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81년을 맞아 지난 9일(일) 나가사키 평화공원에서 열린 '원폭 전몰자 위령식·평화기원식'에서 중화민국 대표단의 좌석이 각국 외교사절단 구역이 아닌 외부 구역에 배치되자, 대표단은 “타이완의 국격을 고의로 격하했다”고 강력히 항의하며 행사 참석을 거부했다.
리이양(李逸洋) 중화민국 주일본 대표는 9일(일) 성명을 통해 "타이완이 평화를 추구하고 민주주의를 사랑한다는 사실은 전 세계가 알고 있으며, 81년 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 투하 당시 수많은 타이완인 역시 피해자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타이완은 제2차 세계대전의 비극을 깊이 통감하며, 평화기념식 참석을 통해 평화를 향한 결의를 선언하고 민주주의 국가들과 함께 노력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리 대표는 특히 나가사키시의 친중(親中) 행보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타이완은 지난해 처음으로 나가사키 평화기념식에 참여해 세계에 평화 수호 의지를 알리고자 불평등한 대우를 인내하며 굴욕적으로 참석했으며, 행사 직후 부당한 대우에 대해 즉각 항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고 밝혔다.
리 대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다수의 친타이완계 일본 국회의원들이 나가사키시를 상대로 타이완의 처우 개선을 요구해왔고, 주후쿠오카타이완판사처 역시 지역 의원 및 민간단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으나 끝내 올바른 대우를 받지 못했다.
리 대표는 "이번 좌석 배치에서 나가사키시는 타이완의 국가적 지위를 고의로 부정하고 타이완의 주권과 존엄을 철저히 무시했다"며 "이는 수년간 타이완이 일본 내 중앙 및 지방 행사에 참석하며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부당한 대우"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가사키시는 자신들의 잘못된 결정이 결국 중국의 대(對)타이완 법률전, 즉 '타이완은 국가가 아니며 주권도 없는 중국의 일부(台灣非國家、無主權,是中國的一部分)'라는 프레임의 집행 도구로 전락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리 대표는 끝으로 "타이완은 완전한 주권을 가진 독립 국가이며 중국과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고 명시하며, "중국은 단 하루도 타이완을 통치한 적이 없고, 타이완의 중화민국 건국은 중국보다 앞섰기에 타이완은 결코 중국의 일부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의지에 굴복해 타이완의 국격을 격하하고 존엄을 훼손한 나가사키시의 행태에 엄중한 항의와 강력한 규탄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리이양 주일본 타이완대표는 이번 조치가 타이완의 국격을 고의로 격하한 것이라 판단하고, 대표단의 격(格)을 낮춰, 천밍쥔(陳銘俊) 주후쿠오카 타이완판사처장을 대리 참석시켜 원폭 희생자들을 추모하도록 했다.
Rti 한국어방송 손전홍 기자 sch@rti.org.t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