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실제 당일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Rti한국어방송의 수요일 프로그램 랜선미식회입니다. 안녕하세요 랜선미식회 진행자 손전홍입니다.
서민음식의 진정한 꽃은 어떤 음식일까요?
아마도 그건 루러우판(滷肉飯)이 아닐까 싶네요.
주머니가 가벼워도 부담이 없고, 때로는 출출할 때 먹어도 아주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 루러우판은 대체적으로 만족도 또한 높습니다.
따끈한 흰 쌀밥 위에 다진 돼지고기, 간장, 설탕, 향신료를 넣고 졸인 윤기 좌르르 흐르는 루러우(滷肉)를 부어서
슥슥 비벼 먹는 루러우판!
루러우(滷肉)의 적당히 짭짤하면서도 특유의 향기로운 식감은 아주 매력적이어서 특별히 다른 반찬이 없어도 밥 한 그릇이 순식간에 없어져요.
루러우판…영어로는 ‘브레이즈드 포크 라이스(Braised Pork Rice)’로 번역되는데 한국말로는 ‘오향 돼지고기 덮밥’ 정도로 부를 수 있어요.
어쨌든 달콤하고 짭짤한 루러우(滷肉)에 따끈한 쌀밥을 비비고 나면 세상을 다 가진 듯 합니다.
선거는 곧 이미지 싸움입니다.
루러우판은 정치인들이 서민행보를 할 때마다 찾는 단골메뉴입니다.
정치인치고 루러우판을 들고 사진을 찍지 않은 이는 없습니다.
타이완 정치인들은 선거 때가 되면 어김없이 시장에 가서 루러우판을 먹으면서 ‘서민 이미지’를 보이기 위해 애를 씁니다.
2020년 제15대 중화민국 총통 선거를 앞두고 국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 당시 가오슝 시장이었던 한궈위(韓國瑜) 현(現) 입법원장과 '타이완의 트럼프'로 불리는 궈타이밍 훙하이(鴻海)정밀공업 창업자가 당시 택한 음식, 역시나 루러우판이었어요.
한궈위 입법원장과 궈타이밍 훙하이 창업자 모두 시장을 찾아 서민 대표음식 루러우판 먹방으로 소탈한 정치인의 이미지를 부각했습니다.

▲궈타이밍 훙하이 정밀공업 창업자가 루러우판을 먹고 있다. [사진= FTV(民視) 뉴스 화면 캡처]

▲지난 2020년 타이난에서 열린 루러우판 관련 행사에서 황웨이저 타이난시장이 밥 위에 루러우(滷肉)를 얹고 있다. [사진= 타이난시정부 제공]
각국 정상들과 정치인들이 펼치는 '음식 외교'는 밥 한 끼 먹는 것이 단순히 영양 섭취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정치인들이 방문한 그 나라의 대표적인 음식을 거리낌 없이 먹는 것은 친밀감을 보여주고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죠.
2023년 타이완 방문 중에 '루러우판 외교'를 펼친 프랑스 상원 대타이완 우호단체 위원장 알랑 리샤르(Alain Richard) 의원이 대표적입니다.
알랑 리샤르 의원은 당시 타이베이의 4대 야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화시제야시장(華西街夜市)의 유명한 서민식당 '샤오왕주과(小王煮瓜)'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1975년 문을 연 샤오왕주과는 50년 전통의 타이베이 대표 루러우판 맛집으로 미쉐린 빕 구르망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식당이에요.
당시 총통직에 있던 차이잉원 전 총통은 타이베이 대표 루러우판 맛집 샤오왕주과에서 알랑 리샤드 의원 일행에게 루러우판을 대접했는데…차이 전 총통은 알랑 의원 일행과 식사를 하기 위해 메뉴로 루러우판 등을 직접 주문했어요.
한국식 숟가락과 타이완식 숟가락 모양이 조금 다른데요.
타이완식 숟가락…깊게 패여 있는 것이 특징이에요.
주문한 루러우판이 나오자 타이완식 숟가락으로 루러우판을 맛있게 푹푹 떠 먹는 알랑 의원의 모습은 '소박함' 그 자체였고, 한동안 화제거리였어요.

