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이 타이완에 준 시사점(2)
-2026.06.29.(월)-시사평론-
한국 넷플릭스 10부작 드라마 ‘참교육’은 타이완에서 엄청난 화제가 되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6월5일(금)에 첫방송부터 완결편의 종영까지 타이완에서 지속적인 관심거리로 높은 인기도를 유지했다. 그 이유는 연기를 잘해서, 연기자가 인기 있어서, 원작과 각본이 좋아서, 전체 작품이 좋아서, 현실을 반영해서,,, 다 맞는 말인데, 이 드라마를 소개하는 글에 “선넘는 학생, 교사, 학부모로 인해 무너진 대한민국의 교권과 교육현장을 지키기 위해 창설된 교권보호국의 통쾌하고 시원한 참교육을 그린 이야기”라고 하는 것처럼 누구 누구 무엇으로 인해서 무너진 교권과 교육현장을 지키기 위해 창성된 교권보호국 등등을 운운하고 있다. 타이완에서도 이 드라마를 보고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유행어로 ‘병맛’이나 ‘사이다’라고도 하는데, 그것 외에 우리도 깊이 있는 검토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 웹툰 ‘참교육’에 나오는 ‘교권보호국’은 실제로 없지만 미래에는 성립될 가능성도 있게 보이게 한 드라마가 아닌가 사료된다.
타이완 북동부 이란현(宜蘭縣)교사회 부이사장(예밍정葉明政)은 교육 현장에서 학부모와 교사 간의 신뢰가 ‘소비자주의’와 ‘민원’ 중심 문화에 의해 크게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은 점차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서비스업처럼 변하고 있으며, 교사가 전문적 판단과 책임감에 따라 실시한 생활지도조차 서비스의 하자로 간주되어 민원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사건의 경위를 충분히 확인하지도 않은 채 무조건 자녀 편에 서게 된다면 학교 내 무분별한 민원 제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많은 교사들이 무력감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일부 학부모들은 학부모 역시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한다.
한국 드라마 ‘참교육’은 타이완에서도 큰 화제를 모으며, 타이완 학교 역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회적 성찰을 불러일으켰다.
교사가 학교폭력의 또 다른 피해자가 되고, 학교가 더 이상 서로를 신뢰하는 공동체가 아니라 법정처럼 변하며, 교사·학생·학부모 간 신뢰가 무너지는 현실은 과연 아이들에게도 바람직한 환경일까?
부적격 교사를 학교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있는 한편, 묵묵히 교육에 헌신하는 많은 교사들은 신뢰를 잃은 환경 속에서 점차 교육에 대한 열정을 잃어가고 있다. 학생의 권리와 교사의 권익을 어떻게 함께 보호할 것인가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한 초등학교 교사 L 씨 역시 오늘날 가장 힘든 점은 학생보다도 학부모와 교사 사이의 신뢰 부족이라고 꼬집었다.
사소한 일도 곧바로 민원이나 조사로 이어지는 사례는 속출하고 있다. 필자 개인 경험을 비춰볼 때 이해가 안 되었다. 적어도 자녀 4명이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학부모 신분으로 자녀를 가르치는 교사와 학교와는 신뢰와 소통 모두 좋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의 학부모들이 걸핏하면 교사를 고발하고 교육국에 민원을 넣고 있어서, 교사들이 심각한 심리적 부담을 안고 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고 충격을 받았다. 스승에 대한 존중,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없으면 무조건적으로 자신이 옳다고 여기며 상대방을 압박하는 세상이 되지는 않았기를 바란다.
교사 L 씨는 어느 학생의 학부모가 밤늦게 전화를 걸어 체육 시간에 아이가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벌을 받아 달리기를 했다고 주장하며 체벌 의혹을 제기했다는 실제 사례를 소개했다.
그 전화를 받고 그는 곧바로 체육교사에게 확인한 결과, 학생이 수업 중 집중하지 않아 주의를 준 것이 전부였다고 한다. 이후 학생도 자신의 설명이 정확하지 않았음을 인정했고, 교사와 학부모는 서로 사과하며 사건은 마무리됐다.
