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실제 당일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꼭 먹어야 할 타이완 전통 음식부터 각 지역 특산물과 현대 감각을 더한 퓨전 음식까지 타이완을 대표하는 음식을 직접 맛보고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Rti한국어방송의 수요일 프로그램 랜선미식회입니다. 안녕하세요 랜선미식회 진행자 손전홍(sch@rti.org.tw)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뚝 떨어진 기온 때문에
부쩍 겨울을 실감하게 되는 1월입니다.
차가운 칼바람이 두 볼을 스치는 요즘.
반가운 겨울 아이템이 있습니다.
바로 겨울 길거리 간식입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겨울 길거리 간식 하나쯤은 있으실 텐데요.
겨울 길거리 간식하면 청취자 여러분은
어떤 간식들이 떠오르시나요?
한국에 계신 분이라면
십중팔구 추운 날씨에 호호 불어가며
한 입씩 베어 먹는 붕어빵, 꿀 호떡,
군고구마, 군밤,
뜨끈한 국물과 함께 한 입 먹으면
쫄깃한 어묵 등을 이야기하실 것 같아요.
붕어빵, 군밤, 꿀호떡, 호빵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겨울길거리 간식이죠.
그렇다면 타이완에는 어떤 겨울 간식들이 있을까요?
군밤, 카오리즈(烤栗子)의 제철은 겨울입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카오리즈를 마주하면
비로소 겨울이 왔구나 싶어요.
겨울임을 알리는 간식이 어디 카오리즈뿐일까요.
타이완식 파전 ‘총요우빙(蔥油餅)’ 등
겨울 간식이라 부를 만한 것들이 많습니다.
타이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겨울 간식은 무엇일까요?
일단 저의 대답은 깨물면 오독하며 터지는
중독성 강한 타이완식 소시지,
‘샹창(香腸)’임을 밝힙니다.
오늘 랜선미식회에선
타이완의 겨울철 길거리 간식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1월 지금 가장 맛있는 ‘귤’
날씨가 추워질수록 생각나는 과일!
겨울만 되면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간식,
바로 제철이 시작된 귤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단맛이 깊어지고 향이 진해져
겨울철에 특히 많이 소비되는 대표 시즌 과일로 꼽힙니다.
겨울은 제철 과일인 귤의 맛이 가장 좋은 시기인데…
귤하면 자이현(嘉義縣)을 생각할 만큼
타이완에서는 자이현이 주산지입니다.
특히 11월~1월은 자이현 귤이 당도 최고점에 오르는 제철 기간이라
껍질을 까는 순간 향이 확 퍼지고,
한 입 베어 물면 새콤함 뒤에 달콤함이 터지죠.
자이현의 감귤 재배 면적은 무려 3,000헥타르에 달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펑간(椪柑)류 품종은
1,700헥타르나 차지할 정도로 이곳의 주인공이죠.
특히 자이현 주치(竹崎)와 메이산(梅山) 이 두 지역은
타이완에서 가장 큰 펑칸 품종 귤 생산지로 유명합니다.
자이현 펑간은 조금 특별해요.
귤은 노랗게 익어야만 맛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자이현 펑간은 초록색 귤입니다.
겉껍질이 초록색이라서 '혹시 안 익은 거 아냐?'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천만의 말씀!
중남부의 뜨거운 햇살을 듬뿍 받아
껍질이 초록색일 때
이미 속은 꿀처럼 달콤하고 육즙이 꽉 차 있거든요.
여름에 나는 풋귤같이 겉만 초록이지 속은 달달한 자이현 펑간은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 환절기 건강에도 최고고요.
다 먹고 남은 껍질을 말린 것을 '진피(陳皮)' 또는
'청피(青皮)'라고 부르는데,
진피는 쉽게 말해 잘 익은 귤껍질을 말려 오래 보관한 약재를 말해요.
전통 중의약에서는 ‘오래될수록 보물’이라고 해서,
진피…묵을수록 그 향과 효능이 깊어진다고 하죠.
그렇다면 자이현 귤 껍질을 말린 약재
이 진피, 어디에 그렇게 좋을까요?
첫째, 답답한 속을 뻥 뚫어주는 ‘천연 소화제’ 역할을 합니다.
진피에 든 '리모넨' 성분은 위액 분비를 도와 소화를 촉진해요.
식후에 복부 팽만감이 있거나
체기가 있을 때 진피차 한 잔이면 속이 아주 편안해지죠.
둘째, 겨울철 지독한 가래와 기침의 천적입니다.
'조습화담(燥濕化痰)'이라고 해서,
몸 안의 나쁜 습기를 말리고 가래를 삭여주는 능력이 탁월해요.
호흡기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파수꾼인 셈이죠.
셋째, 마음의 뭉친 기운을 풀어줍니다.
스트레스 때문에 가슴이 답답하고
잠이 잘 안 올 때,
진피의 상큼한 향기를 맡으며 차를 마셔보세요.
기의 순환을 도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줍니다.
자이현 귤 껍질을 말린 진피…
약재로도 쓰이니 버릴 게 하나도 없죠.
그야말로 자연이 준 선물 아닐까요?
자이현에서 나는 귤은 지금 한창 수확철이라
가격도 저렴하고 맛은 최고입니다.
