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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절] 비밀과 역사를 품은 옛 공군사령부의 재탄생 🚁

옛 공군사령부 작전빌딩 - 사진: 안우산
옛 공군사령부 작전빌딩 - 사진: 안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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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군인절의 유래 🔍

요즘처럼 국제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나라를 지키는 군인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죠. 지난 9월 3일은 중화민국의 국군의 날 ‘군인절(軍人節)’이었습니다. 매년 이날이면 모든 군인이 하루 휴가를 받는 것은 물론, 총통을 비롯한 정부 고위층이 국민혁명충렬사에 모여 호국영령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행사도 열립니다. 

사실 중화민국 건국 초기에는 군별로 기념일이 따로 있었는데요. 4월 1일은 군수지원의 날인 연근절(聯勤節), 7월 7일은 육군절, 8월 14일은 공군절, 9월 2일은 해군절, 12월 12일은 헌병절입니다. 이후 1955년에는 국군의 단결심을 강화하기 위해 중일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날인 9월 3일을 군인절로 통합 지정했죠.

2026 중화민국 모범 군인 수상자들 - 사진: CNA


옛 공군사령부의 새로운 역할 ✨

군인절을 맞아 타이베이 시내에 자리한 옛 공군사령부(空總)에서는 특별전 ‘스카이워드(Skyward·晴空季)’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9월 주말마다 ‘국군의 주말’ 이벤트가 진행되는 있고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굿 럭!(GOOD LUCK!骨力台灣-終戰八十特展)’도 오는 11월 15일까지 열리고 있습니다.

중화민국 공군의 역사를 소개하는 ‘굿 럭!’ 전시 현장 - 사진: 안우산

사실 이곳은 공군사령부가 2012년 다즈(大直)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되었는데요. 바로 사회혁신을 위한 문화 공간인 ‘타이완 당대문화실험장(C-LAB)’으로 탈바꿈한 겁니다. 2024년에는 국가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현재 단지에는 다양한 전시 공간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과 스타트업도 입주해 있고, AI 시대에 필요한 혁신과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그럼 오늘은 옛 공군사령부의 신비로운 베일을 함께 벗겨볼까요?


타이베이의 노른자위 땅 🍳 공업연구소에서 공군사령부로 

타이베이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지역을 꼽자면, 다안구(大安區) 런아이로(仁愛路)가 빠질 수 없는데요. 특히 임금 ‘제’자와 ‘보배 보’자를 조합한 ‘제보(帝寶)’는 유명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고급 아파트 단지입니다. 옛 공군사령부는 바로 이 제보 아파트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도심 한복판이지만, 시간을 일본 식민지 시대로 거슬로 올라가면, 다안구 일대는 농지였고, 타이완의 산업 발전과 함께 1939년 타이완총독부 공업연구소가 되었습니다. 공업연구소는 공업 제품의 연구와 조사, 시험 등을 담당했던 기관인데, 오늘날 타이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초 ‘공연초(工研醋)’가 바로 1941년 공업연구소 산하 식품공장에서 개발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공업 연구를 계속했으나, 1949년 중화민국 정부가 타이완으로 이전하면서 국방부 소관 토지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1950년, 공군 작전을 총괄하는 최고 지휘기관인 공군사령부가 이곳에 자리잡게 되었죠. 일본 식민지 시대에 세워진 붉은 벽돌 건물(古蹟大樓)을 중심으로, 단지에는 작전빌딩(戰情大樓), 도서관, 식당 등의 건물들이 차례로 들어서며 현재의 규모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 중 작전빌딩은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의 건축사 황바오위(黃寶瑜)가 설계를 맡았습니다.


옛 타이완총독부 공업연구소 사무실(古蹟大樓) - 사진: 안우산


공군 정찰 부대 ‘흑박쥐 중대’와 ‘흑묘 중대’ 🦇 🐈‍⬛

냉전 시기에는 항공기를 이용한 정보 수집이 매우 중요한 군사 작전이었는데요. 당시 일부 타이완 공군 조종사들은 무장이나 호위 없이 비밀리에 중국대륙으로 날아가 정찰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대표적인 부대는 1953년 창설된 공군 제34중대, ‘흑박쥐 중대(黑蝙蝠中隊)’와 1963년 창설된 공군 제35중대, ‘흑묘 중대(黑貓中隊)’였습니다. 흑박쥐 중대는 정찰기를 운용하며 저공에서 정보를 수집했고, 흑묘 중대는 고공에서 중국대륙의 군사 시설을 촬영해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또한 옛 공군사령부 인근에는 화이성(懷生)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자리하고 있는데요. ‘화이성’은 흑묘 중대 조종사 천화이(陳懷)의 이름에서 따온 겁니다. 검은 고양이를 형성화한 흑묘 중대의 로고가 바로 천화이가 직접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그는 1962년 한 정찰 임무에서 중공군에 의해 격추되어 전사했으며, 흑묘 중대 창설 후 처음으로 순국한 열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2025년 10월 10일 타오위안에서 열린 중화민국 국경일 행사에 등장한 흑묘 중대 조각상 - 사진: 인스타그램@sancheng624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천화이성 🫡

그런데 왜 학교 이름이 ‘화이성’일까요? 이 이름은 당시 장제스(蔣中正) 총통이 지어준 별호입니다. 당시 장제스 총통을 만난 천화이는 함께 찍은 사진에 사인을 해달라고 부탁했는데요. 총통이 그의 별명이 있냐고 묻자 천화이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결국 장제스 총통이 직접 ‘화이성’이라는 별호를 지어줬다고 합니다.

