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창줘(林昶佐) 주핀란드 타이완대표가 현지시간 17일(일)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열린 월드 빌리지 페스티벌(World Village Festival)의 기조연설자로 초청돼 연설을 진행했다.
월드 빌리지 페스티벌은 비영리 단체인 핀고(Fingo)가 1995년부터 주최해온 행사로, 매년 세계 각국 시민사회 단체, 예술가, 사회운동가들이 참여하는 핀란드 최대 규모의 국제 시민사회 축제다.
린창줘 주핀란드 타이완대표는 ‘억압에서 자유로, 디지털 통제와의 싸움(From Suppression to Freedom: The Fight Against Digital Control)’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타이완이 권위주의 체제를 벗어나 민주주의로 전환한 과정과 중국의 인지전(認知戰)에 맞서 싸운 경험을 국제 사회와 공유했다.
린창줘 대표는 이날 연설자로 무대에 올라 “권위주의 정부는 예술을 억압하는데, 왜냐하면 예술은 메시지를 담고 국민에게 힘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이완은 수십 년 간의 투쟁 끝에 1990년대에 민주 전환을 완수했으며, 그 과정에서 예술가들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날 타이완 민주주의는 아시아에서 선두에 서 있으며, 2019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동성혼을 합법화한 나라가 됐다”고 덧붙였다.
린창줘 대표는 또 “오늘날의 위협은 더 이상 탱크와 총알, 포탄이 아니라, 눈에 잘 띄지 않는 인지전”이라고 지적했다.
린창줘 대표는 “중국은 이미 정보 조작을 산업화하여 인터넷과 미디어를 통해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民主運作失靈)’는 단순한 서사(敘事)를 퍼뜨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타이완 사회가 내부에서부터 서서히 잠식됐다”면서, “실제로 2022년에는 다수의 편의점과 길거리 광고판 화면이 해킹되어 정치 선전 문구가 강제로 송출된 사건이 있었는데, 이는 바로 이러한 디지털 침투의 축소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린창줘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미얀마 망명 예술가 메이(May)와 무대에 올라 힘을 실어줬다. 권위주의에 맞서 싸우자고 목소리를 낸 메이는 린창줘 대표와 함께 ‘헝거게임’에서 유래해 동남아 민주화 시위의 상징이 된 세 손가락 경례를 올리며 연대를 표현했다.
린창줘 대표는 미얀마 망명 예술가 메이와 함께 무대에 오른 이유에 대해 “과거 국제 인권 활동에 참여할 때 미얀마는 늘 가장 중요한 지원 대상이었고, 메이의 처지에 깊은 공감을 느낀다”면서, “내가 직접 말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피해를 겪은 당사자가 목소리를 내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Rti 한국어방송 손전홍 기자 sch@rti.org.t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