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臺국가인권위원회, “태형, 국제 인권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17/08/2026 18:30
원고 편집: 손전홍
▲ 국가인권위원회 현판. [사진= Rti DB]
▲ 국가인권위원회 현판. [사진= Rti DB]

중화민국 입법원이 성폭력이나 아동학대, 중대 사기 범죄자에게 신체적 매질을 가하는 ‘태형(鞭刑)’을 선고할지 묻는 국민투표안을 통과시키면서, 이를 둘러싼 타이완 사회의 찬반 논쟁도 거세지고 있다.

중화민국 국가인권위원회(國家人權委員會)는 15일(토) 공식 누리집에 태형 반대 성명을 게재하고, “태형은 인간의 존엄성 보장 및 고문 금지라는 국제 인권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인권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중대 범죄가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남긴 깊은 상처를 충분히 이해하며, 정부가 범죄 예방을 강화하고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을 보호해 주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면서도, “민주 법치 국가가 범죄에 대응할 때는 공정과 정의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뿐만 아니라 헌법적 보장과 인권 원칙, 그리고 과학적 실증에도 반드시 부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형벌 제도가 신체적 고통이나 인격적 모멸감을 주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면서, “사회 안전을 유지하는 동시에 인간의 존엄성과 비례의 원칙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 현대 형사 정책이 중시하는 범죄 예방, 재범 감소, 그리고 범죄자의 사회 복귀 지원 등의 가치를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제 사회의 명확한 인권 기준도 반대 근거로 제시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유엔 고문방지위원회(Committee against Torture) 및 맨프레드 노왁(Manfred Nowak) 유엔 고문특별보고관의 관련 보고서를 인용하여, 사법적 태형(鞭刑)과 같은 처벌은 육체적 고통의 정도와 관계없이 인격을 비하하고 모멸감을 주는 요소를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 제7조 (고문 및 잔혹한 형벌 금지)에서 금지하는 잔혹하고 비인도적이거나 굴욕적인 처벌에 해당하며, 특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고문방지협약(CAT, Convention against Torture)이 금지하는 고문 규범에까지 저촉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또한 “타이완은 이미 이른바 '두 국제규약 시행법(兩公約施行法)'을 통해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을 국내법 체계로 도입했기 때문에, 정부 기관과 법원은 국제규약에 따라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4일(금) 타이완 제1야당인 국민당 소속 홍멍카이(洪孟楷) 입법위원 등이 공동 발의한 ‘태형 도입 국민투표안’이 입법원 본회의에서 찬성 52표, 반대 51표로 가결됐다.

이번 국민투표안은 ‘성폭력 범죄와 아동학대, 고액 사기 및 복합형 가중 사기 범죄에 대해 법원이 태형을 선고하고 법에 따라 집행할 수 있도록, 정부가 법률을 제정하여 특별형법 제도(태형)를 신설해 범죄 지속 발생을 억제하는 것에 찬성하는지’를 국민에게 묻는 내용이다.

이번 입법원 통과만으로 태형이 즉시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투표안은 중화민국 중앙선거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해당 안건은 현재 중앙선거위원회로 송부되어 정식 심사 단계를 거치고 있다. 심사를 통과할 경우, 오는 11월 28일로 예정된 지방선거와 함께 투표가 진행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Rti 한국어방송 손전홍 기자 sch@rti.org.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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