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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제만화상 2차례 수상! 신세대 만화가 줘쉬안(左萱) 🏆︎

《파초의 싹(芭蕉的芽)》으로 일본 국제만화상 은상을 수상한 타이완 만화가 줘쉬안(左萱, 본명 林佑萱 린유쉬안) - 사진: CNA
《파초의 싹(芭蕉的芽)》으로 일본 국제만화상 은상을 수상한 타이완 만화가 줘쉬안(左萱, 본명 林佑萱 린유쉬안) - 사진: CNA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 한 번이라도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을까요? 반복되는 삶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문학입니다. <포르모사 문학관>에서 타이완 특유의 문학 세계 속으로 함께 들어갑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포르모사 문학관> 시즌2의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머리가 헝클어진 풀처럼 흐트러져 있는 한 무리의 고등학생들이 거리에서 큰 소리로 웃고 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흔한 장면이지만, 1930년대 타이완에서는 매우 드물었는데요. 이들이 다니는 7년제 명문 고교 ‘타이완총독부 타이베이고등학교’는 일본 식민지 시대 타이완 학생의 유일한 대학 입학 통로이자 타이완에서 유일하게 두발 제한이 없는 학교였습니다. 졸업생은 당시 타이완의 유일한 대학인 타이완제국대학에 시험없이 직접 입학할 수 있어 거리에서 떠들어도 여전히 대중의 높은 존중을 받았습니다. 

위의 내용은 최근 일본 국제만화상 은상을 수상한 타이완 만화가 줘쉬안(左萱, 본명 林佑萱 린유쉬안)의 《파초의 싹(芭蕉的芽)》 첫 장면입니다. 자유와 학생자치를 표방하는 타이베이고등학교는 놀 줄도 알고 공부도 잘하는 학생으로 유명하며, 비록 23년밖에 존재하지 않았지만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 타이완 5대 명문가의 하나인 ‘루강 구씨 집안(鹿港辜家)’ 출신인 구콴민(辜寬敏) 전 총통부 국책고문과 구전푸(辜振甫) 전 해협료류기금회 이사장 등 타이완 본토 인재를 배출했습니다. 일본의 패배와 함께 1946년 타이완시범대학교 캠퍼스가 된 후, 타이베이고등학교의 관련 자료는 시범대 도서관에 보존되어 있습니다. 문학 언론사 ‘오픈북(Openbook閱讀誌)’의 보도에 따르면, 시범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줘쉬안은 타이베이고등학교를 연구하는 학자 차이진탕(蔡錦堂) 시범대 교수를 통해 《파초의 싹》의 창작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타이완 민간신앙을 주제로 한 데뷔작 《신의 고향(神之鄉)》을 통해 처음으로 일본 국제만화상을 수상한 뒤 장편만화의 주제를 고민하던 줘쉬안은 차이 교수로부터 타이베이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만화를 그리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한동안의 연구 끝에, 타이베이고등학교의 자유로운 교풍, 학생과 교사 간 수평적인 교류, 타이완인 학생과 일본인 학생 간의 우정,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강한 소속감 등이 모두 “다 같이 무언가를 위해 노력한다”는 자신의 창작 방향과 매우 부합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타이완인 학생과 일본인 학생이 같이 학교 간행물을 발간하는 이야기인 《파초의 싹》을 창작하기 시작했죠. 오늘은 타이완만의 문화와 정서를 만화로 살린 만화가 줘쉬안에 대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2월 출판된 《파초의 싹(芭蕉的芽)》 3권 - 사진: 가이야문화 출판사(蓋亞文化)


글로벌 독자를 사로잡은 보편적 가치 ✨️

줘쉬안의 경력을 살펴보면, 36세의 나이로 두 차례의 일본 국제만화상 수상이라는 놀라운 기록 외에도 데뷔작은 동명 드라마로 각색된 바 있어 타이완을 대표하는 신세대 만화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일본 외교부 주최의 국제만화상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만화대상으로, 만화계의 노벨상이라 불립니다. 2007년 창립 이래, 타이완 만화가는 금상(최우수상) 2개, 은상(우수상) 9개, 동상(입상) 21개의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올해 대상에는 총 95개국, 716개의 작품이 참가했는데, 이 중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파초의 싹》 수상 이유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전쟁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면서도 학교 내 자유롭고 개방적인 분위기가 몸소 느껴진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줘쉬안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자신이 느낀 감동을 더 많은 글로벌 독자들에게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줘쉬안의 작품은 대부분 타이완 역사와 문화에서 비롯됩니다. 그는 타이완 최대 전자책 플랫폼 리드무(讀墨)와의 인터뷰에서 타이완 만화를 항상 태국요리로 착각된 타이완음식 ‘달 새우전(月亮蝦餅)’으로 묘사하며, “타이완 만화는 타이완 음식처럼 여러 나라의 영향을 받아 현지 문화와 어우러지면서 결국 타이완만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러한 문화적 배경은 타이완 만화의 가장 큰 장점이 되어 창작의 자유도와 다양성에 튼튼한 기초를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쥐쉬안의 작품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타이완 요소가 작품의 큰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지만, 글로벌 독자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보편적 가치가 더욱 중요하죠. 데뷔작 《신의 고향》을 예로 들자면, 줘쉬안의 고향인 타오위안 다시(大溪)의 종교행사를 주제로 하지만, 핵심주제는 다시도, 종교도 아닌 ‘집’입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으로 문화 차이를 극복하고 보다 빠르게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참고로 현재 《신의 고향》은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베트남 등 국가에 판권이 판매되었습니다.


