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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OTT어워즈 남우주연상 수상! 臺 배우 정징화의 인생작 《태양을 보지 않았다면》

《태양을 보지 않았다면(如果我不曾見過太陽)》 스틸컷 - 사진: 넷플릭스
《태양을 보지 않았다면(如果我不曾見過太陽)》 스틸컷 - 사진: 넷플릭스

얼마 전 제가 이 자리에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시상식이죠. 한국 부산에서 열린 '글로벌 OTT 어워즈(Global OTT Awards)' 소식을 전해드렸던 것 기억하시나요? 당시 타이완의 훌륭한 작품들과 연기파 배우들이 쟁쟁한 후보들 사이에서 당당히 노미네이트되고, 또 영광스러운 수상의 쾌거를 안았다는 소식을 소개해 드리면서 저 역시 타이완 사람으로서 정말 큰 자부심을 느꼈었는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작품이 바로 그 중심에 서 있는 화제작입니다. 당시 시상식에서 김선호, 현빈, 타케우치 료마 등 아시아 전역의 톱스타들을 제치고 당당히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타이완의 자랑스러운 배우 정징화(曾驊) 인생작이자,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구며 많은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타이완 드라마입니다.  

미국의 천재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시 구절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슬프고도 먹먹한 미스터리 멜로, 태양을 보지 않았다면(如果我不曾見過太陽) 오늘 <연예계 소식>에서 10분 동안 깊이 있게 들여다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한국에서도 신드롬을 일으켰던 드라마죠, 바로 《상견니》 제작진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인데요. 이야기의 긴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1부와 2부로 나누어, 지난 2025년 11월과 12월에 각각 공개하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럼 가슴 아픈 이야기 속으로, 바로 들어가 볼까요? 

“내가 태양을 보지 않았더라면, 그늘쯤은 견딜 수 있었으리라. 그러나 빛은, 더 깊은 황야를 열어 내 안에 또 하나의 황야를 남겼다” 

에밀리 디킨슨의 이 시 구절은, 평생 어둠 속에서 살다가 단 한 번 눈부신 빛을 마주한 뒤 오히려 더 깊은 고통에 빠져드는 인물들의 운명을 예고하는 문장입니다. 

이야기는 25세의 청년 ‘리런야오’가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가 자신이 다수의 고등학교 동창들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이른바 ‘폭우 살인마’라고 자수하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는 자백하면서도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닫은 채, 그저 “비 오는 날이 싫어서”라는 알 수 없는 말만 남기죠. 

대체 그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시간은 그가 고등학생이었던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집에서는 아버지의 끔찍한 폭력과 빚쟁이들의 혹독한 독촉에 시달리고, 학교에서는 교실 안의 차가운 눈초리와 책상 위의 잔인한 낙서, 조롱 섞인 속닥거림을 견뎌야 했던 소년 리런야오. 그리고 그 속에서 방관하며 "청춘기엔 흔히 있는 일"이라며 가볍게 치부해 버린 어른들까지. 리런야오의 영혼은 매일 서서히 짓밟히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야말로 어둠 속을 헤매는 ‘나방’ 같은 존재였죠. 

그런 그에게 평생 마주해 본 적 없는 눈부신 태양이 나타납니다. 바로 옥상에서 날개처럼 팔을 펼치고 아름답게 발레를 추던 소녀, ‘장샤오퉁’이었습니다. 

장샤오퉁은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성격으로 모두의 사랑을 받는 천재 발레 소녀, 즉 낮을 비행하는 아름다운 ‘나비’ 같은 존재였습니다. 리런야오에게 장샤오퉁은 차가운 세상에서 유일하게 따뜻함을 건네준 존재이자, 평생 지키고 싶은 단 하나의 ‘태양’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태양 같던 장샤오퉁마저 비극을 피해 갈 수는 없었습니다. 그녀가 가진 눈부신 재능과 사랑스러움은 오히려 주변의 지독한 시기와 질투를 불렀고, 급기야 감당하기 힘든 성폭력의 피해자가 되면서 밝았던 소녀의 삶은 송두리째 무너져 내리고 맙니다. 

