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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힘… 핑둥 원주민 무당 문화 《무당과 그녀들이 비롯된 땅》🧙‍♀

핑둥 원주민 무당 44명의 이야기를 다룬 《무당과 그녀들이 비롯된 땅》- 사진: CNA
핑둥 원주민 무당 44명의 이야기를 다룬 《무당과 그녀들이 비롯된 땅》- 사진: CNA

타이완 문학의 향기를 담아, 지금 <포르모사 문학관>의 문을 엽니다.


초자연적인 힘을 믿으시나요? 타이완에서는 종교가 일상의 일부인 만큼, 길을 걷다 보면 항상 사찰을 마주치게 되죠. ‘머리 위 삼 척에는 신이 계신다(舉頭三尺有神明)’는 속담처럼 하늘이 다 보고 있다는 믿음이 타이완인의 머릿속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원주민 문화에서도 종교는 막대한 힘을 가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공개적이고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한족의 사찰과 다르게 철저한 규범이 있고 외부인이 쉽게 다가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신비롭게 느껴지죠.

타이완 사찰 - 사진: 안우산

그중에서도 특히 ‘무당’은 마을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핵심 인물입니다. 신과 사람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로서 신의 뜻을 전하고 마을의 앞날을 안내하는 존재죠. 그런데 타이완은 긴 식민 역사와 서양 종교의 영향으로 이런 무당 문화는 급격히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타이완 최남단 핑둥(屏東) 지역에는 현재 40여 명의 무당만 남아 있고, 대부분 연세가 있으십니다. 서두르지 않으면 20년 안에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핑둥현정부가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지난 4월부터 이번 달까지 핑둥1936문화기지(屏菸1936文化基地)에서 ‘무당과 그녀들이 비롯된 땅(靈媒與她們的產地)’ 전시회를 열었는데요. 원주민 파이완족(排灣族)과 마카다오족(馬卡道族) 무당 44명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그 안에 담긴 정신까지 조명했습니다. 전시는 끝났지만, 같은 제목의 책이 최근 발간되었습니다. 이 기록 작업을 통해 무당 문화가 문화재로 인정받고 후대에 전승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계획이죠. 오늘은 이 특별한 책 《무당과 그녀들이 비롯된 땅》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지난 7일 열린 신간발표회 현장에는 무당들이 대거 참석했다. - 사진: CNA 


원주민 문화에서 보이지 않는 힘 ‘영력(靈力)’ 🪄

보이지 않는다면 존재하지 않는 걸까요? 우리가 있는 세상을 보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숨 쉬는 공기와 시원한 바람, 눈에 보이지 않아도 분명히 존재하죠. 하늘과 대화할 수 있는 ‘영력(靈力)’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은 어려움이나 알 수 없는 일을 마주하면 언제나 하늘을 묻습니다. 안 좋은 일이 오면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느냐”고 원망하고, 문제가 해결되면 또 “하늘이 도와줬다”고 하고, 답이 없는 것을 마주할 때 “이건 하늘의 뜻”이라고 말하죠. 종교란 바로 이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요?


파이완족의 조령신앙 - 사진: 문화부 국가문화자산국

타이완 원주민 문화에서는 이 ‘보이지 않는 존재’가 더 확고합니다. 하늘, 산, 바다, 나무, 동물, 조상… 세상의 모든 것에는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범영신앙(泛靈信仰)’이라고 부르죠. 숭배대상에 따라 자연을 모시는 ‘자연숭배(自然崇拜)’, 그리고 조상을 모시는 ‘조령숭배(祖靈崇拜)’로 나뉩니다. 또 하늘의 뜻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특별한 영력을 가진 자가 바로 ‘무당(靈媒, pulingaw/malada)’입니다. 엄격한 수행을 겨쳐 신과 사람 사이를 잇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왜 대부분이 여성일까요? 실제로 남성 무당도 있지만, 다수 부족에서 여성의 비중이 압도적입니다. 특히 핑둥 지역 파이완족은 무당이 전원 여성입니다. 생명을 품고 낳는 존재이기 때문이죠. 이번 전시 제목인 ‘그녀들이 비롯된 땅’은 단순한 지리적인 고향이 아니라, 여성의 몸을 생명의 기점으로 보는 시각에서 나온 말입니다. 보이지 않는 종교문화를 이해하려면 이 기점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뜻이죠.


 신비로운 분위기로 가득찬 전시회 현장 - 사진: 전시회 홈페이지


신의 픽! 무당 후보생들의 극한 수련기 🧑‍🎓

무당이 되려면 반드시 의식을 통과해야 합니다. 크게 3가지 방식의 전승이 있는데요. 첫째, 사제 관계를 통한 전수입니다. 하지만 스승이 먼저 제자를 찾을 수는 없고, 누군가 배우고 싶다는 뜻을 보일 때 신의 허락을 받아야만 가르칠 수 있습니다. 둘째, 세습제입니다. 조상 대대로 무당이 있는 가문, 특히 귀족 혈통일 경우 학습 과정이 조금 더 수월합니다. 셋째, 신령에게 직접 선택받는 경우입니다. 타고난 기억력이나 말재주를 지닌 이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훈련 과정도 방대합니다. 구전전설(tjaucikel), 신화(milimilingan), 의식에서 사용하는 경문(lada), 문화와 풍속(kakudanan), 자연의 법치, 지리지식까지 거의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모두 포함하는 수준입니다. 이 중 가장 어려운 과정은 경문을 환벽히 익히는 일인데요. 일상 언어와 전혀 다른 거의 새로운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신령에게 도움을 청하는 힘을 가진 언어라 조금만 틀려도 의식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랜 훈련이 필요하죠.