천화이가 순국한 후, 공군사령부 옆에 있던 공군 자녀 학교는 1967년 화이성 초등학교로 이름을 바꿨고, 이어 1969년 학교가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그 자리에 화이성 중학교가 설립되었습니다. 

장제스 총통이 스린(士林)관저에서 흑묘 중대 조종사 천화이를 접견했다. - 사진: 국사관

당시 조종사들이 목숨을 걸고 수행했던 비밀 임무는 민주화 이후 관련 자료가 공개되면서 비로소 대중에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헌신과 희생을 기억하며, 중화민국 공군의 군가를 함께 들어보시죠!


공군사령부에 묻혀 있었던 인권침해 사건들 💦 

국가를 위해 전쟁터에서 목숨을 바친 애국자뿐만 아니라, 정치범으로 삶을 마감한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권위주의 체제 아래 국가권력의 상징과 같았던 공군사령부에서는 부당한 인권침해 사건이 수없이 발생했는데요. 이 때문에 옛 공군사령부는 2022년 타이완 정부로부터 ‘불의의 유적지(不義遺址)’로 지정되었습니다.


‘굿 럭!’ 특별전에서 전시되고 있는 백색테러 인권침해 사건들 - 사진: 안우산


헤이룽장 출신 작가 메이지민의 빼앗긴 청춘 🍃

공군 출신, 작가로 알려진 메이지민(梅濟民) 상등병도 여기서 2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1955년 그의 상과이었던 자오싱우(趙星吾) 중위가 중공 방송을 청취했다는 죄목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처형되었는데요. 동시에 메이지민은 상관이 간첩 활동을 하는 것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되었습니다. 

또 다른 사건에서는 누군가가 벽에 ‘장제스를 타도하라(打倒蔣中正)’는 글을 남겼는데, 범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결국 군 당국은 메이지민의 필적이 범인의 것과 비슷하다고 주장하며 그를 지목했습니다. 그렇게 아무런 죄도 없는 그는 무려 19년 동안 감옥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삶에 대한 의지마저 거의 잃어버렸던 그는 감옥에서 고향인 중국 동북부 헤이룽장(黑龍江)을 그리워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출옥한 후에는 정치범 신분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과거에 써두었던 글을 출판사에 투고했는데, 결국 중국대륙에서 타이완으로 건너온 외성인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를 계기로 조금씩 자신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었습니다.

중국 헤이룽장을 배경으로 한 메이지민의 에세이집 《베이다황(北大荒)》 - 사진: C-LAB

이처럼 소중한 청춘을 국가권력에 빼앗긴 이야기는 오랫동안 공군사령부의 역사 속에 묻혀 있었습니다. 다행히 국가인권박물관이 2014년부터 추진해 온 ‘백색테러 유적지 조사’를 통해 이러한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문화실험실 🌟

그리고 공군사령부가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과정 역시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타이베이의 노른자위 땅인 만큼, 정부와 민간 모두 이 부지에 관심을 보였는데요. 일찍이 1989년부터 입법원 빌딩을 이곳에 건설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2012년 공군사령부가 이전한 이후에는 더욱 다양한 개발 방안이 제시되었죠. 제2의 ‘제보 아파트’를 건설하자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도쿄의 롯폰기처럼 복합 상업 공간으로 개발하자는 주장도 있었고, 국립고궁박물원의 전시장으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결국 2016년 차이잉원(蔡英文) 정부가 출범한 후, 당시 정리쥔(鄭麗君) 문화부장의 추진으로 문화 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문화예술 인재를 육성하고 새로운 문화적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취지에서 ‘타이완당대문화실험장’이 탄생한 거죠. 덕분에 오래된 건물들은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고, 지금 타이베이의 중요한 전시장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타이완 당대문화실험장(C-LAB) 입구 - 사진: 안우산


문화공간의 새로운 가능성 🎨

앞서 소개해 드린 전쟁 관련 전시 외에도,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타이완 테마관의 마스코트 ‘아위(a-We)’를 주인공으로 한 전시도 오는 11월 3일까지 옛 공군사령부 도서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오랜 역사를 간직한 건물에서 다채로운 전시를 즐겨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관련 프로그램:
오사카 엑스포와 함께 즐기는 타이완 문화 여행, ‘We Taiwan’ 전시회

옛 공군사령부 도서관에서 열리고 있는 ‘아위(a-We)’ 특별전 - 사진: 안우산

옛 공군사령부의 야외 전시 - 사진: 안우산

오늘 <랜드마크 원정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臺灣當代文化實驗場。
2. 鄭景雯,「帝寶對面神祕7公頃 開箱空總禁地4亮點:故宮建築師之作、地板藏實驗室遺跡」,天下雜誌。
3. 簡秀枝,「空總舊址的美麗與哀愁,公告現值254億元,市值近2千億元」,ARTouch。
4. 〈人物檔案——梅濟民〉,國家人權記憶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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