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실제 당일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한 주 타이완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정리해 알려드리는 Rti 한국어방송의 금요일 프로그램 포르모사링크입니다. 안녕하세요 포르모사링크 진행자 손전홍(sch@rti.org.tw)입니다.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3주가 지났네요.
연초부터 반도체 업계 소식이 정말 뜨겁습니다.
특히 며칠 전이었죠, 1월 17일(토)에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
마이크론에서 발표한 소식이 업계의 화제입니다.
타이완의 리지디엔(力積電), PSMC의
반도체 생산 시설을 인수한다는 내용인데요.
"단순히 공장 하나 샀나 보다" 하고 넘기기엔
그 규모와 의미가 상당히 묵직합니다.
오늘 포르모사링크 키워드는
‘미국 마이크론, 타이완 공장 인수하며 생산력 확대 총력’입니다.
우리 지갑과 미래 산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 조목조목 짚어드릴게요.
‘마이크론, PSMC 공장 인수’ 핵심 정리…무엇을, 얼마에?
자, 먼저 팩트 체크부터 해볼까요?
미국 정부가 반도체 관세 카드로
타이완과 한국을 압박하는 가운데,
미국 기업들은 발 빠르게 ‘반도체 수퍼 사이클’에 올라타고 있습니다.
마이크론과 인텔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공장 인수와 신규 건설 등
생산 능력 확대와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요.
반도체 업계에선 전폭적인 정부 지원을 받는 미국 기업들이
타이완과 한국의 반도체 주도권을 빼앗으려 맹추격 중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3위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 17일(토) 공식 성명을 통해
타이완 먀오리 통뤄 과학단지(苗栗銅鑼科學園區) 소재
PSMC의 300mm(밀리미터) 팹 ‘P5’를
현금 미화 18억 달러에 인수하는 내용의
독점적 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거래 규모는 현금으로 미화 18억 달러,
한국 돈으로 약 2조 6천억 원이 넘는 거금입니다.
이 공장이 왜 중요하냐면요, 무려 30만 제곱피트(약 2만7871㎡) 규모의
300mm 웨이퍼 팹 클린룸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번 인수는 신규 착공보다 완성된 공장을 인수해서
빠른 시간 내 첨단 반도체를 양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여러분, 반도체 공장은 건설하고 클린룸을 조성하는 데만
보통 3~4년이 걸리거든요?
그런데 마이크론은 이미 다 지어진 공장을 통째로 사버린 거에요.
완공된 팹을 인수해 단번에 생산에 나설 수 있는 셈이죠.
반도체 공장은 착공 이후 클린룸 구축까지 수년이 걸리는 만큼
이미 완공된 시설을 확보해 시간을 단축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건데…
이번 인수에 대해 마이크론의 글로벌 운영 부문 총괄 부사장인
마니쉬 바티아는 이런 말을 했어요.
"지금 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완전히 추월했다.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시장에서
이번 인수를 통해 생산량을 늘려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즉, 물건이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니
하루라도 빨리 생산 라인을 확보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이번 2조 6천억 짜리 공장 인수에 담겨 있는 거죠.
왜 하필 타이완이고, 왜 지금인가?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점이 생기죠.
"마이크론은 미국 회사인데,
왜 굳이 타이완에 투자할까?" 하는 의문입니다.
사실 마이크론에게 타이완은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번에 인수하는 통뤄과학단지 소재 PSMC의 P5팹은
마이크론의 기존 타이중 거점과 아주 가깝습니다.
바로 옆 동네에 공장을 하나 더 갖게 되니
관리하기도 편하고, 시너지 효과도 엄청나겠죠.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전략적 파트너십'입니다.
공장만 매입해오는 게 아니라, PSMC와 손을 잡고
웨이퍼 후공정 조립·패키징 분야에서 장기 협력하기로 했거든요.