그녀를 무너뜨린 가해자들은 아무런 죄책감 없이 어른이 되었고, 세상은 피해자에게 오히려 더 가혹한 화살을 돌렸습니다. 정신적으로 완전히 붕괴된 장샤오퉁은 극심한 자해 끝에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해리성 인격장애’를 앓게 됩니다. 고통스러운 기억을 아예 지워버린 채, 얼굴까지 완전히 성형수술을 하고 전혀 다른 이름으로 숨어 살기 시작한 것이죠. 

세월이 흘러 2030년, 이 사건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려는 연출 보조 ‘저우핀위’가 등장합니다. 감옥에 수감된 리런야오는 십여 년간 그 누구의 접견도 허락하지 않았지만, 직 저우핀위가 보내온 다큐멘터리 인터뷰 요청 편지를 받고는 흔쾌히 면회를 수락합니다. 

여기에 아주 슬픈 반전이 숨어 있습니다. 사실 저우핀위는 장샤오퉁이 상처 입은 본체를 보호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분리해 낸 또 다른 인격이었습니다. 리런야오는 그녀가 보낸 편지를 읽는 순간, 그리고 면회실에서 그녀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단번에 깨달았던 것입니다. 자신에게 인터뷰를 요청한 이 연출 보조가, 사실은 자신이 그토록 그리워하고 지키고 싶어 했던 첫사랑, 장샤오퉁이라는 사실을요. 

리런야오가 비 오는 날마다 그 사람들을 하나씩 찾아내 단죄했던 진짜 이유. 그것은 자신의 유일한 태양이었던 장샤오퉁을 짓밟고도 뻔뻔하게 살아가는 이들을 처단하기 위한 슬프고 잔인한 복수극이었습니다. 

그럼 여기서, 리런야오의 치열하고도 아픈 사랑을 대변하는 OST <나방과 나비(飛蛾蝴蝶)> 듣고 오겠습니다. 

태양을 보지 않았다면 이토록  사랑을 받을  있었던 데에는, 단연 배우들의 명연기가 있었습니다. 글로벌 OTT 어워즈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배우 젠징화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는 호평을 받았죠. 특히 감옥 접견실 씬에서 대사 한마디 없이, 오직 눈빛과 얼굴에 돋아난 핏대만으로 분노를 표현해 낸 순간은 보는 이들의 숨을 멎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여기에 리런야오를 마주하며 진실을 쫓는 연출 보조 역을 맡은 배우 쟝치(江齊) 역시 이번 작품으로 글로벌 OTT 어워즈의 여자 신인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대세 신예로서의 존재감을 아낌없이 증명해 냈습니다. 

이렇게 배우들의 처절하고도 뜨거운 열연이 더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건, 극 중 인물들이 마주한 현실이 너무나도 잔혹했기 때문일 텐데요. 

그저 서로를 온전히 사랑하고 싶었던 평범한 소년과 소녀였습니다. 하지만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아무런 반성 없이 평온한 일상을 살아가는 가해자들, 그리고 피해자를 방치하고 외면하는 잔인한 현실 앞에서 이들의 운명은 완전히 짓밟히고 말았습니다. 

결국 여주인공은 고통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의 기억과 인격을 조각내어 어둠 속으로 숨어버렸고, 남주인공은 그녀를 무너뜨린 세상을 향해 피의 심판을 내리며 스스로 잔혹한 살인마가 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시간이 약이다, 상처는 시간이 흘러가면 아문다”라고 우리는 너무 쉽게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세상에는 시간마저도 치료해 주지 못하는 절대적인 상처가 존재한다고 외치고 있죠. 그러니 상처를 치료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비극을 미연에 방지하는 우리 사회의 따뜻한 시선과 관심일 것입니다. 

오늘 <연예 소식>을 마무리하며 마지막 곡 들려드립니다. 드라마의 깊은 여운을 더해줄 주제곡이죠, <태양을 봤었어(曾經見過太陽)> 감상하시면서 저는 다음 이 시간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지금까지 진옥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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