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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를 위해 신의 아바타가 된 남자, 臺 드라마 《접신: 신이 내린 자》

타이완 드라마 《접신: 신이 내린 자(乩身, Agent from Above)》 공식 포스터 - 사진: 넷플릭스
타이완 드라마 《접신: 신이 내린 자(乩身, Agent from Above)》 공식 포스터 - 사진: 넷플릭스

여러분, 만약 소중한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몸을 신에게 통째로 빌려줘야 한다면 어떨까요? 여기, 지옥에서 고통받는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 신의 ‘인간계 아바타’가 된 한 남자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넷플릭스 글로벌 차트를 휩쓸고 있는 화제작, 《접신: 신이 내린 자(乩身, Agent from Above)》입니다.  

지난 4월 2일 공개되자마자 타이완과 홍콩 1위를 차지하고, 단숨에 글로벌 비영어권 차트 6위에 진입하며 타이완 드라마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이 작품! 타이완의 인기 작가 ‘싱즈(星子)’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데요. 이미 만화로도 큰 사랑을 받았고, 최근엔 스팀(Steam) 게임 출시 소식까지 들려오며 바야흐로 거대한 ‘접신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작품은 탄생하기까지 무려 7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집념의 산물'입니다. 제작비 1억 8,000만 뉴타이완달러(한화 약 84억 원, 2026.04.16.기준)라는 역대급 자본은 물론, 촬영 중 사고와 코로나 등 수많은 고난을 이겨내고 마침내 우리 곁에 찾아왔습니다. 오늘 <연예계 소식>에서는 ‘T-판타지’의 정수, 《접신》의 세계관과 타이완 무속 문화를 깊숙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드라마의 배경은 평범한 현대 도시 같지만, 그 이면에는 구층지옥에서 올라온 사악한 세력들이 호시탐탐 인간 세상을 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최전방에서 이들을 막아내는 주인공 ‘한제’가 있습니다. 달동네에서 스파링이나 당구를 치며 거친 인생을 살고 있는 그는 사실 신과 비밀스러운 거래를 한 상태입니다.  

자신의 몸을 ‘삼태자(三太子)’ 신에게 빌려주고, 인간 세상에서 신의 눈과 귀, 그리고 날카로운 검이 되어 싸우는 것이죠. 그 대가는 무엇일까요? 바로 지옥에서 견디기 힘든 벌을 받고 있는 그의 가족들을 구하는 것입니다.  

한제는 어린 시절 저지른 큰 잘못으로 인해 부모님을 잃는 비극을 겪었습니다. 삼태자는 한제의 부모님이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책임을 물어, 그 죄를 다 씻을 때까지 지옥에서 혹독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죠. 가족들의 죄를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그들을 지옥에서 꺼내오기 위해, 스스로 고통스러운 ‘접신’의 길을 택한 한제. 이 역할을 맡은 배우가 바로 한국에서는 청춘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풋풋한 남학생 ‘커징텅’으로 아주 잘 알려져 있는 커전둥(柯震東)입니다. 미소년이었던 그가 냉철하고 거친 매력을 뿜어내는 모습은 영화 《콘스탄틴》의 팬들이라면 단숨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겁니다.  

드라마 《접신: 신이 내린 자》에서 속죄를 위해 삼태자(王柏傑•왕보제 분, 우)의 아바타가 된 주인공 한제(柯震東•커전둥 분, 우) - 사진: 넷플릭스

그렇다면 한제를 부리는 신, 삼태자는 어떤 분일까요? 한국 분들에게는 아마 ‘나타’로 더 익숙하시죠. 본래 소설 《봉신연의》 속 이정 장군의 셋째 아들로,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타이완에서는 ‘중단원수(中壇元帥)’라고도 불리며, 다섯 방위의 군대를 이끄는 총사령관 역할을 합니다. 특히 발밑에 ‘풍화륜’이라는 바퀴를 타고 빠르게 이동하기 때문에, 현대에는 운전수나 운송업 종사자들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도 추앙받습니다.  

또한 삼태자는 어린아이의 형상을 한 ‘아이 신(囝仔神)’이기 때문에 예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고 액운을 막아주는 수호신으로 큰 사랑을 받아왔어요.  

그런데 이 전통적인 신이 최근에는 정말 ‘힙’하게 변신했습니다. 바로 현대적인 비트와 테크노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는 ‘전음삼태자(電音三太子)’ 문화로 발전한 건데요. 덕분에 이제는 젊은 세대에게도 아주 친근하고 트렌디한 신으로 통하죠.  

