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민국 국가 정보기관인 법무부 조사국이 독일출신 양안 관계 전문가가 타이완 방문 중 중국인으로 의심되는 여성에게 미행을 당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조사국은 이번 사건을 두고 "중국이 전 세계를 무대로 대상을 가리지 않고 '초국가적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독일 유명 시사주간지 슈피겔(Spiegel)의 베이징, 싱가포르, 빈 특파원을 지낸 베테랑 언론인이자 타이완 동우(東吳)대학교 방문학자인 위르겐 크렘브(Jürgen Kremb·타이완명 저우진헝(周勁恆))는 지난해 동료와 함께 타이완 아리산(阿里山)을 여행하던 중 중국인 여성으로부터 미행과 감시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크렘브는 지난 6월 '타이완플러스(Taiwan Plus)'와의 인터뷰에서 "여행 당시 한 중국인 여성이 말을 걸며 접근해 왔고, 나중에는 묵고 있던 호텔 로비에 먼저 앉아 기다리며 미행했다"면서, 조사국에 이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해당 인터뷰 영상은 지난 16일(일) 주캐나다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처 공식 페이스북에 공유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조사국은 17일(월) 성명을 통해 "독일 학자 위르겐 크렘브가 아리산 여행 중 중국인 여성에게 미행을 당하고 조사국에 제보한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밝혔다.
조사국은 "이 사건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므로 구체적인 수사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조사국은 "이번 사건은 중국이 전 세계에서 자행해 온 초국가적 탄압이 이미 실행되고 있음을 증명한다"라며 "그 대상은 중국인이나 타이완인에 국한되지 않으며, 공산 전체주의에 반대하고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중공의 타격과 탄압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국은 “앞으로도 민주주의 우방국들과의 사법 공조를 더욱 심화해, 중국의 '롱암 관할(長臂管轄, long-arm)'과 초국가적 탄압 행태에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중국의 초국가적 탄압이 타이완에서도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학문과 언론 자유에 대한 우려를 다시금 불러일으키고 있다. 법무부 조사국이 민주주의 우방국들과의 공조를 강화해 대응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국제사회가 어떤 연대와 협력을 통해 중국의 부당한 역외관할권 행사에 맞설지 주목된다.
Rti 한국어방송 손전홍 기자 sch@rti.org.t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