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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상이 주목한 그 책! '1938 타이완 여행기' 속 침샘 자극하는 음식들

▲ 타이완인 최초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양솽즈 작가의 타이완 만유록(臺灣漫遊錄•한국어판 제목 1938 타이완 여행기)에 등장하는 마이탕(麻薏湯).[사진= 농업부 페이스북 캡쳐]
▲ 타이완인 최초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양솽즈 작가의 타이완 만유록(臺灣漫遊錄•한국어판 제목 1938 타이완 여행기)에 등장하는 마이탕(麻薏湯).[사진= 농업부 페이스북 캡쳐]

[*아래 글은 실제 당일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꼭 먹어야 할 타이완 전통 음식부터 각 지역 특산물과 현대 감각을 더한 퓨전 음식까지 타이완을 대표하는 음식을 직접 맛보고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Rti한국어방송의 수요일 프로그램 랜선미식회입니다.  안녕하세요 랜선미식회 진행자 손전홍(sch@rti.org.tw)입니다.

양솽즈(双子) 작가의 소설 타이완 만유록(臺灣漫遊錄)’

2026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작으로 선정돼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한국어판 제목은 1938 타이완 여행기이고요.

지난해 번역 출간됐습니다.

양솽즈 작가의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은

타이완 문학사와 중국어권 번역문학사에서

모두 의미 있는 기록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타이완 작가가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받는 것은 처음이고,

영어로 번역된 중국어로 쓰인 작품이

이 상을 받은 것도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번역가 진링이 영어로 번역한 양솽즈 작가의 1938 타이완 여행기. [사진출처= 부커상 재단 홈페이지]

1938 타이완 여행기는 타이완이 일본의 식민 통치를 받던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작품은 젊은 일본인 여성 소설가 아오야마 치즈코(青山千鶴子)

타이완 현지의 문화와 삶을 체험하고,

특히 타이완의 다양한 미식을 맛보겠다는 포부를 안고

타이완 섬에 도착해

여행하면서 시작됩니다.

소설을 읽을 때 우리는 등장인물의 대사나

감정 혹은 흘러가는 서사에 집중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부커상도 주목한 양솽즈 작가의 1938 타이완 여행기

소설 속에는 더위를 잊게 해주는 여름철 보양식,

마이탕(麻薏湯) 같은 든든한 한 그릇부터

보기만 해도 당충전 쫘~악 올라오는 타이완 전통 디저트까지

다양한 먹거리가 등장합니다.

소설 속 음식에 집중하다 보면

시각으로만 즐기던 소설이 미각을 자극하죠.

해바라기씨, 수박씨, 호박씨 등 식물의 씨앗을 말린 뒤 볶아

차를 마시거나 이야기를 나눌 때 즐겨먹는

타이완의 대표적인 간식이죠?

과즈(瓜子)’, ‘마이탕’, ‘카레(咖哩)’, ‘동과차(冬瓜茶)’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음식과 음료 이름이 각 챕터의 제목을 장식하는데
이는 작품 속에서 등장인물의 취향이나

출신 배경을 암시하는 장치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우선은 읽는 독자들의 식욕을

마구 자극하는 요소로서 다가옵니다.

오죽하면 양솽즈 작가의 1938 타이완 여행기를 읽다 말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음식을 사러 뛰쳐나간

독자가 한 둘이 아니라는 말이 나왔을까요?

오늘 랜선미식회에선 소설 곳곳에서 감칠맛을 더해주는

음식과 디저트, 음료에 초점을 맞춰

양솽즈 작가의 1938 타이완 여행기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맛있는 상상을 더할 수 있는 장면들과 함께요.

부커상, 다소 생소하죠.

영어로 번역돼 영국 또는 아일랜드에서

출간된 장편소설과 단편집을 대상으로 하는 문학상인

인터내셔널 부커상은

작가뿐 아니라 번역가의 역할을 함께 조명한다는 점에서

세계 번역문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가운데 하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양솽즈 작가의 소설을 번역가 진링(金翎)

영어로 번역한 1938 타이완 여행기는

중국어 원작 소설로는 최초로 이 상을 받은 문학작품입니다.

현지시간 5 19() 부커상 재단은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양솽즈 작가와 번역가 진링을

올해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자로 발표했습니다.

현대 독일 문학의 '젊은 거장' 다니엘 켈만의 <감독>(The Director)

내로라하는 다른 최종후보를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이번 수상으로 두 사람은 상금 5만 파운드,

한국 돈 약 1억 원을 절반씩 나눠 받습니다.

▲ 2026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양솽즈 작가(사진 왼쪽)와 번역가 진링. [사진출처= 부커상 재단 홈페이지]

올해 심사위원장을 맡은

작가 나타샤 브라운(Natasha Brown)

1938 타이완 여행기에 대해  

이 소설은 독자를 놀라게 하며,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른 작품이라면서

낭만적인 면에서도 성공적이며,

동시에 날카로운 탈식민주의 소설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극찬도 남겼어요.

