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이 중동전쟁과 남북한 힘의 균형 변화
2026.05.04.-타이완 ㆍ한반도 ㆍ양안관계 ㆍ시사평론-
작년(2025)에 전 세계가 미국발 상호관세에 신경이 집중되었다고 한다면 올해(2026) 2월28일 이후 미국 ㆍ이스라엘 – 이란 간의 전쟁과 이에 얽힌 세계 에너지와 경제 위기에 이목이 쏠리고 있으리라고 본다.
미-이-이 전쟁은 ‘에픽 퓨리 작전(Operation Epic Fury)’을 개시하며 첫날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정밀 타격으로 사살해 신정 체제는 곧 붕괴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몇 시간 내지 며일 안에 ‘작전’이 끝날 것이라는 미국 대통령의 의도와는 달리 중동에서 벌어진 국지전은 벌써 2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다.
이 기간 타이완의 경우 ‘혹여 중국이 이 틈을 타서 도발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게 되었고, 한국의 경우 사드의 차출이 ‘혹여 북한이 이 기회에 도발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북한은 이 기간 동안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가속화하며 핵무기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경제와 외교 모두 중동 전쟁의 심각한 충격을 받고 있다. 중동 충돌은 결과가 아직 불확실하지만, 한반도 정세 발전에도 분명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에픽 퓨리 작전 개시 후의 3, 4월 두 달 동안 북한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집중적으로 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해 왔다. 이 기간 동안 이미 5차례 시험 발사를 실시했으며, 그중 4차례가 4월에 이루어져 2024년 1월 이후 월간 최대 기록을 세웠다. 특히 4월 6일, 7일, 8일 3일 연속 발사를 진행했고, 8일에는 하루에 두 차례 발사를 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보도에서 4월 초순의 3일간 집속탄 탄두를 탑재한 미사일도 포함한 다양한 무기 체계를 시험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라파엘 그로시는 4월15일 서울에서 북한의 핵무기 생산 능력이 매우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학자들은 북한이 중동 전쟁을 활용해 무기 개발을 가속화하고, 미국이 중동 전쟁에 몰두한 틈을 타 핵보유국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서 최근 북한 정계 상황을 살펴보면, 북한은 올해 3월 제15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치렀다. 7년 만에 거행된 것으로 총 687명의 대의원을 선출하였고 3월 하순에는 첫 번째 회의를 소집하기도 하였다. 일당독제 체제의 북한이 대의원들을 선출한 후 1차 회의에서 국무위원장 선거, 사회주의 헌법 수정 보충, 노동당 9차 대회가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작년(2025) 국가예산 집행의 결산 및 올해(2026) 국가예산 등에 관한 의제를 토론한 후 김정은의 시정연설이 있었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자력갱생 노선의 정착’ 그리고 '핵보유국 지위의 확보’를 성과로 제시하였는데 특히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에서의 우선적인 보장을 통한 방위력 강화를 주장하는 등의 중점 의제가 있었다.
우리가 보통 중국 ㆍ러시아 ㆍ북한 ㆍ이란을 묶어서 말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북러 관계가 군사적 협력을 통해 더욱이 긴밀해진 가운데 미국 동부시간 지난 4월30일 뉴욕 소재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에서 진행된 한반도 정세 관련 회의가 있었다. 당시 주유엔 러시아 대사 바실리 네벤자는 ‘북한은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자 파트너’라며 북러 간의 군사 및 기타 분야의 협력은 국제사회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렇게 보면 오늘의 북한과 러시아 관계는 더 좋아지는 추세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그럼 타이완의 정치외교 및 국방안보 관련 학자들은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중화민국 국방부 산하 싱크탱크 국방안전연구원 보조연구원 린즈하오는 북한이 올해 제9차 당대회와 제15기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한 만큼, 중동전쟁이라는 사태가 없었더라도 미사일 시험 발사 등 군사력 과시를 통해 김정은의 지난 5년 국방 정책 성과를 선전하고 향후 5년 발전 방향을 제시하려 했으며, (음원: 린즈하오 연구원, 원음)이번 일련의 미사일 시험 발사는 국제 정세와 직접적인 필연 관계는 없지만, 이란 전쟁이 이러한 선전 강도를 강화시킨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럴 때일수록 강도 높은 군사 시위와 자극적인 선언을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마침 최근 국제 사건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지속 보유하고 더 강력한 대응 능력을 갖출 것이라는 점을 보다 명확히 선전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고 풀이된다.
핵무기 보유는 북한이 미·중·러 강대국 간 경쟁 속에서 더 큰 전략적 공간과 유리한 협상 위치를 확보하게 해준다.
국립정치대학교 외교학과 특임교수 류더하이는 김정은이 과거부터 핵무기 개발을 고수해왔으며, 미국의 이란 공격은 오히려 북한 내부 선전에서 김정은을 현명한 지도자로 부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중동 충돌 장기화 속에서 한국에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과 사드 시스템을 중동으로 이전해 이란의 미사일 공격 방어를 지원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래서 이란 전쟁이 북한의 군사력 과시 및 한반도 ㆍ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군의 억지력을 약화시키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석유 운송이 중단되면서 한국 경제에 큰 충격을 입히고 있다. 트럼프는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이 이란 대응에 충분히 협력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했고, 이 밖에 최근 한국 통일부 장관 정동영이 미국 정보기관의 기밀을 공개한 데 대해 미국이 항의하며 북한 관련 위성 정보 공유를 현재 일부 제한했다는 한국 언론 보도를 접했다. 이는 또 한미 동맹에 균열을 의미하지 않을까?
류더하이 교수는 이 사태의 핵심 변수는 중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중국·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추구하고 미국과 중국 간 대립 구도에 한국이 묶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는데, 이러한 현재 한미 간의 엇박자는 결국 중국과의 관계 설정 방식에서의 차이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음원: 류더하이 교수, 원음)미국 입장에서 주한미군은 베이징과 가장 가까운 미군 기지로서 중요한 전략적 가치가 있어 철수할 가능성은 낮다. 다만 부대 구성은 임무에 따라 조정될 수 있으며, 양국은 결국 이에 대한 현실적 해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린즈하오 연구원은 북한 대응 측면에서 한국이 한미 군사 동맹의 의존도를 낮출 수 없으며, 단기적으로 전술적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전략 방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정상회담은 5월 중에 거행될 것이며 트럼프는 시진핑과의 회담 이후 김정은과의 회동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린 연구원은 미·중 회담에서 타이완해협 문제가 반드시 논의될 것이며, 이는 북한에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한국에는 선택 압박을 가중시켜 전략적 유연성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류 교수는 중국 외교부장 왕이가 4월 초 평양을 방문했으나, 한국 정부가 전자 입국 카드 시스템에서 타이완 표기 방식을 수정하자 서울 방문을 취소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었지만 그러한 회동이 이뤄질지 여부는 그때가 되어서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필자가 취재한 학자들의 의견은 미북 정상 회동이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쪽이 더 많았다. 김정은이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서울보다 워싱턴과의 대화를 우선시하는 것은 주지하는 사실이지만 모스크바와의 ‘파트너’ 관계가 지금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다만 남북한 간의 힘의 균형이 차츰 이동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白兆美 원고 ㆍ보도: 백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