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타이완 독립 분열 세력을 겨냥해 제정한 이른바 민족단결진보촉진법(民族團結進步促進法)을 시행한 지 일주일도 채 안돼 타이완에서 반중 성향의 언론인이 피습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이 이를 "개인의 정의로운 분노(義憤)에 따른 우발적 사건"이라고 규정하자, 피해 언론인은 "배후가 기획한 치고 빠지기식 습격(快閃打手)"이라며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폭행 피해를 입은 일본계 타이완 언론인인 야이타 아키오(矢板明夫)는 9일(목) 타이베이에서 신민양안연구협회(信民兩岸研究協會)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일 타이중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야이타 아키오는 "이번 사건은 결코 단순한 상해 사건이 아닌 타이완의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가 걸린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치고 빠지는 습격(快閃打手) 모델’이라고 규정하며, 배후에 기획자가 있을 것을 우려했다. 또한 이를 방치할 경우 향후 더 많은 언론인과 정치인, 나아가 일반 대중에게까지 유사한 범죄가 복제되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야이타 아키오는 그러면서 “누군가는 이번 일이 그저 평범한 상해 사건일 뿐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홍콩에서 이미 1996년부터 수많은 언론인이 폭력 습격을 당했던 경험을 떠올려야 한다”면서, 타이완 역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의 자유는 하룻밤 사이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한번, 또 한번 일어나는 폭력과 위협 아래서 한 걸음씩 침식되어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이타 아키오는 끝으로 “폭력을 앞세워 사회를 침묵시키려는 이러한 행위에 맞서 만약 여기서 한 걸음 후퇴한다면, 그 앞은 끝없는 심연”이라고 지적하며, “이에 따라 사회 전체가 함께 나서서 타이완의 언론 자유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야이타 아키오는 지난 6일(월) 타이중 시내 호텔에서 강연을 마치고 떠나던 중 홍콩 여권을 소지한 30대 남성에게 얼굴을 맞았다.
야이타 아키오를 공격한 이 남성은 사건 당일 타이중 공항에서 체포돼 반침투법과 형법상 상해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중국 국무원 타이완사무판공실 천빈화(陳斌華) 대변인은 8일(수) 브리핑을 통해 가해자의 범행 동기를 '의분(義憤)'으로 규정하며 "우발적인 개별 치안 사건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나아가 타이완 집권 민진당을 향해 "해당 홍콩 남성의 정치적 안전을 훼손하지 말라"고 요구를 해 공분을 자아냈다.
이에 중화민국 대륙위원회는 이번 사건을 국가 안보 차원의 위기로 격상했다.

▲량원지에 대륙위원회 부위원장 겸 대변인이 지난 9일(목) 정례 브리핑에서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Rti DB]
량원지에(梁文傑) 대륙위원회 부위원장 겸 대변인은 9일(목) 정례 브리핑에서 "야이타 아키오에 대한 습격은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대륙위원회는 양안 정책을 주관하는 기관으로서 경각심을 깨워줄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과 경찰은 이번 사건을 보통의 상해나 흔한 길거리 싸움 정도로 취급해서는 안 되며, 특히 현재 경찰이 초국가적 탄압 사건에 대한 경험이 충분히 쌓이지 않은 상태이기에, 대륙위원회가 나서서 이를 가이드하고 관리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Rti 한국어방송 손전홍 기자 sch@rti.org.t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