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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랜드마크에 차려낸 타이완의 따뜻한 한 상, 예능 《세상에 상을 차려내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한복판에 타이완 전통 잔칫상을 차려낸 리얼리티 예능 《세상에 상을 차려내다》의 촬영 현장. - 사진: SET(三立) 방송국 제공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한복판에 타이완 전통 잔칫상을 차려낸 리얼리티 예능 《세상에 상을 차려내다》의 촬영 현장. - 사진: SET(三立) 방송국 제공

청취자 여러분은 '타이완' 하면 보통 어떤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시나요? 많은 분이 활기찬 야시장의 먹거리나 달콤한 버블티, 혹은 우뚝 솟은 타이베이 101을 이야기하시곤 합니다. 물론 그것도 참 멋진 타이완의 모습이지만, 타이완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과 따뜻한 정서가 가장 잘 녹아있는 진짜 문화는 따로 있니다. 

요즘 타이완 방송계에서는 이러한 타이완 고유의 정서와 음식을 엮어내어, 매주 시청자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고 있는 아주 특별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본방송을 타며 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총 제작비만 무려 1 뉴타이완달러, 한국 돈으로 약 47억 원이 투입된 《세상에 상을 차려내다(請世界吃桌, Have A Seat)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타이완의 전통 야외 잔치 문화인 ‘반더(辦桌)’를 해외에 소개하는 문화 교류 프로젝트인데요. 호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앞, 일본 구마모토성, 그리고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같은 세계적인 장소에서 타이완식 잔칫상을 차려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다섯 명의 연예인 도전자들과 이들을 이끄는 세 명의 ‘종포사이(總鋪師)’, 즉 마스터 셰프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오늘 <연예계 소식>에서는 지금 한창 뜨거운 이 예능 프로그램의 소소하고 진솔한 비하인드 스토리와 함께, 그 바탕이 된 타이완 반더 문화의 깊은 이야기를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세상에 상을 차려내다》는 타이완의 SET(三立), VL(緯來), CTS(華視) 방송사와 문화부 문화콘텐츠진흥원(文院)이 공동으로 뜻을 모아 제작한 글로벌 리얼리티 쇼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뭉친 라인업이 정말 흥미로운데요. 유명 배우인 수이탕(隋棠)과 란정룽(藍正龍), 요리에 진심인 가수 천수이이(陳隨意), 그리고 대식가이자 먹방으로 사랑받는 유튜버 치엔치엔(千千), 여기에 다국어 소통과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중심을 잡아주는 MC ‘하오즈(浩子)’까지 다섯 명의 연예인 도전자들이 '반더 타이완팀'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진짜 반더의 맛을 전수해 주는 세 명의 베테랑 ‘종포사이’ 셰프들이 함께 동행하며 깊이를 더해주고 습니다. 

타이완의 전통 잔칫상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한마음으로 뭉친 《세상에 상을 차려내다》의 연예인 출연진들과 세 명의 마스터 셰프들. - 사진: SET(三立) 방송국 제공

‘반더(辦桌)’는 타이완어(민남어) 발음을 그대로 살려 부르는 말인데요. 뜻을 풀이하면 ‘한 상 가득 풍성한 요리를 차려 대접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청나라 시절 선조들이 타이완으로 이주하면서 함께 들어온 외식 문화인데요. 주로 도로변이나 사당 앞 광장, 학교 운동장 같은 야외 공간에 천막을 치고 간이 조리대를 만들어 즉석에서 요리를 해 손님들을 대접하는 전통 연회입니다. 

특히 어르신들은 이 반더를 아주 정겨운 별명으로 부르시곤 합니다. 바로 ‘헤이송 대반점(黑松飯店)인데요! 1950년대에 타이완의 대표 음료 브랜드인 ‘헤이송 사스(黑松沙士)’가 출시된 후, 잔치용 음료를 대량으로 주문하면 햇빛과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광고용 방수 천막을 무상으로 주곤 했거든요. 이 천막 아래 타이완인들이 좋아하는 붉은색 원탁과 의자들이 쫙 깔린 풍경이 마치 길거리에 오픈한 특급 호텔 같다고 해서, 유머러스하게 ‘헤이송 대반점’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이죠. 브랜드의 통 큰 마케팅과 타이완의 잔치 풍경이 만들어낸 참 정겨운 이름이죠?   

