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중부 대표 도시에서 적의 공격이나 대규모 재난으로 이동통신망이 마비되는 극한 상황을 가정한 사상 초유의 민방위 훈련이 전격 실시됐다. 국가 비상사태 속에서도 국가 핵심 통신망의 ‘회복탄력성’을 유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모바일 데이터 속도를 대폭 떨어뜨리는 이른바 ‘이동통신망 속도 저하 훈련(行動網路降速演練)’이다. 특히 이번 훈련은 올해 '2026 도시 회복력 (방공) 훈련(2026城鎮韌性(防空)演習)'의 핵심 과목으로, 중화민국 통신 역사상 이 같은 형태의 훈련이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훈련은 10일(월) 오후 2시 30분부터 30분 동안 타이중(台中)을 비롯해 먀오리(苗栗)·장화(彰化)·난터우(南投)·윈린(雲林)·지이(嘉義)등 중부 7개 시·현에서 진행됐으며, 훈련이 진행된 30분 동안 해당 지역의 시민들은 통신 불편을 겪었다. 스마트폰을 통한 유튜브 등 고화질 동영상 스트리밍이 전면 중단됐고, 영상 통화는 물론 편의점이나 식당에서의 모바일 결제 등 고대역폭을 사용하는 데이터 서비스가 사실상 먹통이 되거나 극도로 지연됐다.
중화민국 국가통신전파위원회(NCC)는 “이번 훈련은 이동통신망을 완전히 차단(斷網)하는 것이 아니라 속도를 제한하는 감속 훈련”이라며 “전쟁이나 대규모 재난 시 통신 대역폭이 급감하는 한계 상황을 시뮬레이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훈련이 진행된 30분 동안 모바일 데이터 통신은 제한됐지만 일반 음성 통화와 문자메시지(SMS), 그리고 정부의 재난문자(CBS) 시스템은 정상 가동됐다. 또한 가정이나 사무실에 설치된 고정형 유선 인터넷과 와이파이(Wi-Fi)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아울러 이번 이동통신망 속도 저하 훈련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10일(월) 중부 지역을 시작으로, 오는 13일 목요일 오후에는 타이베이와 신베이, 타오위안 등 수도권을 포함한 북부 지역 7개 현·시에서 30분 간 2차 훈련이 이어진다.
중화민국 국방부는 “훈련 기간 중 정부의 통제 및 훈련 명령에 협조하지 않거나 고의로 방해하는 개인·단체에게는 민방법(民防法) 제25조에 따라 최대 뉴타이완달러 15만 원(한화 약 650만 원. 2026년 8월 10일 다음환율 기준)의 과태료를 부과할 것”이라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Rti 한국어방송 손전홍 기자 sch@rti.org.t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