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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 타이완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정리해 알려드리는 Rti 한국어방송의 금요일 프로그램 포르모사링크입니다. 안녕하세요 포르모사링크 진행자 손전홍(sch@rti.org.tw)입니다.
지난 포로모사링크에선
2026년 제7회 탕상(唐獎Tang Prize)
▲지속가능발전상(永續發展獎),
▲생물제약학상(生技醫藥獎) 수상자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주에 이어서 오늘은
제7회 탕상 ▲한학상(漢學獎) 수상의 영예를 안은
인물은 누구이며,
그의 업적이 인류의 내일을 어떻게 바꾸게 될지,
수상자를 집중 조명해볼까 합니다.
보통 '한학(漢學)'이라고 하면
단순히 한자를 연구하는
좁은 의미로 생각하기 쉬운데…
탕상 한학상에서 이해하는
'한학'의 영역은
그 범위가 정말 넓습니다.
중국과 관련된 학문 전반을 아우르는
'넓은 의미의 한학'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인류의 오래된 생각을 들여다보는 '사상(思想)'과
'역사(歷史)'에서부터 시작해
문자, 언어, 고고학, 철학, 종교,
그리고 문학과 예술 이론에 이르기까지
인류 문명을 다루는 모든 인문학 분야가
탕상 한학상에 포함됩니다.
다만 시나 소설을 쓰는 예술 '창작' 활동은 제외되지만요.
어쨌든 탕상 한학상은
중화(中華) 문화 발전 방향으로
한학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여를 한 인물에게 수여되는 상입니다.
지난 6월 17일 수요일,
타이베이 탕상교육기금회(唐獎教育基金會)에서
천전촨(陳振川) 탕상교육기금회 집행장의 주재로
2026년 제7회 탕상 한학상 수상자 명단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지난 6월 17일(수) 타이베이 소재 탕상교육기금회에서 천전촨 탕상교육기금회 집행장, 왕더웨이(王德威) 탕상 한학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황수민 중앙연구원 펠로우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2026년 제7회 탕상 한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탕상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왕더웨이(王德威) 탕상 한학상 심사위원회 위원장이
한학 분야에서 주목할 성과를 낸
수상자의 이름을 호명했고요.
뒤를 이어 황수민(黃樹民) 중앙연구원 펠로우(中央研究院院士)가
수상자가 걸어온 연구 여정과
인류 문화에 미친 실질적인 공헌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왕더웨이(王德威) 탕상 한학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2026년 탕상 한학상 수상자는
거자오광(葛兆光)입니다.]
제7회 탕상 한학상의 영예는
전통적인 중국 중심의 시각을 깨고,
동아시아를 통해 중국을 바라보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거자오광(葛兆光) 중국 푸단대학교(復旦大學) 역사학과 교수에게 돌아갔습니다.
이번 수상이 더욱 값진 것은
거자오광 교수가
중국 본토에서 태어나
중국에서 교육을 받고,
평생의 학술 커리어까지
중국 국내에서 완성한
순수 중국 출신 학자이기 때문입니다.
탕상 제정이래
순수 중국인 학자가
탕상 한학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인데…
그렇기에 거자오광 교수가
올해 탕상 한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에
타이완과 중국, 양안(兩岸) 학계를 넘어
외신도 큰 관심을 보이며 집중 조명하고 있습니다.
지난 백 년 동안,
서구 사회가 중국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학문적 창구는
바로 싸이놀러지(Sinology), 한학(漢學)이었습니다.
사실 수천 년 중국 역사 속에는
경학(經學), 사학(史學),
자학(子學), 불학(佛學) 같은 학문은 있었지만,
‘한학’이라는 개념 자체는 없었습니다.
19세기가 되어서야 유럽 지식인들이
동양학의 전통 속에서 중국 문명을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낸 이름이 있으니…
바로 ‘한학’입니다.
그런 점에서 한학은 태생적으로
‘글로벌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중국이 스스로를 연구하는 학문이 아닌
전 세계가 중국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건데…
실제로 초기 한학 연구의 중심지가
중국 베이징이나 타이완 타이베이가 아니라,
파리, 베를린, 옥스퍼드, 하버드였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프랑스 한학자들의 유교 경전 연구에서 시작해
독일 학자들의 돈황(敦煌) 문헌 정리,
미국 대학들이 세운 현대 중국 연구소까지…
수많은 고대 문헌 정리 성과 뒤에는
해외 한학계의 공헌이 있었습니다.
