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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후〉의 주인공, 가수 천스안의 음악 여정

타이완에서 활약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출신 남가수 천스안(陳勢安) - 사진: 천스안 페이스북
타이완에서 활약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출신 남가수 천스안(陳勢安) - 사진: 천스안 페이스북

오늘 청취자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 아티스트는 특유의 호소력 짙은 음색과 감성으로 수많은 이들의 밤을 위로해  가수입니다. 타이완 사람이라면 노래방에서 누구나 한 번쯤 마음을 담아 따라 러본 곡,  천후(天后)〉 인공 천스(陳安)니다. 

1984년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난 천스안은 2006년 데뷔 이후, 타이완의 음악 차트와 노래방 차트를 수년 동안이나 지키며 당당히 '발라드 왕자(情歌王子)', 그리고 '노래방 제왕(K歌王)'으로 자리매김한 인물입니다. 

사실 천스안이 처음부터 타이완에서 활동했던 건 아닙니다. 그의 본격적인 음악 여정은 2006년, 고향인 말레이시아의 'Astro 신인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시작되었는데요. 이어 홍콩에서 열린 'TVB 글로벌 화인 신인가수 대항전'에서도 '골든마이크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존재감을 알렸습니다. 

이렇게 가창력을 인정받으며 가요계에 발을 들인 그는, 2007년 첫 정규 앨범 《성대한 등장(隆重登場)》을 발표했고요. 2010년에는 두 번째 앨범 《천후》를 선보이며 더 넓은 무대인 타이완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습니다. 

특히 앨범과 이름이 같은 타이틀곡 〈천후〉는 그의 이름을 타이완과 중화권에 확실하 각인시켰는데요. 한국의 멜론처럼 타이완을 대표하는 음 플랫폼 'KKBOX'   차트 무려 411일 연속 차트인이라는 대기록 세웠습니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매일같이 차트 상위권을 지켜 셈이죠. 

그뿐만이 아닙니다. 타이완의 대표 노래방 브랜드인 '파티월드(錢櫃)'와 '홀리데이'(好樂迪)'의 화어(華語) 노래 점유율 차트에서 〈천후〉는 무려 169 연속,  3이 넘는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려놓지 않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사실 이 위대한 명곡 〈천후〉의 탄생 배경에는 흥미롭고도 곡절 많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어 있습니다. 음악 프로듀서 펑쉐빈(彭學斌)이 처음 이 곡을 구상했을 때, 원래 제목은 〈우리 모두의 잘못(我們都有錯)이었습니다. 당시 다른 유명 가수의 앨범에 수록될 예정으로 가사가 먼저 써졌던 노래였죠. 하지만 앨범 전체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록이 무산되었고, 마침 새 앨범의 타이틀곡을 애타게 찾고 있던 천스안에게 운명처럼 찾아왔습니다. 펑쉐빈은 이 가사에 맞춰 멜로디를 새로 썼고, 그렇게 우리가 아는 〈천후〉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펑쉐빈 프로듀서는 이 가사의 모티브가 실제 자신의 여사친에게서 나왔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자신을 '기세등등한 천후'처럼 칭하던 친구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노래는 정작 옆에 있는 남자친구는 뒷전인 채, 주변 남성들의 시선과 사랑을 즐기며 꽃나비처럼 오가는 연인을 '천후'에 비유하고 있는데요. '모든 걸 빼앗기고도 웃으며 받아들여야 했다'거나, '네가 원하는 건 내가 아니라 허영일 뿐'이라며, 불공정한 사랑 속에서 남성이 느끼는 서운함과 무력감을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그리고 노래의 마지막에 이르러 '언젠가 이 사랑의 헛된 환상이 사라지고 모든 것을 똑바로 보게 될 때, 내 마음속에서 너는 더 이상 찬양받지 못할 것이고, 너를 천후로 모시는 사람 역시 더는 내가 아닐 것'이라고 선언하죠. 늘 참기만 하던 남성의 자각이 많은 이들의 깊은 공감을 끌어냈습니다. 그럼, 천스안이라는 이름을 널리 알린 바로 그 곡입니다. 〈천후(天后)〉 듣고 오시죠. 