항상 태국요리로 착각된 타이완음식 ‘달 새우전(月亮蝦餅)’ - 사진: 위키백과

마찬가지로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파초의 싹》도 역사가 아니라, 젊은 학생들이 캠퍼스에서 누리는 자유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타이완인 최초로 미국 내셔널 북 어워드(National Book Award)를 수상한 양솽즈(楊双子)의《타이완 만유록(台灣漫遊錄)》중 식민지배를 당한 타이완인과 침략자인 일본인이 우정을 맺는 것처럼, 전쟁을 앞두고 곧 자유를 잃게 될 분위기 속에서 신분과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주인공의 시각을 통해 자유를 추구하는 과정을 다룹니다. 모국어로 교육을 받고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일본인 주인공과 달리, 의사 집안 출신으로 의사가 되기 위해 타이베이고등학교에 입학한 타이완인 주인공은 어려서부터 가족의 기대 속에 살았고 자기 의지가 없었습니다. 일본인 주인공을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문학 꿈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전자는 숭고한 이상을 품고 물불을 가리지 않는 반면, 후자는 조심스럽게 꿈을 지키는 쪽입니다. 두 사람이 자유를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가 다르기 때문이죠. 이에 줘쉬안은 “자유는 영원히 빛나는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입체적이고 유동적인 과정”이라며, “독자에게 답을 알려주기보다는 캐릭터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유에 대한 상상을 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관련 프로그램:
양솽즈 《타이완 만유록》, 타이완 최초로 美 내셔널 북 어워드 수상


올해 타이베이국제도서전에 참석한 줘쉬안 - 사진: CNA


고향을 위해 만화를 그린다 🖌︎

만화로 타이완만의 이야기를 글로벌 독자에게 들려주는 것 외에도, 줘쉬안은 고향 타오위안 다시에 있는 목공예생태박물관(大溪木藝生態博物館)의 초청으로 박물관 8개 역사적 건축을 의인화한 캐릭터를 디자인했습니다. 첫 번째로 대외 공개된 1호관은 온유한 이웃 언니, 다시의 역사를 전시하는 상설전시관은 고양이와 사진을 좋아하는 문화 소녀, 옛 헌병 기숙사인 특별전시관은 과묵하고 무예가 뛰어난 청년, 옛 경찰 기숙사인 목공예품 전시관 두 채는 사근사근한 목수와 개성있는 예술가, 청나라 시대 세워진 고택은 머리를 땋은 귀여운 여학생, 옛 공회당인 목가구 전시관은 우아한 쌍둥이 집사로 묘사되어 박물관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이에 줘쉬안은 어릴 때 폐허인 줄 알았던 건물들이 복원을 거쳐 박물관의 모습으로 다시 현지인들과 만나는 것을 보고 매우 감동이라며, 최근 집에 갈 때마다 다시가 좋아지고 있음을 실감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고향의 이야기를 그려낼 뿐만 아니라, 고향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쥐쉬안. 뛰어난 스토리텔링과 그림 실력으로 타이완 현지의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담아내면서도, 타이완 만화의 대중적 매력을 부각시켰습니다. 그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라이칭더 총통은 페이스북을 통해 “만화계의 오랜 노력과 정부의 지원을 통해 우리는 타이완 만화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줘쉬안을 비롯한 젊은 만화가들이 있기에 타이완 만화는 비로소 밝고 아름다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줘쉬안의 데뷔작 《신의 고향(神之鄉)》 - 사진: 가이야문화 출판사(蓋亞文化)

엔딩곡으로 《신의 고향》 동명 드라마의 OST, 왕스셴(王識賢)과 리위시(李玉璽)의 ‘간유리(毛玻璃)’를 띄워드리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포르모사 문학관>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左萱,《芭蕉的芽》。
2. 楊明珠,「台灣漫畫家左萱『芭蕉的芽』獲日本國際漫畫賞銀獎」,中央社。
3. 愛麗絲,「畫筆是魔杖,創作如奔向九又四分之三月台的路上——專訪二月店長左萱」,讀墨。
4. 「超萌古蹟住我隔壁!大溪木藝生態博物館擬人企畫」,CCC追漫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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