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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화된 추론과 당파적 직관(2) 타이완_한국(월) - 2026-08-24

동기화된 추론과 당파적 직관(2)

-2026.08.24.(월)-시사평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거나, 믿고 싶은 것만 믿는 문제는 개개인 외에도 전반적인 사회에도 존재할 것이다.

지난 주 월요일(8/17)에 이어 오늘 (8월24일, 월) 시사평론에서는 동기화된 추론과 당파적 직관이 미디어에 대한 믿음 유무, 호감 여부를 좌우한다는 연구 보고를 토대로 2부를 진행한다.


학술지 ‘정치 커뮤니케이션’에 최근 발표된 논문 ‘적대적 허위정보 효과: 이념적 일치성이 허위정보의 표적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이끄는가’의 논문 저자는 반 에르켈 등 7명이다. 

2024년 유럽의회 선거 당시 독일ㆍ네덜란드ㆍ폴란드를 대상으로 실시한 패널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적대적 허위정보 효과'를 뒷받침하는 명확한 증거가 확인됐다. 시민들은 자신의 정당이 정치적 경쟁자보다 훨씬 더 많은 공격을 받고 있다고 인식했다. 또한 정치에 대한 관심도, 정당 동일시의 강도, 극단적인 이념 성향, 우파 성향이 강할수록 이러한 현상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적대적 미디어 효과가 허위정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영역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이는 사람들이 주변에 허위정보가 넘쳐난다고 느끼는 이유를 설명하고, 사람들이 허위정보를 정보 혼란과 각종 위협에 연결하는 상황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지금 중동에는 많은 충돌 상황이 진행 중이다. 그 전에도 조용할 날이 없는 것처럼 인식될 정도였는데 혹시 1982년의 사건을 기억하시는지? 내부의 종교적 갈등과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로 당시 레바논이 위태로운 상태에 놓여져 있을 때였다. 44년 전, 1982년9월 중순 레바논 베이루트 사브라와 인접해 있는 샤틸라 난민촌에서 팔레스타인 난민과 시아파 레바논 민간인들이 사망한 사건이다. 보통 ‘가해자’를 말할 때 거기에 ‘이스라엘군’과 레바논의 기독교 우익 민병대를 지목하게 된다. 레바논 제7대 대통령 당선인(바시르 제마엘)이 선출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암살 당함에 따른 보복, 그리고 레바논의 기독교 민주주의 정당 카타이브당이 이스라엘군의 감독 하에 난민촌에 들어가 수색을 한다고 했으나 사실상 무차별적인 학살을 자행했다는 보도가 눈에 띈다.

1982년9월16일부터 18일 사이 베이루트 지역 난민캠프에 있던 수천 명의 아랍 민간인이 이스라엘군의 지원을 받은 민병대에 의해 살해됐다.

그래서 우선 사건 발생 후 가장 먼저 그리고 최초의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적대적 미디어 효과'에 대해 연구한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의 로버트 발론, 리 로스, 마크 레퍼의 연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진행한 이 연구에는 교내 144명의 학생이 참여하였는데, 학생들 가운데 교내 친이스라엘 단체 또는 친아랍 단체에 소속된 학생들도 상당수였다고 한다.