이런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서인지, 드라마 속 삼태자의 모습도 정말 파격적입니다. 화려한 셔츠 위에 퍼 코트를 걸치고, 선글라스를 낀 채 막대사탕을 물고 등장하는데요. 그 독특하고 세련된 아우라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이 힙한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 볼까요? 드라마의 박진감 넘치는 세계관을 음악으로도 느껴보시죠. 타이완의 전통적인 종교 음악 요소와 현대적인 사운드를 결합해 독보적인 스타일을 선보이는 그룹, 전위에탕(震樂堂)의 〈중신출순(眾神出巡)〉, 함께 듣고 오겠습니다.  

이 웅장한 음악과 함께 주인공 한제가 악귀를 물리칠 때 사용하는 무기를 보면 무릎을 탁 치게 됩니다. 이게 정말 재미있거든요. 바로 ‘앙아퍄오(尪仔標)’라고 불리는 타이완의 전통적인 동그란 종이 딱지입니다.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타이완 아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죠. 그 위에는 당시 유행하던 만화 캐릭터나 인기 배우들의 사진이 화려하게 인쇄되어 있어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자산이었습니다.  

이 작은 종이 딱지를 가지고 노는 방법은 정말 정겨웠습니다.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서로의 딱지를 한 장씩 내놓고 누가 더 높은 숫자를 가졌는지 겨루기도 하고, 바닥에 딱지를 쌓아두고 손바닥으로 힘껏 바람을 일으켜 상대방의 딱지를 뒤집으려 애쓰기도 했죠. 때로는 손가락 끝에 온 힘을 모아 딱지를 튕겨서 상대방의 딱지 위를 정확히 덮치며 짜릿한 승리를 맛보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종이 조각 같지만, 당시 타이완 아이들에게는 골목 대장을 가리는 최고의 자존심 대결이었답니다. 드라마는 바로 이 추억의 아이템을 풍화륜 같은 전설 속 법기를 소환하는 강력한 무기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익숙한 장난감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려한 도술, 원작자 '싱즈'의 기발한 상상력이 정말 돋보이는 대목이죠.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무기는 뭐니 뭐니 해도 눈을 뗄 수 없는 독보적인 영상미입니다. 많은 팬분이 이 작품을 두고 ‘타이완식 사이버펑크(Taiwanese Cyberpunk)’라는 근사한 이름을 붙여주셨는데요.  

보통 사이버펑크라고 하면 차갑고 고도로 발달한 미래 도시를 떠올리기 쉽지만, 《접신》은 결이 조금 다릅니다. 타이완 거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화려한 네온사인 간판, 강렬한 붉은빛의 전통 궁묘, 그리고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낡은 아파트 단지의 음울한 분위기를 최첨단 영상 기술과 절묘하게 결합했거든요. 덕분에 익숙하면서도 어딘가 기괴하고, 오직 타이완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독창적인 미학이 탄생했습니다.  

놀라운 점은 이 드라마 한 시즌(8회)에 투입된 특수효과 컷이 무려 3,200개가 넘는다는 사실입니다! 보통 타이완 상업 영화 한 편에 600~800컷 정도가 들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거의 영화 8편 분량의 공을 들인 셈이죠.  

하지만 《접신》이 단순히 화려한 액션물에만 머물렀다면 이토록 큰 사랑을 받지는 못했을 겁니다. 우리에게 주는 진짜 울림은 바로 ‘속죄’와 ‘선택’이라는 묵직한 주제 의식에 있습니다. “선과 악은 한 끗 차이다”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지죠. 주인공 한제는 앙아퍄오로 법기를 소환할 때마다 육체적 고통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합니다. 그럼에도 그는 지옥에 있는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던지는 희생을 선택한 겁니다. 이러한 설정은 작품을 단순한 퇴마 이야기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인간의 본성과 구원, 그리고 삶의 선택에 대한 깊은 성찰로 확장시키며 드라마의 품격을 한층 끌어올립니다.  

타이완의 전통문화를 전 세계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세련된 판타지로 승화시킨 《접신: 신이 내린 자》. 화려한 그래픽 속에 숨겨진 타이완 민속 신앙의 매력, 그리고 진정한 구원의 의미를 되새기며 이번 주말 정주행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오늘 제가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연예계소식> 진행에 진옥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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