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나기(1) -2026.08.08.(토)-국립고궁박물원 제대로 알기-
올해(2026) 한국의 여름은 극한 무더위로 폭염특보에까지 들었을 정도라고 한다. 아열대와 열대기후대에 있으며 1년 내내 상대습도가 높은 타이완의 경우, 땡볕 더위와 찜통 더위를 비록 몸이 기억을 해준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고생스럽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직 가시지 않은 한여름 무더위에 모든 분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오늘(8/8, 타이완의 ‘아버지날’) ‘국립고궁박물원 제대로 알기’에서는 국립고궁박물원(이하 약칭 ‘고궁’) 북부원구(이하 약칭 ‘타이베이 고궁’)와 남부원구(이하 약칭 ‘고궁 남원’)에서 관람객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하는 특전을 큐레이터와의 인터뷰와 함께 시리즈로 방송한다.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무더위를 이겨내고 또 어떻게 여름나기를 하며 즐겼을까? 서예ㆍ회화ㆍ각종 소재로 만든 기물을 아우르며 고궁 큐레이터들이 옛 경험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여름나기 특전’을 준비하였다.
당나라 시인 백낙천(백거이_白居易, 772-846년)의 <고열 제 항적사 선실(苦熱題恆寂師禪室)> 시문에서 “사람들은 모두 더위를 피해 미친 듯이 밖으로 나가지만, 오직 선사(스님)만은 방을 나서지 않는다. 선방(참선하는 방)에 더위가 닿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고요하면 몸도 곧 시원해지기 때문이다. (人人避暑走如狂,獨有禪師不出房;非是禪房無熱到,為人心靜身即涼。)”라는 명언이 담겨 있다. 즉 마음이 평온하면 외부 환경에 구애 받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는데, 이 시문에서 ‘심정 자연량(心靜自然涼)’이라는 숙어가 생기며 지금까지도 자주 쓰여지고 있다.
그렇지만 오늘날 도시 환경 속에서의 여름은 주행 차량이나 건물 냉방장치에서 배출된 열기로 인해 체감 온도는 더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어서 옛날엔 이렇게 덥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반대로 옛날에는 에어콘이 없었으니 한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기 위한 지혜를 발휘하였으리라 믿는다.

(음원)차이쥔이(蔡君彝), 국립고궁박물원 서화문헌처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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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彬的《歲華紀勝圖》〈結夏〉圖這張冊頁裡,可以看到有人在臨水的樓閣旁邊,前面有兩個大的棚架,裡面有像山一樣高的冰塊,還有很多如蓮藕、西瓜等夏天的瓜果,以及很多青銅器,它裡面可能裝著一些酒水等等。在這臨水樓閣的後方有一大座像冰山一樣,有兩層樓高的冰山。 명나라 화가 오빈(吳彬, 1573-1620년)의 <세화기승도(歲華紀勝圖)> 화첩 중의 <결하(結夏)>’도를 보면 물가 누각 앞에 커다란 천막 안에 대형 얼음과 연우(연꽃의 뿌리줄기), 수박 등 여름철 과일들이 있고, 청동기에는 아마도 주류나 음료수 등이 담겨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누각 뒤로는 2층 높이의 얼음으로 된 빙산이 보입니다. |

(음원)장즈광(張志光), 국립고궁박물원 기물처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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因為我們要視覺上的涼快,所以我們展出一件「水晶碗」,因為「水晶」呢,古人就稱它為是「千年冰」。以前的人看到這麼晶瑩剔透的水晶,他們認為這麼透亮的水晶跟冰塊很像,但是它又不會溶化,所以他們就認為說這可能是千年冰塊,放久了變成這樣子的一個物品。 시각적인 청량감도 즐깁니다. 그래서 이번에 ‘수정완’을 전시하였는데요. 옛날 사람들은 ‘수정’을 ‘천년빙’이라 불렀습니다. 옛 사람들은 이렇게 투명하고 깨끗한 수정은 얼음과 유사하면서도 녹지 않으니, 그들은 이게 아마 천 년 묵은 얼음일 것이다. 오래 두어서 이런 물건으로 변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

400년 전, 여름철 과일을 흐르는 개울물에 담궈 시원하게 먹는 건 상상이 가겠지만, 명나라 오빈(吳彬)의 그림에 빙산처럼 보이는 얼음이 있다고 하니 진정으로 즐거운 여름나기를 한 것 같아 보인다.
또한 얼음이 귀했던 시대에 맑고 투명한 ‘수정’을 영원히 녹지 않는 천년 얼음이라 상상했다는 것 또한 시각적인 것을 통해 슬기로운 여름나기를 한 것 같다.
한국 조선시대 정선(鄭歚)의 ‘하경산수도(夏景山水圖) (1713년, 견본담채, 179.7 x 97.3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에 더위를 피하는 그 시대 사람들의 모습이 산수화로 담겨있다. 아름다운 자연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이 인상적인데 중국 미술에서도 마찬가지로 풍경화를 통한 여름나기 그림이 아주 많다.