나는 이 작품이 가진 메타픽션 소설로서의 포장법이 정말 좋았다.

그 안에 담긴 모든 흥미진진한 레이어들과 번역의 묘미까지도 말이다.

올해 최종 후보작들은 저마다의 복잡성을 지니고 있었지만,

1938 타이완 여행기는 로맨스라는 달콤한 이야기 속에

아주 흥미진진한 수수께끼를 성공적으로 감싸 안은 작품이다.”

인터내셔널 부커상 심사위원장 나타샤 브라운의 말, 현장의 소리로 직접 들어보시죠!

노벨문학상과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 문학상으로 꼽히는

부커상을 받은 양솽즈 작가의

1938 타이완 여행기는

2020 출간 당시부터

국내외 평단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왔는데

2021년에는 타이완 최고 권위 문학상 하나인

금정상 문학도서상(金鼎 文學圖書),

번역가 진링의 영어 번역본은 2024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을 수상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번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으로 작품은

다시 한번 세계 문학계의 중심에 섰습니다.

올해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에는

세계의 쟁쟁한 작품 6편이 경합을 벌였습니다.

▲ 2026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작. [사진출처= 부커상 재단 홈페이지]

 ▲작가 다니엘 켈만과 번역가 로스 벤자민의감독’,

▲작가 마리 은디아이와 번역가 조던 스텀프의 마녀(The Witch)

▲작가 아나 파울라 마이아와

번역가 파드마 비스와나탄의 땅 위에서도 아래에서처럼 (On Earth As It Is Beneath)

▲작가 쉬다 바즈야르와 번역가 루스 마틴의

테헤란의 밤은 고요하다(The Nights Are Quiet in Tehran)

▲작가 레네 카라바시와 번역가 이지도라 엔젤의

남겨진 그녀(She Who Remains)가 함께 후보에 올랐습니다.

수상자로 지명된 ,

세계 문학계의 시선이 집중된 무대에 오른 양솽즈 작가는

떨리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이런 수상 소감을 남겼습니다.

타이완 문학사를 돌아보면,

지난 100 동안 우리는타이완인은 어떤 미래를 원하는가?’ 혹은

타이완인은 어떤 국가를 원하는가?’ 같은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왔다.

이제 나의 작품 1938 타이완 여행기도

문제를 묻는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타이완 사람들은 식민 정권을 겪었고,

지금도 침략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처럼 힘의 차이가 압도적인 강대국들 앞에서,

과연 문학에는 힘이 있을까?

하지만 나는 언제나 문학에 힘이 있다고 믿어 왔다.”라고 강조해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타이완 문학이 걸어온 지난 100년의 탐구는,

사실 타이완인들이 100년 동안 끊임없이 갈망해 온

자유와 평등에 대한 추구그 자체였다.

타이완인으로 태어난 것은 나의 행운이며,

타이완 작가라는 신분으로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은

나의 자랑이다. 감사하다.”

양솽즈 작가의 수상 소감, 직접 들어보시죠.

1938 타이완 여행기의 배경은

1930년대, 일제강점기 시절의 타이완입니다.

일본 여성 소설가 치즈코가

현지 안내자이자 통역을 맡은

타이완 여성 번역가 왕치엔허(王千鶴)와 함께

타이완 곳곳을 여행하며

특히 다채로운 타이완 미식 문화를 체험하는 여정을

유쾌하게 담아냈습니다.

▲번역가 진링이 영어로 번역한 양솽즈 작가의 1938 타이완 여행기. [사진출처= 부커상 재단 홈페이지]

1938 타이완 여행기는 12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챕터의 제목은 두 사람이 맛본

타이완 미식 이름으로 구성되어 있고요.

서민들이 즐겨먹는 길거리 음식부터 화려한 연회 요리

그리고 달콤한 디저트까지 장르가 폭넓고

매력적인 미식이 총망라되어있습니다.

양솽즈 작가는 이 음식들의 배치를 통해 이야기의기승전결을 짜 맞추고,

캐릭터 간의 관계 변화와 감정의 흐름을 암시하는

정교한 장치로 활용했다고 설명합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음식은 모두 12가지입니다.

소설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1938 타이완 여행기를 아직 안 읽으신 분들은

맛있게 주의해 주세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첫 번째 음식은 두 사람의 운명적인 첫 만남을 장식한

1과즈(瓜子)’입니다.

과즈는 타이완인들이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때  즐겨 먹는 간식인데요.

타이중에 첫발을 내디딘 치즈코는 시장에서 한 상인에게

"여행길에 심심할 때 먹으라"며 과즈를 선물 받습니다.