무당의 의상 - 사진: 전시회 홈페이지 

또한 무당이 의식을 집행할 때는 반드시 ‘기도의 상자(kanupitj/kanipi)’를 들고 있어야 합니다. 이 나무 상자에는 빨간색이나 검은색이 칠해져 있고, 파이완족의 상징인 ‘백보뱀(百步蛇)’과 ‘인면 문양(人面紋)’이 세겨져 있습니다. 조개껍데기, 도자기 조각, 화폐 장식이 붙어 있고, 안에는 칼, 돼지뼈, 진주 같은 ‘법기’가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길’을 상징하는 삼실도 함께 넣어두는데, 이는 무당과 신령이 같은 길에서 만나도록 안내하는 도구입니다.

무당의 도구들 - 사진: 전시회 홈페이지

이야기의 분위기를 조금 더 느껴보기 위해 핑둥 춘르향 출신의 파이완족 가수 다이아이링(戴愛玲)의 ‘Maleva(媽樂法)’를 함께 들어보시죠. 제목 Maleva는 파이완족어의 ‘기쁨’을 뜻합니다. 다이라이링은 귀족 혈통 출신이라 ‘공주’라는 별칭이 있는데, 그녀의 목소리에도 보이지 않는 영력이 담겨 있는 듯합니다.


선택받은 자들이 걷는 길 🛣️

이번 전시와 책에 수록된 이야기는 주로 핑둥 라이향(來義鄉), 춘르향(春日鄉), 무단향(牡丹鄉), 만주향(滿州鄉)의 무당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어서는 이 중 연세가 가장 높으신 장미지(張米枝), 무당 일을 가장 오래 해온 커첸화(柯千花), 그리고 가장 젊은 후야원(胡雅雯), 세 분을 함께 만나보겠습니다.

무당① 최고령 무당 장미지

먼저, 올해 95세인 장미지 무당은 50년 전의 어느 날, 바닷가에서 술을 마시면서 파도를 보던 중, 술병 안에서 나온 소리에 압도되었다고 합니다. 신령의 부름을 마주한 그는 감히 거절하지 못했고, 그렇게 무당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전승 방식으로 보면, 세 번째 방식에 속하죠. 그가 사용하는 법술은 ‘무자천서(無字天書)’, 글씨 없는 하늘의 서적이라고 하고, 실제 서적이 아니라 무당이 따라야 하는 법치를 의미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신령과의 길을 열 수 없습니다. 현재 장 여사는 연세 탓에 예전처럼 유창하게 과정을 설명할 수 없는데, 이것이 바로 현재 무당 문화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과제입니다.


장미지 무당 - 사진: 전시회 홈페이지

무당② 최다 의식 집행자 커첸화

다음은 커첸화 무당, 올해 78세로, 3살 때 무당이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일찍 하늘의 지시를 받아 이미 64년의 무당 경험이 있고, 마을에서 높은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그의 밑에는 젊은 제자 3명이 함께하며, 무당 문화 보급에 힘쓰고 있습니다. 수많은 의식을 집행해온 그는 “이 일의 요령은 모두 경험과 전승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합니다. AI시대가 와도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직업이 바로 무당이죠.


커첸화 무당 - 사진: 전시회 홈페이지

무당③ 최연소 무당 후야원 

마지막으로 후야원 무당은 커첸화의 제자 중 한 명으로 핑둥 지역에서 가장 젊은 무당입니다. 올해로 37세, 2019년 무당이 되었습니다. 교통사고에서 무사히 살아남은 후, 집안에서 무당 일을 하는 숙모에게서 조령의 계승자를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원래 가장 유력한 후보는 족어에 능한 후야원의 어머니였지만, 결국 후야원이 선택받았습니다. 가족들의 기대 속에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무당은 권력이 가진 자가 아니고, 자아를 내려놓고 조령의 뜻을 그대로 전해야 한다. 문화전승은 일부 사람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의 공동 책임이다.”


후야원 무당 - 사진: 전시회 홈페이지

그의 말처럼, 무당 문화는 타이완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무당이 되는 것은 사람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원해도 얻을 수 없는 거죠. 무당은 마을 우두머리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한 역할을 맡지만, 조령의 대변인으로서 마을의 미래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이 막대한 힘은 곧 책임이자 경외심입니다. 


무당과 그녀들이 비롯된 땅 🧙‍♀

오늘 소개한 내용은 모두 《무당과 그녀들이 비롯된 땅》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핑둥현 도서관(讀‧享空間, 屏東總圖書館)에서 책을 빌려 읽으실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이 보이지 않는 힘과 조화롭게 공존하며 무사히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오늘 <포르모사 문학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黃郁菁,「屏東靈媒文化特展專書 收錄44名原民靈媒生命故事」,中央社。
2. 羅欣貞,「屏縣《靈媒與她們的產地》專書發表 爭取靈媒文資身分」,自由藝文。
3. 靈媒與她們的產地|kiniveqacan nua pulingaw ——  屏東縣靈媒文化特展 ——。
4. 陳美鈴,《靈媒與她們的產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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