臺ㆍ미 경제무역협상 결과 분석
-관세 15%, 추가 직접투자 2500억불, 신용 보증(융자) 2500억불
-한국의 한미 정상회담 공동자료 약속 v.s. 미국의 개별 협상
미국 상무부는 타이완의 대미 수출 관세가 15%로 인하될 예정이며, 타이완 기업들이 미국에 2,500억 달러를 직접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미국 현지시간(워싱턴 시간) 1월15일(타이베이시간 1월16일 새벽) 미국이 타이완산 제품에 적용하는 상호관세 세율이 전체적으로 15%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타이완의 반도체 및 과학기술 기업들은 미국에 최소 2,5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직접 투자를 진행하며, 타이완은 최소 2,500억 달러의 신용 보증을 제공할 예정이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타이완의 반도체 및 기술 기업들이 최소 2,500억 달러를 추가로 직접 투자해 미국 내에서 첨단 반도체, 에너지, 인공지능(AI) 분야의 생산 및 혁신 역량을 구축하고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투자와 관련해 상무부는 타이완이 최소 2,500억 달러의 신용 보증을 제공함으로써 타이완 기업들의 추가 투자를 촉진하고, 미국 내에서 완전한 반도체 공급망과 산업 생태계를 구축·확대하는 것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제(1/16) 중화민국 행정원에서 발표한 보도문에 따르면 ‘타이완의 상호관세를 15%로 인하하고 MFN(최혜국대우) 관세를 중복 적용하지 않기로 하고’, ‘반도체 및 반도체 파생 제품에 대해 232조 관세에서 최우대 대우를 확보하며’, ‘타이완 모델을 통한 미국 공급망 투자를 확대하고’, ‘타이완·미국 간의 AI 전략적 파트너십을 심화시킨다’는 등의 협상 설정 목표를 달성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타이완이 미국의 반도체산업을 훔쳐갔다고 수 차례 언급한 바 있고 미국의 무역 적자를 내게 한 주요 국가 중의 하나로, 타이완은 제6대 미국의 무역 적자 국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타이완이 이러한 대미 무역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건 제품 내용 중 반도체, 정보통신 제품과 전자 부품 등에 의한 것인데, 이는 미국이 입은 적자의 90%를 차지한다. 그렇게 보면 사실 공급망의 역할을 충실히 해서 우리가 높은 흑자를 본 것이고, 타이완이 미국에 피해를 가한 건 없다고 필자는 여긴다.
이러한 주장은 이번에 양국 간이 달성한 내용에서 ‘타이완 모델’을 통해 타이완 기업들이 미국 공급망에 진출하고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여 타이완의 첨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장하기로 한 점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행정원 타이완ㆍ미국 경제무역 업무소조가 작년에 여러 차례 대면과 비대면 협상을 하였고 워싱턴 시간 1월15일 최종 회의를 마치며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었다.
미국 상무부 장관 하워드 러트닉은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타이완의 전체 반도체 공급망 생산 능력 중 40%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중화민국 경제부 장관 공밍신은 어제(1/16) 오후 이에 관한 언급에서, 경제부에서 파악한 생산 계획을 근거로 한다면 미국 측의 바람과는 차이가 있으며, 또한 타이완은 앞으로 10년, 즉 2036년까지 타이완 생산 비중이 약 80%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러트닉은 40% 생산 비중을 어떻게 계산했었을까? 공밍신 장관은 ‘(러트닉이) 어떻게 계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미국 인텔, 한국 삼성과 SK하이닉스의 미국 투자를 모두 포함하여 계산했을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이 밖에 미국 반도체산업 분석가 밥 오도널은 미 서부(샌프란시스코)시간 16일 타이완 중앙사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반도체에 대한 시장 수요가 매우 크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지만, 핵심은 동력에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 제조 공정을 미국으로 끌어들여 더 많이 생산하고 있는 건 사실인데, 장기적으로 볼 경우 미국의 정책은 이미 진행 중인 추세를 강화하고 가속화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밥 오도널은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건 이미 어느 정도 진전되었으나, 그 과정에는 아주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 상무부 장관 러트닉의 40% 생산 발언에 대해서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대규모적인 프로젝트는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 트럼프 2기 임기 내에 완료되는 건 불가능하다’는 현실면을 지적했다.
공밍신 경제장관은 ‘만약 5나노미터 이하의 첨단공정을 기준으로 했을 경우 오는 2030년 타이완 생산과 미국 생산의 비중은 85% 대 15%로 예상되고, 오는 2036년에는 80% 대 20%의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타이완은 적어도 10년 동안 세계 반도체 생산의 중심지 위치를 지킬 수 있다는 뜻이다.
작년 4월초,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들고 나왔던 순간, 전 세계가 경악을 금하지 못하였다. 당시 타이완의 상황은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 절망스러웠다는 분위기였고, 그래서 행정원 경제무역담판소조가 여러 차례 미국을 오갔었다. 이게 드디어 타이베이 시간으로 어제(1/16) 새벽에 담판 결과가 도출되어 다소 안도의 한숨을 쉴 수가 있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미화 2500억 달러의 대미 직접 투자와 최소 2500억 불의 신용보증 제공 등의 아주 큰 자금을 미국에 투자해야 한다.
여하튼 상호관세라는 폭탄을 제거하였고, 담판 결과 타이완은 미국으로부터 공급망의 핵심 역할로 인정을 받았으며, 또한 지난 10여 년 만에 미국시장에서는 처음으로 한국 및 일본과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지금 타이완의 우세ㆍ강점 반도체와 전자 부품, 정보통신 제품 등 하이테크 산업 외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타이완 전통산업에 매우 큰 이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중화경제연구원 롄셴밍 원장이 분석했다.
이 외에 타이완 중앙사 특파원의 오늘(1/17) 도쿄발 보도에 따르면 타이완과 미국이 관세 협상을 완료한 이후, 미국 트럼프 정부는 다른 주요 반도체 생산국에 대한 압박을 계속 강화하고 있으며, 그중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나라는 한국이라고 전했다.
중앙사는 미국은 향후 반도체 관세 및 면제 기준을 ‘개별 협상’ 방식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명확히 밝히며, ‘타이완 모델’이 자동으로 다른 국가에 적용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미국이 지난 해 약속한 ‘다른 국가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지킬지 여부에 대해 우려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블룸버그의 뉴스를 참고한 보도이다. 상무부 장관 러트닉은 현지시간 1월16일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뉴욕주 시러큐스 인근 신공장 착공식에서 ‘메모리 칩 생산’과 관련해 언급한 데서 나온 예측이다. 이날 러트닉은 ‘메모리 칩을 생산하려는 자에게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다’며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비록 그는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한국과 타이완 등 주요 반도체 생산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 자료(Joint Fact Sheet)에 따르면, 미국은 반도체 관세 문제에서 한국이 다른 국가와 체결한 협정보다 불리한 조건을 받지 않도록 보장하기로 했으나, 비교 대상 국가는 한국보다 반도체 거래량이 많은 국가로 제한되어 있었고, 이 조항은 사실상 타이완을 겨냥한 것이며, 업계에서는 ‘적어도 타이완보다 불리하지 않을 것’으로 해석했던 바 있지만 타이완·미국 협상 세부 내용이 공개되면서, 미국이 ‘개별 협상’을 강조하고 있어, 석달 전의 그 약속이 실제로 어떻게 이행될지는 불확실하다. -白兆美
원고 ㆍ보도: 백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