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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문학의 비상! 중유럽 ‘작가 독서의 달’ 빛내 🌟

지난 22일 막을 내린 ‘2026 작가 독서의 달’에는 타이완이 명예주빈국으로 초청되며, 타이완 작가 16명이 현지 독자들과 만났다. - 사진: CNA
지난 22일 막을 내린 ‘2026 작가 독서의 달’에는 타이완이 명예주빈국으로 초청되며, 타이완 작가 16명이 현지 독자들과 만났다. - 사진: CNA

타이완 문학의 향기를 담아, 지금 <포르모사 문학관>의 문을 엽니다.


중유럽 최대 문학 행사! 2026 작가 독서의 달 📖

타이완 문학이 국제무대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요즘입니다. 중앙유럽 최대 문학 행사로 꼽히는 ‘작가 독서의 달(Authors' Reading Month)’에서도 이 흐름이 이어졌는데요. 올해는 나이와 성별, 민족이 다양한 타이완 작가 16명이 참여해 다채로운 교류를 펼쳤습니다. 원주민, 여성, 해양, 동성애, 이민, 역사 등 폭넓은 주제를 통해 타이완 문학의 여러 얼굴을 보여줬습니다.

2000년부터 개최되어 온 ‘작가 독서의 달’은 매년 다른 도시에서 한 달 동안 매일 낭독회와 작가 대담이 열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20여 년 동안 각 도시에서 현지 독자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탄탄한 문학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습니다. 특히 타이완은 지난해 주빈국으로 참여한 데 이어, 이번에는 ‘명예주빈국’으로 초청되었습니다.

올해 행사는 폴란드의 브로츠와프(Wrocław)와 치에신(Cieszyn)에서 열렸습니다. 전자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학의 도시’로 폴란드 출판업의 중심지고요. 후자는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가 맞닿은 접경 도시로, 초국적인 문화 교류 우세를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 속에서 타이완 문학은 유럽 독자들과의 접점을 더욱 넓혀갔습니다.

‘2026 작가 독서의 달’ 행사장 하나인 폴란드 치에신의 문화센터 ‘COK Dom Narodowy’ - 사진: CNA 

리위안(李遠) 타이완 문화부 장관은 폴란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과학기술과 반도체 산업을 타이완의 ‘몸’, 그리고 문화를 타이완의 ‘영혼’에 비유하며 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번 행사를 통해 타이완 작가들이 더 넓은 국제무대로 나아가 세계에 타이완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지난 몇 년간 이어진 협력을 바탕으로, 타이완 문학의 중유럽 진출은 더 구체적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6 작가 독서의 달’이 지난 22일 막을 내린 가운데, 오늘은 이 행사 속에서 빛난 타이완 문학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2026 작가 독서의 달’에 참여한 16명의 타이완 작가 - 사진: 문화부


타이완 여성문학의 거장 리앙(李昂) 💃

올해 행사에서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타이완 작가는 리앙(李昂)입니다. 리앙은 타이완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로, 그동안 여성들이 겪은 불평등과 폭력, 그리고 여성의 성욕을 정면으로 다루는 데 주력해 왔는데요. 1983년 발표된 대표작 《살부(殺夫, 남편 죽이기)》는 오랜 시간 남편에게 폭력을 당한 여성이 결국 남편을 살해하게 되는 이야기를 통해 가부장제 구조를 강하게 비판한 소설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지난 4월, 30여 년 만에 한국에서 재출판되었고,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 4월 리앙의 대표작 《살부》가 한국에서 재출판되었다. - 사진: 교보문고

▲관련 프로그램:
지금 읽어도 늦지 않다! 타이완 페미니즘 문학 선구자 리앙(李昂) 《남편 죽이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리앙은 귀신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의 시선으로 여성의 삶을 조명하기도 합니다. 2004년 《눈에 보이는 귀신(看得見的鬼)》을 시작으로, 2011년 《빙의(附身)》, 그리고 2025년 《저편의 천포(彼岸的川婆)》까지, 역사와 전설을 모티브로 여성이 귀신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리며, 타이완 사회의 이면을 드러내 왔습니다. 세 작품은 올해 초 《신괴 3부작(靈異三部曲)》으로 묶여 출판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강연에서 리앙은 최신작 《저편의 천포》 일부를 직접 낭독하며, 신비로우면서도 억눌린 감정을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타이완 민간신앙에서는 사람이 죽은 후 저승으로 가는 다리에서 ‘맹파(孟婆)’라는 신을 만나게 되는데요. 맹파가 건네는 ‘맹파탕(孟婆湯)’, 즉 망각수를 마시면 이생의 기억을 잃고 환생하게 된다고 믿어집니다. 《저편의 천포》의 ‘천포’가 바로 이 맹파죠. 리앙은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이 마치 맹파가 되어 환생을 기다리는 영혼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리앙이 지난 6일 작가 독서의 달 행사에서 저작 《저편의 천포》 일부를 낭독하고 있다. - 사진: CNA


타이완의 ‘신괴 문학’ 👻

또 진행자가 “왜 타이완 문학에는 신령과 요괴가 자주 등장하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리앙은 자신을 “전생을 기억하고 소설을 쓰는 무녀”라고 표현하며, 맹파라는 존재를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신괴적 상상력에 대한 관심은 사실 리앙의 고향인 장화(彰化) 루강(鹿港)과도 깊게 맞닿아 있는데요. 루강은 타이완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발전한 도시 중 하나로, 수많은 사찰과 민간 설화가 축적된 공간입니다. 이 같은 환경이 리앙의 신괴 문학 세계에 풍부한 토양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리앙은 또한 타이완이라는 섬이 산간지역이 많아 각 지역마다 다양한 요괴 전설이 숨어 있다며, 여기에 자유로운 창작 환경이 더해지면서 이러한 신괴 문학의 토대가 형성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타이완의 신괴 문학이 라틴 아메리카의 마술적 사실주의처럼 국제무대에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술적 사실주의는 신화나 전설 같은 초자연적 요소를 통해 현실을 묘사하는 문학 장르로, 콜롬비아 소설가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이 대표적인 작품이죠.