과거 전통 농촌 사회에서 반더는 단순한 식사 자리가 아니라 온 동네 주민들이 함께 돕는 대대적인 '품앗이' 행사였습니다. 한국에서도 옛날 잔칫날에 이웃들이 와서 일손을 도왔던 것처럼요. 

그 시절 타이완에서도 큰 냄비나 그릇은 이웃집 이모에게 빌려오고, 부족한 의자는 앞집 삼촌네 집에서 하나둘씩 직접 들고 모였습니다. 요리를 총괄하는 메인 주방장인 '종포사이'가 중심을 잡으면, 동네 주민들이 알아서 채소를 씻고 고기를 썰며 축제처럼 함께 잔치를 준비했죠. 물자가 부족하던 시절, 서로 돕고 땀 흘리며 나누었던 끈끈한 ‘이웃사촌의 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현장이 바로 반더였습니다. 

이 반더 요리는 대개 인생의 가장 소중한 순간들, 즉 아기의 백일이나 돌, 결혼식, 부모님의 환갑이나 칠순 잔치 같은 기쁜 날부터 삶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장례식까지 인간의 생로병사와 희로애락을 늘 함께해 왔습니다. 

안타깝게도 현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매연이나 소음 민원, 도로 통제의 어려움이 커진 데다, 지난 코로나19라는 거대한 불가항력까지 겹치면서 이 소중한 길거리 반더 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결혼식장이나 호텔 연회로 대체되는 추세인데요. 예능 《세상에 상을 차려내다》는 바로 이런 사라져가는 전통에 대한 아쉬움과 문화적 사명감에서 출발해, 타이완의 가장 서민적이면서도 위대한 유산을 세계에 선보인 것입니다.  

여기서 잠시, 이번 ‘반더 타이완팀’의 든든한 일원인 ‘요리에 진심인 가수’, 천수이이가 부른 정겨운 노래 한 곡 듣고 오겠습니다. 타이완 특유의 따뜻하고 정겨운 감성이 가득 묻어나는 곡이죠, <난 너의 셰프(我是妳的總鋪師)>입니다.   

노래 잘 듣고 오셨습니다. 방금 들으신 감미로운 목소리의 주인공 천수이이를 비롯해, '반더 타이완팀'이 찾아간 해외 현장은 말 그대로 쉽지 않은 도전의 연속이었다고 해요. 화려한 세계적 랜드마크 앞에서 완벽한 타이완식 야외 잔치를 구현해야 했으니까요. 

첫 촬영지였던 호주 시드니에서는 체감 온도가 무려 섭씨 40도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게다가 호주의 엄격한 식안법 때문에 모든 재료가 냉장고 밖으로 2시간 이상 나오면 안 됐고, 환경 보호를 위해 폐수와 쓰레기도 완벽하게 처리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제약이 많았죠. 첫 연회를 무사히 끝내고 나서 긴장이 풀린 감독과 스태프들이 현장에서 눈물을 터뜨렸을 만큼 압박감이 컸다고 합니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촬영 때는 또 다른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현지 안전 규정상 행사 2주 전에 갑자기 가스불 사용 금지 통보가 내려졌고, 당일 아침에는 음악이나 마이크 음향조차 쓰지 말라는 제한이 걸렸대요. 주방과 촬영 장비를 통틀어 쓸 수 있는 전력이 단 5개의 대형 배터리뿐인 극한의 상황이었지만, 현지 교민들과 스태프들의 도움으로 타임스퀘어 한복판에 타이완을 상징하는 빨간 원탁들을 차분히 펼쳐낼 수 있었습니다. 

연예인 출연진들과 셰프들이 단순히 보여주기식 방송을 하는 게 아니라, 타이완의 따뜻한 문화를 정성껏 전한다는 마음 하나로 매일 14시간이 넘는 강행군 속에서도 지치지 않고 촬영에 몰두했다고 해요. 그런 진심과 땀방울이 가득 담겨 있기에, 매주 안방극장에 전해지는 감동이 더 묵직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외국인들뿐만 아니라, 타이완의 젊은 세대도 점차 잊혀가는 '반줘' 문화에 대해 다시금 관심을 가지고 그 깊은 매력을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제가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엔딩곡으로 타이완 고유의 정서를 가장 잘 살리는 음악가이자 영화 음악의 거장, 천밍장(陳明章)이 부른 <(辦桌)>를 들려드리면서 연예계소식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진옥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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