연구진은 먼저 일련의 질문을 통해 참가자들의 중동 정세에 대한 견해와 당시 사건에 대한 지식 수준을 측정했다. 이어 미국 ABC, NBC, CBS 채널 전국 저녁 뉴스 프로그램에서 보도한 1982년 사브라-샤틸라 학살(즉 1982년 베이루트 난민캠프 학살 사건) 관련 대형 언론사에서 보도한 6편의 영상을 참여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동일한 사건 영상 6편을 본 참여자들에게 해당 보도에 편향성이 있었는지 평가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는 청취자님께서도 짐작하셨으리라 사료된다. 친이스라엘 성향의 학생들은 해당 뉴스 보도가 이스라엘에 강하게 편향됐다고 판단했고, 그와는 상반적으로 친아랍 성향의 학생들은 해당 보도가 팔레스타인인과 다른 아랍권 시민들에게 편향됐다고 확신했다. 즉 모두들 똑같은 영상 보도를 시청하였으나 서로들 자신이 지지하는 쪽이 억울한 것 같고, 언론사들의 보도는 상대방을 감싸준 것처럼 느꼈던 것같다.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더 낮은 기준을 적용했다고 생각하는 쪽은 친아랍 성향의 참가자들이다. 그들은 뉴스 프로그램이 다른 국가에 비해 이스라엘이라면 비난받아야 할 상황에서도 언론이 이를 용인하거나 정당화한다고 본 것이다. 그리고 해당 학살 사건에서 이스라엘이 져야 할 책임에 뉴스 프로그램이 충분한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이용 가능한 긍정적ㆍ부정적 정보 전체를 고려했을 때, 뉴스 편집진이 이스라엘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보다 훨씬 강한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했다.

친이스라엘 성향의 참가자들의 생각은 정반대이다. 그들은 뉴스 프로그램이 이스라엘에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한다고 생각했다. 즉 다른 국가라면 용인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언론이 이스라엘을 비난한다고 본 것이다. 친이스라엘 성향의 참여 학생들은 뉴스 프로그램이 다른 진영에 비해 학살 사건에서 이스라엘이 맡은 역할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췄다고 생각했으며, 이용 가능한 양면적 정보를 토대로 뉴스 편집진이 이스라엘에 대해 긍정적 이미지보다 훨씬 강한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어냈다고 판단했다.

이미 40여 년이 지난 연구이지만 지금 유사한 사건이 발생해도 인식에 대한 결과는 완전 양극화하다는 점은 다 같지 않을까?

여하튼 당시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은 영상을 시청한 뒤 "뉴스 프로그램 편집진의 개인적 관점은 우리 자신의 관점과 반대이다."라는 친이스라엘이든, 친아랍이든 결국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연구진은 참여자들의 중동 정세에 대한 견해와 당시 사건에 대한 지식 수준을 측정했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해당 연구는 지식 수준이 높은 이른바 뉴스 마니아들에게서도 특이한 결과를 발견할 수 있었다. 즉, 분쟁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었던 고지식 참가자일수록 자신의 이념적 성향이 지식과 편향 인식 사이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쳤다.

간단히 말해 지식 수준이 높다는 전제 하에 친이스라엘 성향 참가자는 뉴스 보도가 반이스라엘적이고, 친아랍 성향 참가자는 뉴스 보도가 반아랍적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결론이다. 당파적 지지자들에게는 더 많은 지식이 뉴스에서 더 많은 편향을 발견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립적인 참가자들에게는 더 많은 지식이 오히려 뉴스에서 편향되었다는 걸 발견하는 가능성이 낮았다는 결과로 나타났다.


패트릭 반 에르켈 등 연구진이 최근 발표한 논문 ‘적대적 허위정보 효과: 이념적 일치성이 허위정보의 표적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이끄는가’에서는 논문 적대적 미디어 효과에 관한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동일한 현상이 허위정보에도 적용되는지를 살펴봤다.

연구에 미디어 편향에 대한 인식을 증가시키는 다른 요인들도 확인되었는데, 여기에는 정치에 대한 높은 관심, 보다 극단적인 견해, 우파 이념, 정치적 경쟁자에 대한 적대감 증가, 기관에 대한 불신 등이 포함되었다.

또한 불확실한 상태를 오래 견디기보다 빠르게 명확한 답과 결론을 얻고자 하는 ‘인지적 종결 욕구’와 같은 심리적 특성도 미디어 편향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요인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2024년 유럽의회 선거를 전후해 독일ㆍ네덜란드ㆍ폴란드의 약 4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참가자들에게 어느 정당에 투표할 것인지, 그리고 어느 정당에는 "절대로 투표하지 않을 것인지"를 물었다. 유럽의 선거제도에는 미국보다 주요 정당이 더 많기 때문에, 연구진은 친이스라엘ㆍ친아랍 또는 민주당ㆍ공화당과 같은 단순한 구분보다 훨씬 다양한 정치적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후 참가자들은 해당 선거를 둘러싼 온라인상의 허위정보에 대해 생각하도록 요청받았다. 반드시 자신이 직접 접한 허위정보일 필요는 없었으며, 당시 정치적 허위정보 환경 전반에 대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인상을 바탕으로 답하도록 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1~7점 척도로 허위정보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과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정당을 각각 얼마나 "특별히 겨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평가하도록 했다.