분명한 건 한학이 중화권 밖의
서구 세계가 구축해 온 지식 체계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역사의 수레바퀴는 굴러,
19세기에는 연구의 ‘대상’이었던 중국이
20세기에는 스스로 ‘연구자’가 되었고요.
마침내 21세기에 이르러서는
새로운 지식을 생산하는
‘중요한 참여자’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올해 탕상 한학상 수상자인
거자오광(葛兆光) 교수의 수상에
주목해야하는 이유입니다.
왕더웨이(王德威) 탕상 한학상 심사위원회 위원장은
“거자오광 교수의
중국 고대 사상·학술 연구는
초기 선종(禪宗)과 도교, 철학 사상사 연구부터
최근 ‘무엇이 중국인가(何為中國)’라는 시리즈 토론에 이르기까지,
매 순간 독보적인 통찰을 보여주었다.
더 나아가 거자오광 교수의 연구는
중국 내부에 깊은 영감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중화 지식계는 물론
한국과 일본, 북미와 유럽 학계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수상자 선정 배경을 밝혔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 왕더웨이 탕상 한학상 심사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6월 17일(수) 타이베이 소재 탕상교육기금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제7회 탕상 한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탕상 제공]
순수 중국인 출신 학자로
첫 탕상 한학상의 영예를 안은
거자오광 교수의 삶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드라마 같습니다.
거자오광 교수는 1950년 중국 푸젠(福建)에서 태어나
청년 시절, 중국 역사를 4000년 후퇴시킨
‘문화대혁명’을 직접 겪었습니다.
이 시기 거자오광 교수는
궤이저우(貴州) 묘강(苗疆)에서 노동의 시간을 보냈고요.
묘강에서 보낸 청년 시절의 혹독한 경험은,
거자오광 교수가 훗날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취약계층 사회와 소수민족의 삶에
깊은 관심을 두게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됩니다.
어쨌든 남들보다 한참 늦은 스물일곱 나이가 되어서야
베이징대학교(北京大學)에 입학해
중문학과 학사와 석사 학위를 마치게 된
거자오광 교수는 양저우 사범대학(揚州師範學院) 역사학과 부교수,
베이징 칭화대학 역사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는 푸단대학 문사연구원(文史研究院) 및 역사학과 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미 국내외 유수의 학술상을 휩쓸며
독보적인 연구 성과를 쌓아온 거자오광 교수.
수많은 시련을 학문적 자양분으로 삼아
현대 한학 연구의 위대한 이정표를 세운 거자오광 교수는
이번 탕상 한학상 수상을 통해
한학을 대표하고,
대변하는 한학자로서
한학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게 됐습니다.
거자오광 교수의 연구는
중국 사상사(中國思想史)를 비롯해
종교사, 고전 문학,
그리고 문헌학에 이르기까지
경계가 없을 정도로 다채롭고 광활한데요.
그 중에서도 중국 사상사 연구에 남긴
거자오광 교수님의 발자취는
학계에서 압도적인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제7회 탕상 한학상을 받기까지
거자오광 교수님의 학술 연구 과정과 업적을 소개한
중앙연구원 펠로우(中央研究院院士)인
황수민(黃樹民) 국립칭화대(國立清華大學) 인류학연구원(人類學研究所) 교수님은
거자오광 교수님의 학술 활동 전반기를 대표하는
불후의 명작으로
《중국사상사(中國思想史)》를 꼽았습니다.
황수민 교수님에 따르면,
거자오광 교수는 자신의 저서 《중국사상사(中國思想史)》를 통해
학계에 ‘세 가지 패러다임의 전환’을 과감하게 던졌습니다.
첫째는 중심(中心)에서 ‘변방(邊緣)’으로의 전환,
둘째는 소수의 경전(經典)에서 ‘일반적인 문헌(一般)’으로의 전환,
그리고 마지막 셋째는 엘리트 집단의 사상(精英思想)에서
‘서민의 생활 관념(庶民生活觀念)’으로의 전환인데…
그동안 역사의 주류에서 소외되었던 일반 대중들의 상식과 지식,
민간 신앙, 그리고 문화를 연구 프레임 안에 넣어
전통적인 사상사가 쳐놓았던 단단한 울타리를
완전히 허물어트렸습니다.