모든 교사가 이런 위기를 감당할 만한 경험이나 여유를 갖고 있을까? 특히 대부분의 일은 퇴근 후 발생한다. 그럴 경우, 만약 대응이 늦어지면 다음 날 학교에서 일이 더 커지며 더 큰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 사회는 교사의 말보다 우선 학생의 말을 믿고 교사를 의심하는 경향이 있는 건 아닐까?
극심한 스트레스로 교사의 체중이 크게 줄어든 또 다른 사례가 있다. 감정이 격해진 학생을 안전을 위해 생활지도실로 데려가던 교사가 학생에게 발길질을 당했지만, CCTV 화면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학부모에게 고소를 당하고 학교사안심의회 조사까지 받았다. 결국 교사의 잘못은 없는 것으로 결론났지만, 한 학기 기간을 훌쩍 넘겨버린 조사 기간 동안, 그 교사는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을지 그 학생과 학부모는 이해하며 미안해할까?
교사 L 씨의 말을 들으니 필자도 마음이 무거웠다. 그는 결국 가장 큰 상처를 입는 사람은 조사 대상이 된 교사이며, 무고함이 밝혀져도 이미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게 되니 얼마가 억울할까.
이란현교사회 부이사장(예밍정葉明政)은 약 30년간 교육 현장에서 일하며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신뢰가 크게 무너졌음을 체감했다.
그는 교육 당국이 교사를 보호하기는커녕 학교사안심의회 제도를 통해 민원을 더욱 쉽게 만들었다며, 교사와 학부모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제도를 개정하거나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국학부모단체연맹의 펑수옌(彭淑燕) 부이사장은 여전히 학교에서 심각한 부당 대우를 받는 학생들이 존재한다며, 더 나은 제도가 마련되기 전까지는 학교사안심의회를 폐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학부모단체 부이사장(펑수옌彭淑燕)은 특수교육대상자 학생이 하루 종일 보조기구에 묶여 있거나, 성폭력 관련 사건 등 심각한 사례를 언급하며 현재의 제도가 아니었다면 이런 사건들이 세상에 알려지고 아이들을 보호할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문제에서 교사와 학생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학부모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 타이베이시의 한 학부모는 교사에게는 적절한 생활지도 권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사건의 진상을 확인하기도 전에 무조건 아이 편을 드는 태도가 계속된다면, 무분별한 민원 문화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이완 북부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현대 사회의 가족 구조 변화와 부모들의 높은 생활 스트레스가 아이들의 정서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학교에서의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정교육이 학교교육보다 더욱 중요하다며, 부모들도 시대 변화에 맞는 양육 방법을 지속적으로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스승을 공경하는 문화' 속에서 교사의 말이 부모보다 더 큰 신뢰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 교사의 생활지도 권한은 점점 더 무거운 부담이 되었고, 지도하든 하지 않든 비난받기 쉬운 환경이 되어 버렸다. 이 얼마나 슬픈 현실인가.
한국 드라마 ‘참교육’은 교사들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작품일 수 있다. ‘교권보호국’은 현실에 없지만 이 드라마가 전반적인 교육계와 사회에 파급 효과를 발휘한 만큼 진지하게 검토하게 될 것이란 기대도 하게 된다. 필자가 무조건 교사의 편에 서있는 건 아니다. 교사 1명이 20여 명 내지 40여 학생의 보호자, 학부모를 상대해야 하니 스트레스는 학부모보다 훨씬 더 크므로 학부모가 자녀의 학교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를 배려해 주기 바라는 마음이 앞서서 그렇다.
만약 교사가 바라는 게 고작 ‘학부모에게 신고당하지 않는 것’과 ‘교실에서 별 문제 없이 유지되는 것’에 불과하다면 그건 교사가 처한 환경이 매우 열악하거나 교사의 열정이 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육권은 오늘날 변화된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희생되지 않기 위해서는 교사ㆍ학생ㆍ학부모 모두가 서로에 대한 신뢰와 이해를 회복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열정적인 교사, 배려하는 학부모, 학교를 좋아하는 학생이 된다는 게 그리 어렵진 않다고 필자는 믿는다.-白兆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