옛날 중국에서 사용한 원형이나 파초 잎 모양의 비단 부채와 접는 부채를 그림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전자는 주로 여성이, 후자는 주로 남성이 손에 쥐고 있는데 종이나 비단 소재 외에 상아로 만든 부채는 황실이나 귀족들의 전용물로 간주되어 왔다. 이번 ‘여름나기’ 전시에 ‘상아 부채: (감골 화조 상아석선-嵌骨花鳥象牙蓆扇)/상아 화조선(象牙花鳥扇)’는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부채의 손잡이나 부채의 장식품을 상아로 만든 것을 훨씬 뛰어넘어 매우 정교하고 화려하게 제작한 것으로, 궁정에서 일하는 장인들보다는 당시 광둥성 일원의 장인들 손에서 만들어진 것이 고궁에 많이 소장되어 있다. 상아 조각 장인은 먼저 상아를 특수 약물에 담가 부드럽게 만든 다음, 단단한 상아를 쪼개고 늘여 머리카락보다도 가늘고 두께가 고른 가는 실로 만든 후에 제작 과정 마지막으로는 정교한 직조 기법으로 돗자리 표면처럼 평평하고 섬세한 부채면을 짜고, 거기에 또 조각과 상감 및 테두리 장식을 결합하여 지금 특전에서 볼 수 있는 상아 부채를 완성할 수 있다. 코끼리의 엄니, 즉 상아로 부채를 만들어 화려한 장식을 더한 황실의 부채는 실제로 사용된 것인데, 고귀한 신분과 희귀 소재의 공예품으로 지금은 절대로 만들어지지 못하는 것이니 전시 기간에 직접 감상할 수 있다면 청량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믿어진다.
불교가 중국으로 전파되었을 때 진흙 속에서도 깨끗하게 피아나는 연꽃의 특성으로 깨달음과 수행, 청정한 성질 등을 상징하였다. 그래서 옛날에는 ‘연꽃’이 그림이나 자수나 공예품에서 자주 출현하였고 특히 여름철을 말할 때 계절을 대표하는 식물 ‘연꽃’을 곧바로 연상할 정도로 빼놓을 수 없는 소재였다.

이번 특전에서는 연꽃을 테마로 하는 서예와 그림 그리고 필통 등의 공예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중에 ‘채련(採蓮)’을 주제로 한 정교한 작품들이 여럿 있는데, ‘채련’이라고 하면 연꽃을 딴다는 뜻이고 더불어 마름의 열매, 물밤으로도 불리는 ‘능각’을 따는 이미지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보았을 때 한여름에 연꽃과 능각을 딴다는 건 ‘노동’에 가까운 활동이지 피서를 즐기기 위한 것은 아닌 것처럼 느꼈는데, 옛 문인들은 ‘채련’을 주제로 그린 작품이 적지 않다.
고궁 남원 ‘여름나기’ 특전의 수많은 걸작들 중에 오늘은 끝으로 명나라 4대 화가 당백호 (당인-唐寅, 1470-1524년)의 ‘채련도(採蓮圖)’를 소개하며 마무리하며 다음주에는 시리즈 2부를 보내드린다.
필자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명나라 화가 당백호의 ‘채련도’는 그림 뿐 아니라 서예가 어우러진 명작이다. 두루마리 형식의 이 작품은 5미터가 넘는 길이에 당백호의 그림, 문팽(文彭, 1498-1573년)이 초서로 쓴 서예 채련곡(採蓮曲)’, 명나라 유명 소장가 항원변(項元汴, 1525-1590년)이 보충하여 조금 채운 그림이 있고, 청나라 성세의 건륭제(1711-1799년, 재위 1735-1796년)의 제화시(주제 그림을 소재로 지은 시)를 한데 모아 한 폭의 ‘시서화합벽(詩書畫合璧)’의 명작이다.
‘채련도’는 작품 자체가 뛰어난 예술 창작이다. ‘채련’은 중국 강남지방 여름철 노동이기도 하며 역대 문인들의 붓을 빌려 남녀 간의 사랑 또는 실의에 빠진 심정, 고국이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상징하는 문화적 기호가 되었다. 당백호의 회화 재능을 비적할 만한 미술가는 많지 않다.
기타 특전 작품들은 추후 시리즈에서 계속 소개할 예정이다. -白兆美 취재/사진: 백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