소중한 사람에게 마음을 전할 선물로,
혹은 나를 위한 건강한 겨울 간식으로
자이현의 귤 어떠신가요?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자이현의 겨울 햇살을 느껴보세요!
스테디 셀러, 고전 겨울 간식, 카오리즈
타닥타닥. 검게 그을린 밤들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자꾸만 튀어 오릅니다.
수북이 쌓인 군밤, 카오리즈를 후후 불어가며
하나씩 까먹다 보면 어느새 겨울의 추위는 뒷전이죠.
밤하면 타이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지역은 자이 다푸(大埔)와
난터우(南投) 궈싱(國姓) 등 지역이 있습니다.
타이완인들이 즐겨먹는 겨울철 대표 간식, 군밤 ‘카오리즈’
야들야들한 식감에 고소한 맛이 매력적인 음식이에요.
기름기 그득한 냄새, 총요우빙
사장님의 현란한 손놀림으로 둥그런 반죽이 철판 위로 다이빙합니다.
국자로 한번 눌러주면 타이완인들이 사랑하는 겨울 간식,
손바닥 크기의 총요우빙이 탄생합니다.
지글지글. 기름 굽는 소리와 함께 완성된 총요우빙 냄새는
겨울바람을 뚫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코에 스며듭니다.
고소하면서 쫄깃하고 바삭한 식감에
파 특유의 알싸한 맛이 더해진 총요우빙!
‘총요우빙’의 총(蔥)은 파를 뜻하고,
요우(油)는 기름,
빙(餅)은 전병을 의미합니다.
기름에 구워진 파전병이라는 이름처럼 주재료로 밀가루와 파만 들어갑니다.
그런데 타이완식 파전 ‘총요우빙’은
한국에서 익히 아는 파전과는 사뭇 다릅니다.
한국 파전은 파 위에 밀가루 반죽이 얹어진 모습을 하고 있지만,
타이완식 파전, 총요우오빙은
반죽을 숙성하고 그 속에 파를 넣는데…
한국의 호떡과 더 비슷한 것 같아요.
파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총요우빙은
자극적이지 않고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쫄깃하면서도 담백합니다.
한국의 종이컵 호떡같이
야시장이나 길거리 노점에선 총요우빙을 반으로 접어서
종이 봉투에 담아주데…
총요우빙의 생명은 소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입 먹으면 고소한 맛과 짭짤한 간장의 자극적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여기에 매운 소스를 넣으셔도 되고요.
또 달걀 하나를 추가해 넣어도 맛있습니다.
달걀을 추가한 총요우빙은 쫄깃함과 바삭함
그리고 그 속에 반숙으로 익은 꾸덕한 달걀 노른자의 고소함과
그 위에 발라져 있는 간장 양념,
마지막으로 듬뿍 들어 있는 파 특유의
알싸한 맛과 향은 알아서 더 무서운
타이완 국민 모두가 사랑하는 겨울 대표 맛입니다.
단짝의 매력을 품은 겨울 강식 강자, ‘샹창’
사계절 파는 샹창을 겨울 간식이라고 해도 될까 싶지만,
겨울에 더 맛있으면 겨울 간식인 거 아니겠습니까?
샹창은 돼지 살코기와 비게, 오향 등 각종 향신료,
설탕, 고량주 등을 섞은 소를
돼지 창자 속에 채워 넣어 만든 타이완식 소시지입니다.
샹창은 씹는 순간 ‘톡’하고 터지는 식감,
달큰 짭짤한 맛, 거기에 향긋한 고량주의 향기가 코로 뿜어져 나오죠.
숯불 위에 올라간 샹창에서 기름이 툭, 떨어지며 불꽃이 화르르 살아나고,
그 열기 속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
상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지 않나요?
타이완의 전설적인 듀오 동력화차(動力火車)는 1997년에 발표한 노래
‘널 사랑하지 않는다면 누구를 사랑할까(除了愛你還能愛誰)’에서 이렇게 노래했어요.
"비가 지나간 무지갯빛 세상, 토스트 반쪽,
식어버린 커피, 떠들썩한 거리, 샹창 굽는 향은
멀리 네가 사는 그곳에 밤을 떠오르게 해
大雨過後 霓虹的世界 半片土司 冷掉的咖啡 熱鬧的街 烤香腸的香味 想起遠方你的夜"
비가 그친 뒤 차가워진 공기 속에서 느껴지는 샹창 굽는 냄새가,
멀리 있는 연인의 밤을 떠오르게 한다고요.
누군가에게는 이 냄새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잊지 못할 추억의 향기였던 셈이죠.
사실 겨울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추위를 핑계 삼아 손에 쥘 수 있는 따스한 겨울 간식들이 있기 때문 아닐까요?
오늘 퇴근길엔 여러분의 마음을 달래줄
따끈한 겨울 간식 하나 품고 돌아가시면 좋겠습니다.
맛있게 먹고 든든하게 속을 채워서 추운 겨울도 건강하게 보내세요!
Rti 한국어방송의 수요일 프로그램 랜선미식회,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손전홍이었습니다. 저는 다음주 수요일 이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청취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참고자료
1월 14일(수) 랜선미식회 삽입곡
[BGM :종흥민(鍾興民) - 대돈황(大敦煌) (영화 ‘음식남녀2’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