PSMC는 공식 성명에서
"마이크론이 D램 첨단 패키징 웨이퍼 제조 분야에서
우리와 장기 파운드리 협력 관계를 맺고,
특수 D램 공정 기술 향상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즉 PSMC 입장에서는 공장을 팔아 현금을 챙기면서
마이크론의 선진 기술을 배울 기회를 얻은 거고,
마이크론은 당장 부족한 생산 능력을 '급행열차' 탄 것처럼 빠르게 확보한 겁니다.
이번 거래는 최종 계약 체결과 규제 승인 등을 거쳐
올해 2분기까지 마무리 될 예정인데요.
이 거래가 올해 2분기 안에 마무리되면,
마이크론은 P5 부지의 소유권과 운영권을 확보해
단계적으로 D램 생산 설비를 구축해서
2027년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D램을 찍어낼 예정이라고 하네요.
PSMC는 어떤 기업일까?
반도체 위탁생산, 파운드리 기업,
D램 세계 6위 기업,
타이완을 대표하는 기업,
모두 PSMC란 이름 앞에 따르는 수식어입니다.
PSMC의 정식 명칭은 리징지청디엔즈즈자오(力晶積成電子製造公司,Powerchip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rporation)입니다.
타이완에선 리지디엔이라 불리며 TSMC와 함께 이공계 종사자를 넘어 모든 사람들의 꿈의 직장이기도 합니다.
PSMC는 성숙 공정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를 함께 생산하는 타이완 대표 기업이에요.
2025년 지난해 2분기(7~9월 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매출이 10위를 기록하기도 했고요.
타이완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매출은
전 분기보다 14.6% 증가한 미화 417억 달러,
한국 돈 58조88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중국의 대규모 소비 진작 정책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PC 같은 전자기기 수요를 견인하고,
이에 따른 업계발 선제 재고 확보가 맞물린 영향입니다.
시장 활황으로 상위 10개 파운드리 업체 모두
웨이퍼 출하량과 용량 활용도 면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는데…
특히 1위 TSMC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8.5% 증가한
미화 302억4000만 달러로 시장 성장률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힘입어 시장 점유율은 67.6%에서 70.2%로 확대됐죠.
그 뒤를 이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닌텐도 스위치2 수요 증가로
매출 미화 31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매출 증가율이 시장 성장률보다 낮으면서
시장점유율은 7.7%에서 7.3%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6위 이하 2군 파운드리 업체 실적도 전반적으로 개선됐습니다.
중국의 SMIC는 매출 미화 22억1000만 달러로
5.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6위에 올랐고,
타이완 UMC와 미국 글로벌파운드리는
각각 매출 미화 19억달러와 16억9000만 달러로
4.4%와 3.9%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4위와 5위에 자리잡았고요.
그 외 ▲타이완의 뱅가드가 7위 ▲이스라엘의 타워가 8위
▲중국의 넥스칩이 9위 ▲타이완의 PSMC가 10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2025년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 실적 현황. [사진출처 = 트렌드포스]
PSMC의 현재 주력 사업은 파운드리지만
2010년대 초반까지 메모리에 집중해온 전력이 있어 관련 역량이 매우 높습니다.
D램(DRAM)은 데이터를 일시 저장하는 메모리로
PSMC는 특히 이 D램 시장에서 글로벌 6위 기업이기도 해요.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전체 매출에서
한국의 SK하이닉스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선두를 유지했습니다.
매출은 1분기보다 25.8% 증가한 미화 122억3천만 달러에 달했으며,
점유율은 36%에서 38.7%로 증가하면서 1위를 유지했습니다.
한국의 삼성전자는 매출이 증가했지만
점유율이 소폭 감소하며 2위에 머물렀습니다.
3위를 차지한 마이크론 역시 매출은 5.7%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24.3%에서 22.0%로 줄었고요.
4위부터 6위까지는 ▲난야테크놀로지 ▲윈본드
▲PSMC 순으로 모두 타이완 기업이 차지했습니다.
이들은 각각 1.1%, 0.6%, 0.1%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어요.

▲트렌드포스가 조사한 2025년 2분기 D램 시장 매출 점유율. [사진출처 = 트렌드포스]
글로벌 D램 시장 6위인 PSMC의 P5팹을 흡수한 3위 마이크론!