하지만 단단한 껍질에 싸인 이 말린 씨앗, 과즈를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몰라 헤매던 치즈코 앞에 왕치엔허가 나타나죠.

왕치엔허는 앞니로 톡! 하고 껍질을 깨서 안의 알맹이를 먹는 법을 가르쳐주고,

치즈코는 이를재미있는 음식이라며 즐거워하죠.

껍질을 깨야만 진정한 알맹이를 맛볼 수 있는 과즈처럼,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벽이 깨지기 시작하는 첫만남의 순간입니다.

두 사람이 본격적으로 여정을 시작하며 맛본 제 2

미사이무, 미제무(米篩目)’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미타이무(米苔目)'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음식인데요.

쌀을 갈아 만든 반죽을 채반 구멍을 통해 빗방울처럼

끓는 물에 떨어뜨려 만드는 아주 독특한

타이완 대표 서민 음식입니다.

소설 속에서 왕치엔허는 이 음식을 소개하며

"정해진 레시피가 없어서 타이완 각 지역의 특색을 그대로 보여주는 음식"이라고 말합니다.

다진 돼지고기를 간장, 향신료와 함께 달달 볶거나 끓여서 만든

로우사오(肉臊)나 기름에 튀긴 고소한 샬롯,

달걀 후라이를 얹어 든든한 한끼 식사로 먹기도 하고,

여름에는 얼음을 동동 띄워 달콤한 디저트로도 즐기죠.

변화무쌍한 미타이무의 맛처럼,

두 사람의 관계 역시 타이완의 다채로운 풍경 속에서 맛있게 어우러지기 시작합니다.

즐거운 미식 여행 속에서도 식민지라는 차가운 현실의 벽은 존재했습니다.

바로 4생선회(生魚片)’ 챕터인데요.

일본을 대표하는생선회는 소설 속에서

타이완의 서민적인로우사오와 끊임없이 대비됩니다.

당시 식민 지배 국가이던 일본인들의 시선에는 생선회는청결함,

타이완의 로우사오는불결함을 상징하며

피지배 국가 사람들을 차별하는 은밀한 도구로 쓰였던 것이죠.

이 보이지 않는 차별과 오만함을 눈치챈 일본인 작가 치즈코는

타이완인 왕치엔허에게 이렇게 말하며 잔잔한 울림을 줍니다.

러우사오와 생선회는 둘 다 맛있고,

당신의 장삼(長衫)과 나의 기모노는 둘 다 아름답다.

나에게는 세상 만물의본질이 가장 중요하다.”

식민 지배국과 피지배국이라는 위치의 차이를 넘어,

음식의 본질을 통해 서로를 평등하게 바라보고자 하는

치즈코의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는 장면입니다.

5장에 등장하는 음식은

앞서 4장에서 생선회와 대비되며

차별을 보여주는 매개체로 쓰여진 로우사오입니다.

로우사오는 잘게 다진 돼지고기를

, 표고버섯과 볶아 간장에 졸인 타이완의 가장 친근한 서민 음식이죠.

그렇게 달콤해진 마음은 6

동과차(冬瓜茶)’로 이어집니다.

동과는 영어로는 윈터 멜론(Winter Melon),

한국에서는 동아라고도 불리는

박과의 덩굴성 한해살이풀이자 그 과실인데

동과차는 이 동과를 설탕과 오랫동안 졸여 만든

여름철 몸의 열을 내려주는 타이완의 전통 음료입니다.

타이난철도호텔(台南鐵道飯店)에서

유리잔에 얼음이 동동 띄워진 동과차를 대접받은 치즈코는,

이후에도 그 시원하고 달콤한 맛을 내내 그리워하게 되죠.

그리고 7장에 등장하는카레(咖哩)’를 통해

두 사람은 서로의 지적 세계를 공유합니다.

인도에서 영국, 그리고 일본을 거쳐 ' 양식 (洋食)'으로 변모한

이 카레를 통해 왕치엔허는 숨겨둔 해박한 국제 지식을 뽐내는데요.

스페니시 매커럴(Spanish mackerel)로 불리는 타이완 토종 삼치,

투퉈위(魠魚)를 넣어 만든 왕치엔허만의 카레를 맛보며

치즈코는 감동하고,

따뜻한 정을 나누는 8장에선스키야키(壽喜燒)’도 등장합니다.

원래 소고기를 쓰지만, 소를 먹지 않는 타이완의 풍습에 따라

두 사람은 '돼지고기 스키야키'를 먹는데요.

치즈코에게 스키야키는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먹는 요리"였습니다.

무럭무럭 김이 나는 스키야키를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은 마침내 속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행복했던 여정은 9차이웨이탕(菜尾湯)’에서 큰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타이완의 잔치 이른바 반줘() 문화에서

남은 음식을 모아 다시 끓여낸 차이웨이탕은

진한 국물과 푸짐한 건더기를 자랑하는

타이완의 대표적인 소울푸드입니다.