천스안의 대표곡을 이야기할 때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2011년, 한국계 남가수 비수진(畢盡, Bii)과 함께 발표한 듀엣곡 기필코(勢在必行)입니다. 각각 말레이시아와 한국을 떠나 타이완에서 음악이라는 꿈을 향해 달리고 있던 두 사람의 타향살이 외로움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노래인데요. 

폭발적인 고음과 긍정적인 에너지로 큰 대중적 사랑을 받았으며, '꿈을 위해 상처를 입더라도 신앙을 지키며 더 강해지겠다'는 구절은 청춘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이 열풍을 바탕으로 2014년에는 리위시(李玉璽), 천옌윈(陳允)까지 합류하면서 《기필코 2》 앨범 발표와 콘서트 투어로 이어지는 단체 활동을 펼쳤습니다. 

세월이 흘러 한층 깊어진 감성으로 돌아온 천스안이 지난 6 통산 9번째 정규 앨범 《내가 추락해야 네가 자유로워져(我墜落你自由)》를 선보였습니다. 

이번 앨범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도시 남성들의 '감정 도감'과도 같은데요.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고 가슴속으로 되삼켜야 했던 열 가지 슬픔과 성숙한 이별의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과거의 그가 미련과 애원, 사랑받지 못하는 아픔을 노래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사랑이 끝에 다가갔을 때 상대를 성숙하게 놓아주고 비로소 나 자신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때로는 진정한 사랑이란 억지로 잡아두는 게 아니라, 내가 추락하고 네가 자유로워지는 것"이라는 가슴 먹먹한 진리처럼 말이죠. 

타이틀곡 〈내가 추락해야 네가 자유로워져〉는 큰 다툼이나 누구의 잘못도 없지만, 서로를 소모하며 서서히 시들어가는 안타까운 관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말없이 흐르는 침묵 속에서 누군가는 악역을 자처하며 먼저 손을 놓아주는, 바로 그 아픈 순간의 정서를 담아냈습니다. 

한편,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천스안은 음악 인생에서 가장 힘겹지만 값진 도전을 성사시키기도 했습니다. 원래 타이완어를 전혀 할 줄 몰랐던 그였지만, 지난 금종장 시상식 축하 무대에서 타이완어 노래 〈인생을 운전하다(運轉人生)〉를 완벽히 소화해 내며 대중과 팬들에게 큰 놀라움을 안겨주었죠. 

그의 부드러우면서도 아련하게 가슴을 파고드는 음색에 팬들의 폭발적인 요청이 이어졌고, 결국 이번 앨범에 데뷔 후 첫 타이완어 수록곡인 〈너 없는 미래(無你的將來)〉를 담아내게 되었습니다. 

완전히 낯선 언어의 발음과 가사의 깊은 뜻을 이해하기 위해, 천스안은 자신이 아는 모든 언어를 동원했는데요. 말레이어, 영어는 물론 한국어 발음기호까지 총동원해 가사를 한 자 한 자 적어가며 밤새 외웠다고 합니다. 

녹음실에서 가장 공을 들여 완성한 이 곡은, 따뜻한 타이완식 록 기반의 슬로우 록 리듬 위에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소중한 추억, 그리고 '너 없는 미래'를 향해 걸어가는 남자의 쓸쓸함을 깊고 농익은 감성으로 채워 넣었습니다. 

사랑에 아파하며 밤잠 이루지 못했던 적이 있거나, 꿈을 향해 달리는 외로운 길 위에서 지친 적이 있는 분들이라면, 오늘 천스안이 전하는 진솔한 목소리가 여러분의 마음을 따뜻하게 안아주길 바랍니다. 

오늘 멜로디 가든〉에서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엔딩곡으로 천스안의 〈너 없는 미래(無你的將來)〉 들려드리며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지금까지 진행에 진옥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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