1980년대에 미국에서 적대적 미디어 효과 연구를 진행한 것과는 달리 반 에르켈 등 연구진은 모든 참가자에게 동일한 미디어 자료를 보여주지 않았다. 그리고 특정 SNS, 페이스북 밈이나 틱톡 영상에 대한 반응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1982년의 TV 뉴스 영상은 당파적 지지자들이 평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상을 제공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허위정보'라는 개방적인 개념을 사용함으로써 참가자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미디어 환경의 모습을 자유롭게 투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물론 사람들이 실제로 접한 허위정보가 무엇이었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물었다면 더욱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 한편으로 특정 정보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유리하다면, 당파적 지지자들은 그것을 '허위정보'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낮아지고 오히려 좋은 정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은 이용자의 정치적 성향과 일치하는 허위정보를 매우 능숙하게 추천한다.


연구진은 무엇을 발견했을까? 뉴스 미디어에 대한 인식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허위정보 역시 자신이 속한 진영을 불균형적으로 겨냥한다고 믿는 경향을 보였다. 응답자의 49.6%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 허위정보의 '특별한 표적'이 되고 있다고 적어도 어느 정도 생각한다고 답한 반면, 그렇지 않다고 답한 사람은 21.5%에 불과했다.

반대로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정당에 대해 물었을 때는 결과가 뒤집혔다. 27.3%는 해당 정당이 적어도 어느 정도 특별히 겨냥되고 있다고 답했지만, 43.8%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러한 효과는 독일ㆍ네덜란드ㆍ폴란드 3국에서 대체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은 사람일수록 자신의 정당이 허위정보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았다. 정당에 대한 소속감이 강하거나 이념적 성향이 극단적일수록 이러한 경향 역시 강했다. 그러나 다른 편향 인식 연구와 마찬가지로 좌파와 우파 사이에는 뚜렷한 차이가 존재했다.

정치적 좌파와 우파 성향의 시민들을 비교한 결과, 우파 성향이 강한 시민들에게서 적대적 허위정보 효과가 훨씬 강하게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다른 모든 변수를 동일하게 유지했을 때, 완전히 우파에 가까운 사람들의 적대적 허위정보 효과는 완전히 좌파에 가까운 사람들보다 7점 척도에서 1.3점 높았다. 이 효과는 정치적 스펙트럼 전체에서 나타났지만, 시민들이 우파 성향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뚜렷해졌다.

연구진은 동기화된 추론과 사회정체성 이론에 기반하며, 여기에 정치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도, 정당 동일시, 이념적 극단성, 자신이 속한 정당의 선거 성과 등 몇 가지 핵심 조절 요인의 역할을 추가로 검토했다고 주장했다.

편향에 대한 인식은 전통적인 미디어 보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허위정보 전쟁에서 나타나는 편향에 대한 인식으로까지 확장된다. 이러한 발견은 허위정보가 더욱 넘쳐날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과, 사람들이 정보를 당파적 관점에서 처리하는 경향이 강한 양극화된 정치 환경에서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양극화된 정치 환경에서 '가짜뉴스'라는 개념은 결국 뉴스를 보는 사람의 주관적인 인식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되었다. 현실이 어떠하든, 최근에 발표된 연구 논문은 사람들이 허위정보를 인식하는 방식과 주류 언론을 인식하는 방식이 비슷하며, 두 경우 모두 강한 정서적 동일시와 동기화된 추론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는 결론으로 필자는 받아들여진다.-白兆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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