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공영미디어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2026 리비우 미디어 포럼(Lviv Media Forum, LMF)은 15일 둘째 날 일정을 이어가며, 타이완·우크라이나·조지아의 공영미디어 및 언론인들이 ‘신뢰’, ‘허위정보’, ‘전쟁 대비’, ‘민주주의 회복력’을 주제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정보 제공에서 의미 형성으로: 공영미디어는 어떻게 폭풍의 한가운데서 사회를 이끄는가(From Informating to Sensemaking: How Public Media Guide Societies in the Eye of the Storm)’를 주제로 한 이번 세션에는 미디어 전문가 6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토론은 동유럽과 우크라이나 정세를 오랫동안 취재해온 독일계 헝가리 프리랜서 기자 크리스티안-졸트 바르가(Christian-Zsolt Varga)가 진행했으며, 패널로는 중화민국 국가방송 타이완의 소리 Rti 중앙방송국(이하 약칭 ‘Rti’) 부사장 류자웨이(劉嘉偉), 우크라이나 공영방송 수스필네 우크라이나(Suspilne Ukraine)의 고위 관계자 마리야 프레이(Mariya Frey), 그리고 조지아 미디어개발재단(MDF) 공동 창립자 겸 대표 타마르 킨추라슈빌리(Tamar Kintsurashvili)가 참석했다.
타이완: 허위정보가 일상이 된 시대, 공영미디어는 마지막 신뢰의 보루
Rti 부사장 류자웨이는 타이완의 현재 정보 환경에 대해 언급하며, 전 세계 허위정보 공격 통계에서 타이완이 최상위권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공격이 중국 정부뿐 아니라 러시아발 허위정보에서도 비롯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시대에는 모든 허위정보를 검증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공영미디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더 이상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를 때, 최소한 공영미디어만큼은 신뢰할 수 있는 뉴스를 제공한다고 믿게 됩니다.”라며,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라고 지적했다. 류자웨이는 타이완과 우크라이나의 젊은 세대 모두 중국계 플랫폼인 틱톡과 샤오홍슈(小紅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겉보기에는 뷰티·라이프스타일 정보처럼 보이지만, 그 알고리즘은 중국 정부의 통제 아래 있다며
“중국 정부가 알고리즘을 통해 사람들의 인식을 조작하려 한다면, 그것은 전체 미디어 생태계에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라고 경고했다.
전쟁 대비 체계 구축, 臺정부, Rti를 ‘핵심 기반시설’ 지정
사회자 크리스티안-졸트 바르가는 전쟁 위협 상황에서 공영미디어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질문했다.
이에 류자웨이는 Rti는 이미 정부로부터 ‘핵심 기반시설’로 지정되었는데, 따라서 Rti는 전쟁이나 각종 위기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정전 상황에서도 방송을 유지하는 방법, 발전기 준비, 직원들의 안전 및 정신건강 보호 등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충분히 준비한다면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최악의 상황이 닥쳐도 전문성을 지키며 현장을 지킨다
전쟁 한복판에 있는 마리야 프레이는“전면 침공 이전에도 우리는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가장 최악의 상황이 현실이 되었습니다.”라며 우크라이나의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그러나“무슨 일이 벌어지든 우리는 각자의 일을 해야 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다하고 현장을 지키는 것, 그뿐입니다.”라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언론인의 역할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지아: 공영미디어가 국가 권력에 잠식될 때
조지아의 타마르 킨추라슈빌리는 또 다른 유형의 위기를 설명했다. 그것은 외부 전쟁이 아닌, 국가 내부에서 민주주의와 언론이 침식되는 상황이다.
그는 구소련권 국가들에서는 국민들이 국영 언론에 대해 깊은 불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몇 년 동안 친러 성향 정치 세력이 사법부·행정부·의회를 점차 장악했고, 공영미디어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주의에는 시민 참여가 필수적이지만, 사람들은 대개 국가적 위기가 닥친 뒤에야 문제를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민들이 ‘이 방송은 우리의 TV방송이다’라고 인식하고 변화를 요구할 때에만 언론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신뢰는 스스로 얻어야 한다” —Rti, JTI 인증 획득
현장 질의응답에서는 독일 참가자가 “독일에서는 공영미디어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신뢰도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류자웨이 부사장은
“신뢰는 스스로 얻어내야 하는 것이지, 원래부터 주어진 자산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중국어권 언론 중 Rti가 세계 최초로 ‘저널리즘 신뢰 이니셔티브(JTI)’ 인증을 받았다고 소개하며, 이는 언론이 투명하고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뉴스 제작 과정과 전문 기준을 대중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공영미디어는 국경을 넘어 협력해야 한다 —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청중
사회자 크리스티안-졸트 바르가는 마지막으로, 서구의 전통적 공영미디어는 지나치게 안정된 제도와 사회적 지위에 의존해 왔으며, 그 결과 타이완과 우크라이나 등에서 나타난 경고와 경험을 충분히 주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지난 10여 년간 국제 공동 탐사보도가 활발해진 만큼, 공영미디어 역시 새로운 국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류자웨이는“기술이 어떻게 변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청중입니다.”라며 Rti가 반세기 넘게 진행자와 해외 청취자 사이에서 쌓아온 신뢰 관계를 예로 들었다.
그는 공영미디어가 가장 본질적인 가치, 즉 대중과의 연결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白兆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