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민국 입법원이 오늘(12일) 공직인원 선거파면법(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집행유예를 선고받거나 사회봉사로 형을 대체할 수 있는 경우에도 공직 선거 출마를 허용하기로 했다. 반면, 사기범죄로 유죄가 확정된 경우에는 후보 등록을 금지하는 규정이 새로 추가됐다.
개정안은 재적 의원 표결에서 찬성 57표, 반대 48표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내란죄, 외환죄, 부패범죄, 국가안전법 위반, 조직범죄, 마약범죄, 자금세탁 범죄 등을 제외한 범죄로 유기징역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라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거나 사회봉사로 대체 가능한 경우에는 출마 자격 제한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이번 선거법 개정은 집행유예자의 참정권 제한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따라 추진됐다. 제2야당 민중당 쉬중신(許忠信) 의원은 “헌법은 국민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보장하는 데 반해, 현행 선거법은 행정적 방식으로 출마권을 제한하고 있다”며 경미한 범죄자의 참정권을 회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여당 민진당은 이번 개정이 특정 인물을 위한 ‘맞춤형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보좌진 급여 부정 수령 사건으로 기소된 가오훙안(高虹安) 신주 시장이 문서위조 혐의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은 뒤 사회봉사 대체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과 맞물려 논란이 커졌다.
민진당의 리보이(李柏毅) 의원은 법안 심사 과정에서 특정 시장이 입법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법 개정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특정인을 위해 법을 고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당의 웡샤오링(翁曉玲) 의원은 “정치 청렴성을 유지하면서도 국민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비례원칙에 부합하는 개정”이라며 “경미한 범죄나 과실범까지 출마를 막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입법원은 이번 개정안에 ‘사기범죄 피해방지조례’ 위반으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후보 등록을 할 수 없다는 조항도 신설했다. 이는 최근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각종 사기 범죄에 대한 정치권의 엄격한 대응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