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양극화에 대응하는 공감대 형성
-2026.06.08.-타이완 ㆍ한반도 ㆍ양안관계 ㆍ시사평론(월)-
20세기 후반, 정치 민주화가 구현된 중화민국이나 대한민국은 정치 뿐 아니라 경제와 사회 문화 등 각 방면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며 세계에서도 흔하지 않은 민주화 모델과 경제 기적 과정을 거쳐 이미 민주주의 정치와 높은 교육ㆍ경제 수준을 소유하고 있다. 이미 보편적으로 윤택한 삶, 자유 의지의 정치 환경을 누리고 있기는 하나, 날로 ‘양극화’하는 사회 갈등을 대면하고 있다는 현상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내부 갈등, 특히 양자택일의 편가르기 양극화 및 세대 간 갈등을 어떻게 슬기롭게 해소할 수 있을지, 그리고 민주화를 이룬 후, 무엇이 민주주의의 핵심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될 시기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고민을 함께 토론하며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타이완민주재단 주최 ‘2026 동아시아 민주주의 포럼’이 지난 주 월요일(6월1일) 타이베이에서 개최되었다. ‘민주주의 핵심의 재정림 – 사회적 양극화에 대응하는 공감대 형성’을 주제로 한 올해 포럼에는 중화민국 입법원장(국회의장)이며 주최측 타이완민주기금회 이사장 한궈위(韓國瑜)의 영상 축사를 시작으로 재단 랴오다치(廖達琪) 집행장과 동아시아 민주주의 포럼 집행위원회 이치하라 마이코(市原麻衣子) 위원장의 개회사에 이어 3개의 세션으로 나누어 심도있는 토론이 진행되었다.
5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포럼에는 타이완민주기금회(TFD, 이하 약칭 ‘재단’)을 비롯하여 동아시아민주포럼(EADF) 집행위원회, 체코 싱크탱크 ‘포럼2000재단’, 미국정부 산하 ‘민주주의재단(NED)’ 한국 ‘5ㆍ18기념재단’, 한국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아시아민주주의네트워크(ADN)’ 등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하였고 주타이완 외교사절과 국내 시민단체 관계자 및 학계 등 국내외 인사들이 회의장을 꽉 메우는 성황을 이뤘다.
재단 이사장 한궈위 입법원장은 영상 축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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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타이완민주기금회 한궈위(韓國瑜) 이사장) (1)…,近年來,社會極化與政治極化現象在各個層面急速加劇,群體之間的分歧與不和睦,使得政策制定的共識變得緩慢而且艱難。除此之外,人工智慧科技的廣範應用,也對社會互信的基石造成前所未有的挑戰。(2)對於臺灣、東亞,乃至全世界的民主政體而言,如何在提升科技發展的同時,回應新興科技技術對民主制度所產生的風險,也是我們今日齊聚討論的重要原因。 “(1)…, 최근 몇 년간 사회적ㆍ정치적 양극화가 여러 분야에서 급속히 심화되고 있으며, 집단 간 분열과 갈등으로 인해 정책 수립 과정에서의 공감대 형성이 더욱 더디고 어려워지고 있으며, 또한 인공지능(AI) 기술의 광범위한 활용이 사회적 신뢰의 기반에 전례 없는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타이완과 동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이 기술 발전을 촉진하는 동시에 새로운 기술이 민주주의 제도에 초래하는 위험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올해 포럼의 핵심 의제”라며 토론의 중점을 제시하였다. |
재단 이사장은 양극화의 근본 원인을 함께 규명하고, 현재 직면한 주요 문제와 도전 과제를 논의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인 방안을 모색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축사에서 인공지능 기술 발전이 민주주의 제도에 위협을 초래한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필자는 우리가 최근 수 년 자주 거론하는 ‘가짜 정보’ 확산 대응을 주문한 것이라 생각된다.
마침 재단 집행장 랴오다치(廖達琪)는 인공지능이 민주사회에 가져오는 경제적 기회와 거버넌스상의 도전이 향후 10년간 반드시 고민해야 할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고 밝혔다.
동아시아민주주의포럼 집행위원장 이치하라 마이코(市原麻衣子)는 사회 양극화에 대해 기존의 세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각국에서 대두되는 포퓰리즘이 사회의 안정성을 훼손하고 있는데, 그래서 올해 포럼에서 포커서를 맞춘 ‘탈(脫)양극화(depolarization)’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들의 개회사는 포럼의 주제,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논의할 핵심 의제를 끌어내는 데 충분했으며, 이어진 1,2,3 세션에서는 각 사회자와 패널들의 발제와 토론을 통해 기존에 직면한 도전과 사회적 합의 형성을 강구하는 대응책이 거론되었다.
세션 사이의 쉬는 시간을 이용하여 세션2의 패널로 참석한 한국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국제협력팀 이현윤 과장을 잠시 만날 수 있었다.