때문에 이 책은 완전히 새로운 집필 방식을 통해
중국사상사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의 가닥을
획기적으로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황수민(黃樹民) 중앙연구원 펠로우가 제7회 탕상 한학상을 수상한 거자오광 교수가 탕상 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하기까지의 연구 과정과 공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탕상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황수민(黃樹民) 중앙연구원 펠로우(中央研究院院士)는
거자오광 교수가 최근 집중하고 있는 연구와
그 연구가 학계에 미친 영향력에 대해서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거자오광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중국’이라는 개념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형성되고
구축되었는가에
연구 초점을 맞추어 왔는데…
그 결과물이 바로 우리가 아는
《택자중국(宅茲中國)》,
《무엇이 중국인가(何為中國)》,
그리고 《역사 중국의 안과 밖(歷史中國的內與外)》 같은
거자오광 교수님의 역작들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거자오광 교수님만의
독창적인 연구 방법론입니다.
거자오광 교수님은 중국 내부의 문헌 기록에만 의존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한국, 베트남 등등
중국 바깥의 역사 문헌을 샅샅이 파고들며
이른바 ‘주변에서 중국을 바라보는(從周邊看中國)’
새로운 시각을 개척했습니다.
중국이 주변 지역과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지
다각도로 깊이 있게 분석한 거자오광 교수의 연구는,
최근 국제 사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주변에서 중국을 바라보는 관점의
연구 방법론으로
연구하도록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황수민(黃樹民) 중앙연구원 펠로우는
거자오광 교수가 학술 연구를 넘어,
학계의 제도적 혁신과 교류에 기여한 공로에 대해서도 강조했습니다.
황수민 중앙연구원 펠로우에 따르면,
거자오광 교수님은 2007년 중국 푸단대에 ‘문사연구원(文史研究院)’을 설립하고,
문학·역사·철학은 물론 종교와 예술까지 아우르는
전통 학문 간의 전폭적인 융합과 교류를 이끄는 데 온 힘을 쏟아왔습니다.
경계를 허무는 거자오광 교수님의 이러한 과감한 시도는
국내외 학계가 중화문화(中華文化)를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이해의 깊이를 한층 더 넓히고
발전시키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끝으로 황수민(黃樹民) 중앙연구원 펠로우는
거자오광 교수가 한학에 기여한 가장 큰 업적으로
학문의 벽을 완벽히 허물어트린 점을 꼽았습니다.
쉽게 말해 ‘옛 것과 지금을 관통하고,
중국과 세계를 모두 포용(博通古今、中外兼收)’한다는 것입니다.
황수민 중앙연구원 펠로우에 따르면,
현재 거자오광 교수님의 수많은 저서는
영어, 한국어뿐만 아니라
독일어와 프랑스어 등 전 세계 다양한 언어로 번역돼
세계인들에게 읽히고 있는데…
덕분에 중국의 사상과 문화를 바라보는
국제 사회의 인식을 완전히 재창조한 것을 넘어,
이제 거자오광 교수의 학문적 행보는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세대 학자들에게
‘학문의 경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길’을 활짝 열어주고 있습니다.
방대한 사료를 고증하는 탄탄한 문헌학적 내공,
그리고 여러 학문을 넘나드는 방법론으로
중국의 사상사와 종교사를 완전히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거자오광 교수!

▲ 탕상 한학상 심사위원회는 지난 6월 17일(수) “2026년 제7회 탕상 한학상 수상자로 거자오광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출처= 탕상 페이스북]
제7회 탕상 한학상 수상자가 호명된 직후,
거자오광 교수는 영상을 통해 중국어로 전한 수상 소감에서
“탕상은 중국 연구를 글로벌화하고,
보다 다원화하게 했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중국 연구가 더욱 글로벌화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며
중국이라는 울타리에만 갇혀 있는 것이 아닌
인도학, 페르시아학, 이집트학, 일본학 등
전 세계의 다양한 국제 학술 영역과
더욱 깊이 있게 대화하고 교류하며
지평을 넓혀가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는데…
거자오광 교수의 수상 소감, 직접 들어보시죠!
Rti 한국어방송의 금요일 프로그램 포르모사링크,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손전홍이었습니다. 저는 다음주 금요일 이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청취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참고자료
7월 17일(금) 포르모사링크 삽입곡
[BGM : ① 루드비히 고란손 (Ludwig Göransson) -Can You Hear The Music (영화 '오펜하이머' 중에서)
②사카모토 유이치(YUICHI SAKAMOTO)- OPUS
③사카모토 유이치(YUICHI SAKAMOTO)- The Last Emperor(영화 ‘마지막 황제’ 중에서)]
《唐獎》 (2026. 06. 17.) <2026年唐獎第七屆漢學獎揭曉 葛兆光以深透中國古代思想史研究獲頒殊榮>,https://www.tang-prize.org/media_detail.php?cat=24&id=26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