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뛰어난 연기력과 차분하고 단아한 분위기로 주목받고 있는 타이완 여배우 원전링(温貞菱)에 대해서 소개하겠습니다.
원전링은 1992년 10월 23일 타이베이에서 태어난 ‘혼혈 아이’입니다. 아버지는 타이완과 일본 혼혈이고, 어머니는 스페인과 필리핀 혈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2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어머니의 손에서 자랐는데, 어머니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3살 때부터 광고 모델로 활동하며 연예계에 입문했습니다. 18세이던 2010년에 드라마 <연을 잡는 손(牽紙鷂的手)>으로 정식 데뷔하며 본격적인 배우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이후 현재까지 30편 넘는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였으며, 그중 TV영화 작품 수가 3편이었는데, 원전링은 이 3편 TV영화로 타이완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방송시상식 금종장(金鐘獎)에 3번이나 진출했습니다. 이 3편 TV영화는 각각 2014년의 <새벽 봄(曉之春, Dawn / Spring)>, 2015년의 <아이(小孩)>, 2017년의 <마지막 구절(最後的詩句)>입니다.
2014년에 개봉한 <새벽 봄>은 문제아 전학생 ‘루자링’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며, 교육 문제, 학교 폭력, 가정 폭력 등 사회적 이슈들을 조명했습니다. 원전링은 이 영화에서 문제아 전학생 루자링으로 등장하며, 친부로부터 가정폭력을 동반한 성폭력을 겪어 성격이 비뚤어진 이 고난도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여 금종장 미니시리즈/TV영화 여우조연상 부문 후보에 오르고 수상까지 거머쥐었습니다.

TV영화 <새벽 봄(曉之春)> 포스터 - 사진: IMDb 페이지 캡쳐
또 원전링이 주연한 2015년 TV영화 <아이>는 집 없는 어린 부모의 고군분투기입니다. 고등학생 ‘바오리’와 여자 친구 ‘지아지아’는 뜻밖에 아이를 갖게 됩니다. 가정을 이루고 싶은 바오리는 학교를 그만두고 일을 찾아 나섭니다. 삶에 권태를 느낀 지아지아는 아르바이트 커피숍 주인과 사랑에 빠집니다. 일찍 부모가 돼 버린 소년과 소녀의 현실 대처법을 다룬 작품입니다. 원전링은 극 중에서 청소년 미혼모 ‘자이자이’ 역을 맡았습니다. 영화에는 그녀가 버스를 타고 펑펑 우는 아이를 달래면서 자신도 같이 통곡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 장면을 촬영할 당시 원전링의 몰입도 높은 연기가 현장에 있던 스태프들마저도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이 작품으로 제50회 금종장의 미니 시리즈/TV 영화 여우주연상 부문과 제17회 타이베이국제영화제의 최우수 여우주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주목받았습니다.

TV영화 <아이(小孩)> 스틸컷 - 사진: <아이>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또 원전링이 주연한 2017년 TV영화 <마지막 구절>은 ‘청년 빈곤’이라는 주제를 비관적인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냉혹한 현실에서 점점 서로에 대한 사랑과 삶에 대한 열정을 잃게 되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한 커플의 비극적인 운명을 그립니다. 이 TV영화는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스토리와 주연 배우들의 걸출한 연기로 큰 호평을 받으며 제52회 금종장 시상식에서 미니시리즈/TV영화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 등 4관왕을 차지한 데 이어, 부산국제영화제, 토론토릴아시안국제영화제, 스톡홀름국제영화제 등 해외 영화제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원전링은 극 중에서 여자주인공을 맡았는데, 출연 분량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지만,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금종장 미니시리즈/TV영화 여우주연상을 받아 역대 최연소 수상자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마지막 구절>의 엔딩곡인 ‘그 이끼는 유난히 눈에 띄어요’(有一塊青苔很明顯)>를 함께 듣겠습니다.

TV영화 <마지막 구절(最後的詩句)> 스틸컷 - 사진: PTS Originals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금종장 외에도, 원전링은 영화 <아호, 나의 아들(陽光普照, 2019)>과 <욕망의 그늘(不想一個人, 2021)>로 중화권 아카데미로 불리는 타이완 금마장(金馬獎)의 최우수 여우조연상 부문 후보에 2번 오르며 연기력을 거듭 입증했습니다. 그리고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 <출국사무소(出境事務所, 2015), <일파청(一把青, 2015)>, <육교 위의 마술사(天橋上的魔術師, 2021), <스카로(斯卡羅, 2021)> 등 화제작에 출연하며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소화해 내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카로>에서는 4개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스카로>는 소설 <괴뢰화(傀儡花)>를 기초로 한 12부작의 드라마로, 청나라 시기인 1867년, 미국이 자국 국적의 상선 로버호(Rover,羅妹號) 선원이 타이완 원주민 파이완족(排灣族)의 땅에 의도치 않게 들어가 살해당해 타이완을 공격했던 역사 사건을 다뤘습니다. 원전링은 극 중에서 혼혈로 영어, 하카어, 파이완족어, 민남어를 할 줄 알기 때문에 사건 관련 조사를 돕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4개 언어의 대사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와중에도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인 원전링은 이 캐릭터를 통해 다재다능한 배우로 인정받았습니다.

드라마 <스카로(斯卡羅)> 스틸컷 - 사진: <스카로>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또한 원전링은 연기 외에, 뮤지컬, 예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연예인들이 민박을 운영하며 일반인 투숙객과 함께 하는 모습을 담아낸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인 <아기돼지 세 마리(阮三个)>의 시즌2외 시즌3의 고정 멤버로 활약하며 금종장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 MC상 수상까지 했습니다.
데뷔 후 지금까지 10여년 간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작품 활동를 통해 폭넓은 끼와 열정을 입증하며 배우로서 탄탄한 내공을 다져온 원전링이 앞으로 어떠한 작품에서 어떠한 진화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오늘의 소개는 여기까지입니다. 엔딩곡으로는 원전링이 출연한 뮤직비디오 타이완 남자 싱어송라이터 리류팅(李友廷)의 ‘내가 너를 만날 때까지’(直到我遇見了你)를 띄어 드리면서 연예계 소식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Rti한국어방송의 진옥순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