여러 재료를 한데 모아 푹 끓여내어

특유의 깊은 맛과 감칠맛이 일품이죠.

왕치엔허는 차이웨이탕을 끝으로

치즈코에게 돌연 사직을 고합니다.

두 사람이 함께 나눈 마지막 음식이 된 셈이에요.

뒤이어 10장에 등장하는도우면(兜麵)’

아주 기묘한 국수 요리입니다.

소설 속에서 이 국수 요리는 실제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왕치엔허가 "만들어주려 했다"며 말로만 전한 뒤 떠나버려서

치즈코가 먹어 보지 못한 음식이죠.

치즈코는 이 '도우면'이라는 음식 하나로

왕치엔허의 숨겨진 출신과 가문 배경을 추적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혼자 남겨진 치즈코가 마주한 11장에 등장하는

짭조름한 케이크 시엔단가오(鹹蛋糕)’

서양식 케이크 사이에 짭조름한 로우사오를 채워 넣은

당시 가장 혁신적인 디저트였습니다.

타이중 펑위안() 지역의 명물이기도 한

이 케이크를 먹으며,

치즈코는 비로소 지배국 출신으로서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가졌던

'오만과 편견'을 뼈아프게 깨닫게 됩니다.

마침내 모든 오해를 풀고 왕치엔허를

다시 찾아낸 마지막 12장에 등장하는

달콤한 강낭콩 빙수, 미도우빙(蜜豆冰)’!

이 달콤한 빙수를 함께 나누어 먹으며,

치즈코는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자신의 마음을 고백합니다.

1938 타이완 여행기의 전반부, 3장에서

왕치엔허가 치즈코를 위해 정성껏 끓여내며

두 사람의 관계가 한층 더 깊어짐을 상징했던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타이중의 대표적인 소울 푸드, 마이탕(麻薏湯)’입니다.

타이완 농업부에서도 페이스북을 통해

'마의탕'을 특별히 소개해 화제가 되었는데요.

소설 속 대사처럼 마이탕은

여름 한정 별미라 딱 지금이 제철이라고 합니다.

이 독특한 국물의 유래를 살펴보면 타이완의 역사가 그대로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타이완에서는

마대 자루나 마줄의 수요가 많아

'황마(黃麻)'라는 식물을 대량으로 재배했는데요.

섬유를 채취하고 남은 연한 황마 잎을 버리기 아까웠던 농민들이

이를 활용해 음식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

마이탕의 시초라고 농업부는 설명합니다.

황마 잎을 몇 번이고 팍팍 치대고 씻어내 쓴맛을 뺀 뒤,

달콤한 고구마와 멸치를 넣어 걸쭉하게 끓여내면

여름철 더위를 싹 쫓아내는 최고의 보양식, 마이탕이 되었고,

이후 플라스틱 비닐 봉투가 등장하면서 황마 산업은 저물었지만,

여름철 마이탕을 먹는 이 독특한 식문화만큼은

타이중 사람들의 식탁에 고스란히 살아남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1957년 타이중농사시험장(台中農事試驗場)에서

쓴맛은 줄이고 단맛을 높인 이른바 티엔마(甜麻)’라는

신품종을 개량해내면서,

오늘날 타이중에서 맛보는 마이탕은

소설 속 배경이 되는 1930년대의 맛보다

훨씬 달콤해졌다고 하네요.

농업부는 1938 타이완 여행기를 두고

이런 헌사를 남겼습니다.

문화는 땅에 뿌리를 내리고,

농작물이라는 양분은 문학이라는 꽃을 피워낸다.

전 세계 독자들이 타이완에 발을 디디기도 전에

혀끝으로 이 섬의 풍경을 상상할 수 있도록,

오직 타이완만의 미식과 문화를 아름답게 써 내려가 준

양솽즈 작가와 번역가 진링 씨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 작가 양솽즈(사진 왼쪽)와 번역가 진링. [사진출처= 부커상 재단 홈페이지]

소설 속의 음식은 단순히 종이 위에 머물지 않고,

독자를 매료하며 상상력에 따뜻한 불을 지핍니다.

오늘 밤에는 시원하고 달콤한 동과차나

쌉싸름한 마이탕 한 그릇을 상상하며,

전 세계를 사로잡은 이 맛있는 소설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Rti 한국어방송의 수요일 프로그램 랜선미식회,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손전홍이었습니다. 저는 다음주 수요일 이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청취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참고자료

527() 랜선미식회 삽입곡[BGM: 구쥔하오(顧鈞豪)- 타이완의 랩소디(臺灣隨想曲žTaiwanese Rhapsod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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