▲알랑 리샤르 의원이 화시제야시장의 유명한 서민식당 '샤오왕주과(小王煮瓜)'에서 루러우판을 먹고 있다. [사진= 차이잉원 전 총통 유튜브 채널 캡처]
오늘 랜선미식회에선 오랫동안 서민 음식을 대표해온 루러우판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타이완인의 소울푸드, 루러우판
① 벨기에 맥주 ②이탈리아 나폴리 피자 ③프랑스 바게트 ④태국 똠양꿍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모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벨기에의 ‘맥주 문화’는 지난 2016년에, ▲이탈리아의 ‘나폴리 피자 만들기 기술’은 2017년에,▲프랑스의 ‘바게트빵 문화와 장인의 노하우’는 2022년에, ▲태국의 ‘똠양꿍 문화’는 비교적 최근인 2024년, 지난해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목록에 올랐습니다.
음식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건 지난 2010년부터인데요.
유네스코는 프랑스의 식문화를 ‘프랑스 사람들의 아름다운 식사(Repas gastronomique des Français)’라는 명칭으로 지난 2010년 무형문화유산에 올렸는데, 당시 세계의 음식문화가 유산에 오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 주목 받았어요.
프랑스의 ‘음식문화’가 무형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이후 무형문화유산에 음식문화를 올리기 위한 각국의 경쟁은 치열해졌어요.
중요한 건 ‘음식’이 아니라 ‘음식을 즐기는 문화’가 등재됐다는 것!
전 세계 곳곳의 음식문화는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데요.
여기서 타이완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인 루러우판(滷肉飯)문화가 등장할 차례입니다.
루러우판은 타이완 사람들의 소울푸드입니다.
타이완 근현대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으로, 가난했던 시절 루러우판은 고기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던 음식이었어요.
타이완의 국민 밥도둑! 루러우판은 간장, 설탕, 향신료를 넣고 졸인 다진 돼지고기를 흰 쌀밥 위에 얹은 요리에요.
타이완식 돼지고기 조림 덮밥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고소한 지방과 달짝지근한 간장이 밥알에 쏙쏙 배어들어 한국인의 입맛에도 찰떡!
중화민국 교통부관광서가 매년 새롭게 제작하는 타이완 미식 홍보 영상만 하더라도 빠지지 않고 등장해 온 타이완 대표 미식이 바로 이 루러우판인데,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루러우판, 모양만 따지면 결코 화려하지 않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무수한 재료들이 들어가 화려한 맛을 냅니다.
간장에 푹~졸여 커피 빛의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다진 돼지고기와 달걀을 가지런히 올려둔 루러판은 소위 말해 '그림이 됩니다'.
두 번째로 누구나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는 건데요.
루러우판은 육식을 즐기는 누구나 크게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을 만큼 무난한 맛으로 타이완 음식을 처음 접한 외국인들도 무척이나 좋아하죠.
마지막으로 값이 싸서 누구나 쉽게 사 먹을 수 있다는 겁니다.
치솟는 물가에 요즘은 뉴타이완달러 100원 한 장으로 점심 한 끼를 해결하기도 빠듯한 시대가 됐습니다.
그런데 타이베이에서도 물가가 가장 비싼 타이베이 101빌딩 인근 루러우판 점문점의 루러우판 한 그릇 가격은 뉴타이완달러 50원, 수도권 대학가 인근 루러우판 한 그릇은 다른 곳보다 보통 10원정도 더 저렴해요.
요즘 점심 식사 한끼에 보통 뉴타이완달러 100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50원 정도하는 루러우판 매우 저렴하고 무엇보다 맛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루러우판은 예나 지금이나 타이완 서민음식의 대표 주자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타이완 음식 중 외국에서도 유명하고 잘 팔리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미국, 일본, 심지어 한국에서도 루러우판을 발견하는 것이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타이완 사람들의 삶에 깊이 뿌린 내린 루러우판!
때문에 타이완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인 이 루러우판을 먹는 ‘루러우판 식문화’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최고의 루러우판을 찾아라”… 윈린현, 오는 12월 ‘루러우판 축제’ 개최
타이완인의 소울푸드 루러우판의 우수성을 알리고 대중화하고자 중화민국 농업 요충지 윈린현에서 루러우판 축제가 열릴 예정인데요.
타이완 남서부에 있는 윈린현(雲林縣)은 농업 요충지로서 농업 생산량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입니다.
특히 루러우판의 주 재료인▲쌀▲간장▲돼지고기 모두 윈린현의 비옥한 토지와 자연환경으로 생산량이 풍부합니다.
올해로 5회를 맞는 윈린루러우판축제는 오는 12월 6일 윈린현 구컹 녹색터널에서 진행됩니다.
윈린현정부는 제5회 윈린루러우판축제를 앞두고 지난 9월 23일(화) 유명 셰프와 함께하는 사전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장리산(張麗善) 윈린현장은 유명 요리사 장처우용(張邱永) 셰프와 함께 루러우판을 만들며 미식가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제5회 윈린루러우판축제 개막을 앞두고 지난 23일(화) 열린 사전행사에서 장리산 윈린현장과 장처우용(張邱永) 셰프가 루러우판을 만들고 있다. [사진= 윈린현정부 제공]

▲윈린현정부는 제5회 윈린루러우판축제 개막(12월 6일)을 앞두고 지난 23일(화) 사전행사를 개최했다. [사진= 윈린현정부 제공]
윈린루러우판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전국 최고의 루러우판을 뽑는 루러우판경연대회입니다.
루러우판 대회는 ‘루러우판 전문점’과 ‘개인 참가’ 두 가지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되고요.
참가자들은 각자의 특별한 루러우판 레시피로
또한 참가자들은 윈린현에서 나고 자란 식재료를 활용해 루러우판을 만드는 동시에 지역 식재료의 우수성과 매력을 널리 알릴 예정이에요.
장리산 윈린현장은 많은 분들이 윈린 구컹 녹색터널로 오셔서 축제를 함께 즐겨주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장리산 윈린현장: 윈린루러판축제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윈린에 오셔서 루러우판 한 그릇 꼭 드셔보세요. 윈린현의 루로우판은 아주 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안겨 드릴 겁니다.]
Rti 한국어방송의 수요일 프로그램 랜선미식회,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손전홍이었습니다. 저는 다음주 수요일 이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청취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참고자료
10월 1일(수) 랜선미식회 삽입곡[BGM: 마데르(Mader)- 맘보 타이베이(曼波台北,Mambo Taipei) (영화 ‘음식남녀’ 중에서)]
《總統府》 (2023. 4. 28.) <總統陪同法國參議院副議長李察訪團體驗臺灣小吃>, https://www.president.gov.tw/NEWS/27537?fbclid=IwAR3dwEymuslupGpxwrCNWqCilSaxktAmspSOioAzJkwfr4AOtVZV51pWWaY
《雲林縣政府》 (2025. 9. 23.) < 2025雲林滷肉飯節正式開跑 張麗善縣長聯手名廚張秋永創意示範 北港冠軍店家現場飄香>, https://www.yunlin.gov.tw/News_Content.aspx?n=1244&s=5649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