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소용돌이 속, 타이완 반도체와 AI 산업의 향방
-2026.04.18.-주간시사-
지난 월요일(4/13) 타이완 현대 경제발전의 핵심인물이자 과학기술산업, 반도체 대부로 불리는 리궈딩(李國鼎생몰 1910-2001년)과학기술발전재단(이하 약칭 ‘재단’)과 타이완위산(玉山)과학기술협회(이하 약칭 ‘협회’)가 공동 주최한 ‘2026 궈딩(國鼎) AI 반도체 혁신 포럼’에 다녀왔다. 이날 전기공학 전문가이며 과학기술부 장관, 교육부 장관 등 정부 요직을 역임했던 현 국립타이완대학교 전기공학과 명예교수 천량지(陳良基, 이하 약칭 천량지 교수), 타이완의 저명 컴퓨터공학 전문가로 타이완 최고 학술기관 중앙연구원 정보과학연구소 부소장, 국립타이완대학교 교수, 구글(Google) 타이완 사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는 타이완의 인공지능(AI) 및 구독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 iKala와 Appier의 이사로 있는 졘리펑(簡立峰, 이하 약칭 졘리펑 이사), 그리고 반도체산업과 부동산산업 분석가로 유명한 경제 싱크탱크 타이완경제연구원의 류페이전(劉佩真, 이하 약칭 류페이전 연구원) 연구원의 강연이 진행되었고, 재단 부이사장 황치위안(黃齊元)의 사회로 4인의 종합 토론이 이어졌다.
지정학적 소용돌이 속에서 타이완 반도체와 인공지능 산업의 향방을 진단하는 포럼을 시작하기에 앞서 재단 이사장 왕보위안(王伯元)은 타이완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2개의 축은 바로 인공지능과 반도체라며, 여기에는 특히 인재의 질과 양이 핵심 과제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가 각자의 시각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함께 대화를 통해 다양한 범위에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단 이사장 왕보위안은 최신 ‘이코노미스트’ 보도를 인용해 현재 AI 기술이 미중 독점 구도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의 연구개발 인력 수가 미국 및 동맹국 전체를 능가한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타이완이 AI 지도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 것인지가 산업계의 핵심 논의 과제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정부가 TSMC의 미국 생산 능력 확대를 요구하는 문제와 중국 반도체 세력의 부상 등 현재의 잠재적 위험을 지적했다. 왕보위안은 반도체 환경이 점점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타이완은 글로벌 경쟁 체제의 변화를 정확히 관찰해 핵심적 국제 지위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보위안 이사장은 타이완 반도체산업 발전의 두 가지 핵심 요소로 전력과 인재를 꼽으며, 특히 ‘인재 부족’이 전력 문제보다 더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지정학적 환경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AI 기술이 급속히 부상하며 중요한 전환점에 도달한 가운데, 세계 경쟁의 핵심은 단순한 연산 능력 경쟁에서 벗어나 ‘지능형 응용’과 ‘전략적 배치’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 병목이라는 압박 속에서 타이완 기업들은 전례 없는 생존 경쟁에 직면해 있다.
AI 기술의 빠른 발전과 함께 반도체는 AI를 지탱하는 핵심 기반으로 자리 잡았으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 경쟁 심화 속에서 타이완 산업은 범분야 간 협력과 혁신적 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포럼은 ‘지정학적 소용돌이 속, 타이완 반도체와 AI 산업의 향방’이라는 주제로 산업·정부·학계 전문가들이 모여 글로벌 기술 경쟁 속 타이완의 전략적 위치와 발전 기회를 심층 분석했다. 과학기술 분야의 깊은 지식이 없는 필자의 입장에서 연사들의 발표를 들으며 그들의 발표 논문의 시각은 다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은 ‘인재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하였다는 걸 파악할 수 있었다.
전 과기부 장관, 천량지 교수는 ‘급속한 AI 확장 속 타이완 산업의 미래 전략’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AI 혁명이 연산력 경쟁에서 응용 서비스 폭발로 전환되는 과정을 분석하며, AI가 향후 수십 년간 산업 가치사슬을 주도할 것이며 타이완은 산업 집적도와 유연성을 활용해 빠르게 구조 전환과 고도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구글 타이완 사장 졘리펑 이사는 ‘AI 시대의 실리콘 실드 2.0’을 주제로 진행한 강연에서 AI 시대가 연산력 경쟁에서 에이전트 기반 응용(Agentic AI)으로 전환되는 흐름을 분석하고, 저출산 충격 속에서 타이완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자신의 전략적 가치를 어떻게 재정의해야 하는지 설명했다.
또한 주권 AI와 관련해 그는 냉혹한 현실을 지적했다. 전 세계 수천 개 언어가 AI에 의해 영어 논리 기반으로 ‘토큰화’되어 통합되고 있다는 것이다. 번체 중국어로 의사소통은 가능하지만, 그 사고 구조의 70%는 영어 데이터에 의해 형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타이완의 데이터, 의사결정, 심지어 법규까지 미국이나 중국의 클라우드 모델에 완전히 의존할 경우 국가 안보와 문화 주권이 심각한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본을 본받아 AI 기업에 대한 ‘평가 체계’를 구축해야지, 단순한 무조건적 시장 개방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新)실리콘 실드’ 전략을 통해 글로벌 상호 의존성을 강화하고, 공급망의 깊이와 폭을 확대하며 인재 확보를 통해 AI 시대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며, 타이완이 보유한 반도체 공급망이 전 세계 AI 기업의 생명줄이라며, 이를 협상 카드로 삼아 국제 AI 기업들이 번체 중국어 콘텐츠와 타이완 주권 AI를 중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년에 한 번 올 AI 물결에 직면한 타이완은 전통적 사고에서 벗어나 ‘글로벌 본부’ 개념으로 다음 30년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이완경제연구원 류페이전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 집중 분석: 트럼프 2.0과 AI 시대의 이중 경쟁’ 발표에서, 국제 정치 변수와 기술 경쟁이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중장기적으로 타이완이 직면할 도전과 리스크를 지적했다.
재단 부이사장 황치위안의 사회로 진행된 종합 토론은 지정학, 소버린AI(AI주권), 연산 인프라, 인재 경쟁 등 핵심 이슈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참석자들은 타이완이 기존 제조 중심 경쟁력을 넘어 시스템 통합 및 전략 주도형 산업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AI 기술의 급속한 확산과 글로벌 정치·경제 질서 재편 속에서, 타이완이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AI 응용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포럼은 산업 간 교류를 넘어 범분야 협력을 촉진하고, 타이완이 글로벌 기술 공급망에서 핵심적 위치를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통합 역량을 바탕으로, 타이완이 글로벌 AI 산업에서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白兆美 취재/사진: 백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