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병력 재배치가 타이완해협과 한반도 안전에 영향 끼칠까?
-2026.04.04.-주간시사(토)-
전쟁의 시대로 돌입한 것인지 여기저기에서 작전의 명의로 전쟁이 터진 상황이다. 세상이 이렇게 어지러워질 줄은 상상했다기 보다도 그저 제발 이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평화로이 서로 잘 지낼 수 있으면 좋겠지만 각자의 이익에 입각하다 보니 혐오와 분쟁이 일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2월 28일 이란에 대한 공습을 개시하며 ‘에픽 퓨리 작전’을 시작했고, 첫날에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정밀 타격으로 제거해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에 앞서 미군은 베네수엘라를 기습해 마두로 대통령을 미국으로 압송한 바 있어, 적대국에 대한 ‘참수 작전’ 능력을 과시했던 1일차 작전이라고 본다.
2월말, 3월초에는 미국 대통령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당시 그는 3월 말 내지 4월 초 사이 중국을 국빈방문하여 중국 지도자 시진핑과 회담할 예정이었다. 2017년11월 트럼프 집권 1기 때 베이징 방문에서 이른바 ‘황제의 대접’을 받았다고 평가했는데, 이번엔 트럼프가 이란과의 전쟁에서 강경한 미국 군사 행동을 통해 시진핑에게 압박을 가하면서, 미중 정상회담 자체를 트럼프에게는 매우 유리한 협상 위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트럼프는 심지어 이제 ‘대 이란 전쟁’이라는 말보도 ‘작전’이라는 단어를 강조하고 있다. 마치 4년 전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대 우크라이나 침공을 ‘작전’으로 정의한 것과 흡사한 느낌이다. 여하튼 필자의 시각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또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또는 미국-이스라엘-이란 모두 전쟁으로 보인다. 세상에 전쟁을 통해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들이 있을까싶을 정도로 전쟁을 일으키는 정권들이 있다는 게 매우 가슴 아픈 사실이자 무력감을 준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한 달 넘게 진행하고 있다. 이 기간 종전 협상을 여러 차례 언급한 것마저도 믿을 수 없는 정치적 수사로 들리게 되었다. 이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필자의 짧은 견해로는 제대로 오늘날의 시국을 해설할 수가 없다. 다만 한 가지 눈에 보이는 건 미국이 이스라엘을 도와 참전한 이란 전쟁이 48시간도, 72시간도, 2주도 아닌 장기화될 경우, 동아시아의 타이완 ㆍ한국ㆍ일본ㆍ필리핀 등의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미군의 인도ㆍ태평양 지역 배치와 중국에 대한 억지력에 분명히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것이다.
각종 언론을 통해 본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은 처음 이란 신정 지도부에 참수작전을 펼치면 곧바로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 정권이 붕괴되고 친미 정권이 들어선다는 레짐 체인지를 상상했다고 본다. 하지만 이란의 신정 최고위 실권자나 기타 수뇌부 지도층들이 하나 둘씩 참수작전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음에도 이란의 신정 체제는 붕괴되지 않았고, 처음에 이란은 한 대 맞으면 같은 방식으로 되갚는 방어형 전투를 전개한 것으로 보였지만 이제는 공격형으로 바뀌었고 전투 능력을 충분히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이란은 계속해서 미사일로 이스라엘과 페르시아만 지역의 미국 동맹국들을 공격해 큰 피해를 주고 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며 글로벌 석유 무역의 핵심 항로를 봉쇄해 국제 유가 급등과 각국 경제에 큰 압박을 초래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실질적으로 봉쇄된 점에는 이번 대 이란 전쟁이 그 구실을 제공해준 결과인 것도 간과할 수 없다.
하루 이틀이면 미군 전력으로 이란을 빠르고 시원스럽게 끝내줄 것이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이 전쟁이 끝나지 않자 트럼프는 직접 미중 정상회담 연기를 요청하며 이란 전쟁 때문에 미국에 머물러야 한다고 밝혔다. 그래서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의 방중 일정은 원래 3월말에서 5월 중순으로 연기되었다.
전쟁이 한 달째 이어지자 미군은 중동으로 병력을 증파했다. 군함 증파뿐 아니라 미 육군 제82공수사단 수천 명이 중동으로 파견됐으며, 이란에 대한 지상 공격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미국 언론들은 미군 증원 병력 중 일부가 인도ㆍ태평양 지역에서 이동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에 주둔하던 ‘트리폴리함’(USS Tripoli) 강습상륙함과 해병대가 중동으로 이동했다고 전했으며, ‘뉴욕타임스’는 미군이 인도ㆍ태평양 전구에서 2,500명의 해병대를 중동으로 보냈다고 보도했다.
또한 한국에 배치되어 있었던 ‘패트리어트’ 방공 미사일 시스템과 ‘사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일부도 중동으로 이동해 이란 전쟁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이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미군 자원이 중동에 묶여 인도ㆍ태평양 배치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건 당여하다고 여겨진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이란 전쟁이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전략을 다시 좌절시킬 수 있으며, 장기화될 경우 미국의 위신과 대중 경쟁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는 달리 중화민국 국방부 산하 싱크탱크 국방안전연구원 종즈둥 연구원은 미군이 인도ㆍ태평양 병력을 중동으로 이동시킨 것은 오히려 해당 지역에 대한 전략적 억지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의 말을 재해석하자면, 미국은 향후 수개월 내지 앞으로 1년 사이 타이완해협이나 한반도 등지에서 중대한 돌발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고, 중국이나 북한이 섣불리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미군 병력을 이동시켰을 것이라는 것이다. 즉 단기적으로 타이완해협을 포함한 인도ㆍ태평양 지역 정세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립정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센터의 류푸궈 연구원은 중국이 전략적 인내를 유지하며 혼란한 중동정세 속에서도 기존 방침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았다. 중국이 필요 시 이란을 지원할 수는 있지만, 인도ㆍ태평양 및 타이완해협에서는 안정 유지가 공통된 목표라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중동 최대 동맹국인 이란과 전쟁을 벌인 것은 단순히 중동 정세를 넘어서 미중 간 전략 경쟁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는 보고서에서 미-이란 전쟁의 본질을 미중 경쟁의 일환으로 분석했다.
현재 전개 상황만 보면 미군은 장기전에 빠질 가능성이 있으며, 초기 고위층 제거 외에는 트럼프가 내세운 목표가 아직 달성되지 않았다. 이는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에게 불리한 상황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정치적 발언의 변동성을 활용해 이란 전쟁에서 일정한 성과를 주장하며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 보았다.
트럼프는 미중정상회담을 5월 중순으로 미룬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의 대 이란 전쟁이 한창인 것 외에도 중요한 건 미국은 법제국가이다. 법적 제약으로 인해 아무리 트럼프라고 해도 미국 대통령은 선전 권한이 있지만, 의회의 승인 없이는 군사 작전을 60일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것도 4월말까지 이란 전장에서 단계적 성과를 확보하려는 계산으로 풀이할 수 있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이 아직까지 끝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중순의 미중정상회담을 앞두고 있고, 올해 미국 중간선거도 있어서 예전의 베트남이나 아프간에서와 같은 장기전을 피할 것이라 믿는다. 또한 미군의 일부 병력과 군사력을 중동으로 배치시킨 것은 지금 한반도와 타이완해협에서는 충돌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미국의 자신감을 믿고 싶다. 하루속히 평화가 찾아오기를 간절히 고대한다. -白兆美 원고/보도: 백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