리앙
타이완 작가 리앙 - 사진: CNA

이처럼 귀신과 요괴는 단순한 공포의 대상이라기보다, 결국 인간 내면에서 비롯된 감정으로 읽히는 거죠. 리앙을 비롯해 간야오밍(甘耀明), 샤오샹선(瀟湘神) 등 여러 작가들도 타이완의 신괴 세계를 문학 속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며, 타이완만의 이야기를 구축해가고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타이완 문학이 확장해 나갈 중요한 장르로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타이완의 민간전설을 소재로 창작한 밴드 에이루트(A_Root, 同根生)의 ‘손가락 강령술(指仙)’을 함께 들어보시죠. 젊은 세대가 데이팅앱으로 사랑을 찾는 모습을 그려내는 작품입니다. 노래 제목은 타이완의 전통 강령술 ‘접선(碟仙)’과 ‘필선(筆仙)’을 모트비로 한 겁니다.

리앙의 《신괴 3부작》 - 사진: 구가(九歌)출판사


블랙유머 마스터 류즈제(劉梓潔) 🎭

최근 신작을 발표한 작가이자 영화 작가 류즈제(劉梓潔)도 이번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류즈제 하면, 딸의 시선으로 아버지의 죽음을 풀어낸 에세이집 《세븐 데이즈 인 헤븐(父後七日)》을 뺴놓을 수 없죠. 이 작품은 블랙유머로 타이완의 장례문화와 도교신앙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큰 주목을 받았고, 동명 영화로도 제작되어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죽음을 재해석한 서사는 많은 독자들에게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남겼습니다.

▲관련 프로그램:
블랙코미디 서사로 죽음을 제해석한 에세이! 류즈제(劉梓潔) 《세븐 데이즈 인 헤븐(父後七日)》

20일 열린 강연에서 《세븐 데이즈 인 헤븐》 동명 영화의 예고편이 방영되며 큰 관심을 모았는데요. 한 관객은 영화 속 장례식 장면에서 ‘아미타불’과 ‘할렐루야’가 동시에 나오는 신을 언급하며, 타이완 사회가 보여주는 종교적 개방성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이에 류즈제는 한 천주교 친구가 성당에서 아버지 장례식을 치른 후 지전을 태웠던 경험을 소개하며 “타이완사람들의 종교적 포용성은 저 역시 자주 놀랍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타이완 장례식이 이렇게 복잡한 이유는 살아 있는 사람들이 너무 바빠서 슬퍼할 틈조차 없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류즈제의 최신작 《재생(再生)》 역시 죽음에 중심을 둔 작품입니다. 9편의 단편을 통해 서로 다른 죽음의 모습을 담아내며, 삶의 의미를 다시 묻고 있는데요. 제목 ‘재생’은 단순히 살아난다는 의미를 넘어, 일본어로는 ‘다시 보기’라는 뜻까지 겹쳐져 있습니다. 한국어로도 마찬가지죠. 이에 그는 기존의 죽음은 마치 영상이 끊긴 화면처럼 남기 때문에, 글쓰기를 통해 그것을 다시 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작가이자 영화 작가 류즈제(劉梓潔) - 사진: CNA


타이완 문학의 가장 큰 매력 ‘다원성’ 🌈

그리고 류즈제는 이번 폴란드 방문의 의미도 언급했는데요. 2021년 그의 또 다른 작품 《사랑하는 아이(親愛的小孩)》가 타이완문학관의 지원을 받아 폴란드에서 출판되었습니다. 이렇게 5년이 지난 후 드디어 현지 독자들과 만나는 자리가 마련된 거죠. 폴란드 독자들은 특히 작품 속 타이완 여성의 높은 자주성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결혼은 원하지 않지만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여성 주인공의 이야기는 여성으로서의 행복과 선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타이완 문학의 국제무대 진출에 대해 류즈제는 타이완 문학의 가장 큰 매력은 “다원성”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어떤 주제든 타이완의 현실과 문화가 깊게 스며들어 있는 것, 바로 타이완 문학이라는 설명입니다.

타이완의 전통문화 ‘교 던지기(擲筊)’를 설명하고 있는 류즈제 작가 - 사진: CNA


서울국제도서전 타이완 테마관 ✨

한편, 지난 28일 막을 내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서도 타이완 작가들이 대거 참여하며 활발한 교류를 이어갔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타이완 문학의 해외 활약을 계속 전해 드리겠습니다!

오늘 <포르모사 문학관>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2026中歐作家閱讀月波蘭場揭幕 16位臺灣作家赴波蘭共譜文學對話」,文化部。
2. 鄭淨伃,「中歐作家閱讀月波蘭開幕 李昂靈異文學驚艷全場」,中央社。
3.  鄭淨伃,「中歐閱讀月 劉梓潔談文學應衝撞禁忌」,中央社。
4. 蔣亞妮,「從《父後七日》到《再生》──劉梓潔走過同代人告別,重回倒帶與播放」,OKAPI。
5. 李昂,《殺夫》。
6. 李昂,《靈異三部曲》。
7. 劉梓潔,《父後七日》。
8. 劉梓潔,《再生》。
9. 劉梓潔,《親愛的小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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