한국의 민주화운동, 보수와 진보 성향 및 세대 갈등 요인에 관한 질문에. 이과장은 ‘통계적으로 볼 경우 한국의 기성세대(40대)가 가장 진보적 성향을 띤다’며, 그 세대는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시대에 교육을 받고 자라며 ‘반독재’의 승리를 얻어내면서 ‘시민의식’, ‘세계 평화’, ‘이타적 개념’에 대해 직접 몸으로 체험했던 세대라고 말했다.
그리고 특히 지금의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가 모든 부와 기회를 가져갔다고 여기며, 이미 모든 걸 다 가졌으면서 제너러스한 것처럼 한다는 데에 대한 반감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 그래서 ‘나만 괜찮으면 되는, 남을 배려하거나 이타적인 시민의식 같은 걸 오히려 우습게 여기는’ 걸 어린 학생 세대에서는 놀이처럼 소비하는 것들이 있는 것 같다면서 한국 사회의 세대적 갈등 현상을 설명했다.
이 외에. 타이완에서도 깊은 고민거리가 되고 있는 언론의 역할 문제를 지적했다.
(음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국제협력팀 이현윤 과장)
한국의 언론도 약간 보수적인 색채를 띠는 언론도 있고 조금 중도적인 진보 색채를 띠는 언론들도 있지만, 이전에는 좀더 그런 걸 받아들이고 비교하고 이런 것들을 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반면 지금은 그런 시도들이 많이 약해지지 않았나 하는 그런 생각도 든다.…, 1인 미디어라고 품질이 보증되지 않은 미디어들이 남발하면서 그들이 이익을 좇아서 막 아무 정보나 퍼뜨리고 이런 것들이 에코 쳄버 안에서 소비되고 그러면서 언론의 영향력이 점점 약화되고 하는 그런 경향들이 지금 생기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든다.
세션3의 패널로 참석한 한국 5ㆍ18기념재단 글로컬센터 홍유정 부장에게 지난 5월 큰 논란을 빚었던 스타벅스 코리아 프로모션 광고 문제에 대해서 질문했다.
한국 5ㆍ18기념재단 글로컬센터 홍유정 부장은 “제가 어떤 커뮤니티에서 알고리즘이란 게 있어서 봤는데 그 알고리즘에서 보면은 어떠한 알고리즘이건 마지막으로 본인에게 피해가 오지 않으면 성공한 프로모션이다라는 결론이 나더라. 그 타입 대로 생각을 해보면은 그들은 어쨌든 본인에게 피해가 오지 않는 한,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본인이 짤린다든가 손해배상을 물지 않거나, 이게 아닌 한은 본인들이 했던 이런 스타벅스라든지 이런 것도 다 성공적인 프로모션이 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생각이 들고,,,,”
기업 상품의 프로모션 광고는 일단 대중적인 관심을 끌고, 자신에게 피해가 오지 않는다면 성공적인 프로모션이라는 인식은, 어쩌면 연예인 사생활을 흥미 위주로 다루는 가십과 유사하다는 생각도 든다. 부정적인 스캔들이라도 여하튼 화젯거리가 되어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을 의도적으로 뿌리는 사례도 적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권위주의 시대, 민주화운동 시대를 체험하지 못한 지금의 ‘Z세대’에게 민주주의의 중요성,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서 바람직한 교육 방식은 무엇인지 홍유정 부장에게 질문했다.
(음원: 한국 5ㆍ18기념재단 글로컬센터 홍유정 부장)
“특히 젠지(Z세대) 같은 경우에는 많이 읽거나 이런 시스템보다 비디오로 보는 게 더 많이 받아지더라, 특히 길면은 보지 않기 때문에 짧은 쇼츠(짧은 유튜브 영상)라든지 릴스(인스타그램의 유튜브 쇼츠 기능)를 좀 생산을 해서 이거에 대해서 좀 인지시키고, 이게 왜 잘못 됐는지, 그리고 어떤 게 왜곡이 되어 있는지에 대해서 좀 보여줄 수 있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960년대 학교에서 배운 송나라 대문호 소동파(蘇軾, 생몰: 1037~1,101년)의 ‘제서림벽(題西林壁)’이 뇌리를 스쳐간다. (橫看成嶺側成峰,遠近高低各不同。不識廬山真面目,只緣身在此山中。) “…, 여산의 진정한 모습을 알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바로 이 산 속에 있기 때문…”이라는 구절이 있다.
‘민주주의’는 말 그대로 국민 개개인이 권력을 가지고 있고, 또한 국민 개개인이 스스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정치 제도이다. 우리가 그 속에 살면서, 권력과 권리를 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그 가치를 알아보고 소중히 여기는 지혜가 없다면 민주주의의 진면모, 참된 값어치를 모르는 포진천물(暴殄天物)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白兆美 취재/사진/원고: 백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