마이크론은 이번 인수로 타이완 내 생산 능력을 한층 더 높이게 됐습니다.
사실 마이크론은 타이완 전공전 기반을 확장하기 위해
지난 2008년 타이완 D램 제조업체 이노테라 메모리즈(Inotera Memories)에 투자를 시작했고,
2016년에는 지분 100%를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습니다.
이후 2013년엔 일본 엘피다 메모리(Elpida Memory)에 파산 지원 과정에서
엘피다의 전 지분을 확보하는 동시에 엘피다 자회사였던
렉스칩 일렉트로닉스(Rexchip Electronics)도 인수했고요.
이후 마이크론은 이들 생산 거점을 바탕으로 증설을 지속해왔는데…
타이완 디스플레이 제조사 AUO(友達光電)가 보유한
3만 2,500제곱미터 타이중 공장과
태양광 자회사 AUO 크리스탈이 보유한 14만6,033제곱미터 타이난 공장 등을 인수해
웨이퍼 테스트부터 금속화 공정, 패키징까지
타이완 내에서 마무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놨습니다.
현재 마이크론 생산량 50% 이상이 타이완에서 나오고 있는데…
TSMC 등 주요 파운드리가 위치해 있음은 물론
IT 완제품의 글로벌 생산기지인 타이완 내 원활한 메모리 공급을 노린 전략이라고 볼 수 있어요.
어쨌든 이번 인수는 마이크론의 첨단 공정 D램 생산 확대와 함께
PSMC의 성숙 공정 기반 D램 사업 유지에도 유리하고
더 나아가 한국 반도체를 추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 전체 D램 시장에서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약 22.0%로,
SK하이닉스(38.7%)와 삼성전자(32,07%)에 밀리고 있어요.
만년 3등으로 꼽혀온 마이크론!
AI(인공지능) 붐을 타고 메모리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지자,
공격적인 타이완 투자를 발판으로 점유율을 크게 올리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따라잡겠다는 전략을 펴는 건데…
메모리 공급과 수요 역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이 PSMC의 P5 팹을 현금 18억 달러에 인수하기 위한
의향서에 서명했다고 발표하자,
이 소식에 19일(월) 타이완 증시에서 PSMC 주가는 약 9% 상승했습니다.
마이크론의 주가도 올랐는데…
20일(화) 미국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7.76% 오른 362.75달러에 마감했습니다.
마이크론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15% 이상 상승했습니다.
자, 그럼 이 뉴스를 듣고 긴장할 사람들은 누굴까요?
맞습니다. 한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겠죠.
지금 전 세계는 AI 열풍으로 고대역폭 메모리,
즉 HBM 같은 고성능 메모리 확보 전쟁 중입니다.
마이크론이 이렇게 타이완에서 생산량을 확 늘리면,
시장 점유율 싸움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타이완은 TSMC라는 파운드리 거인이 버티고 있는 곳이라,
마이크론이 TSMC와의 협력을 강화하기에도 최적의 장소죠.
한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강력한 경쟁자가 더 크고 단단한 무기를 장착하게 된 셈이니,
올 한 해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 다툼이 정말 볼만해질 것 같습니다.
오늘은 마이크론이 한국 돈 2조원 이상을 들여
타이완 반도체 공장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빠른 놈이 강한 놈을 이긴다"는 말처럼,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캐파(생산능력)을 늘려가며
속도전으로 승부를 건 마이크론!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밀려 만년 3등 신세를 면치 못했던 마이크론의 전략이
시장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Rti 한국어방송의 금요일 프로그램 포르모사링크,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손전홍이었습니다. 저는 다음주 금요일 이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청취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참고자료
1월 23일(금) 포르모사링크 삽입곡
[BGM: 조지 거슈윈 : 랩소디 인 블루(G. Gershwin, Rhapsody in Blue)(영화 ‘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 중에서)]
《TrendForce》 (2025. 8. 28.) <2025年第二季全球前十大晶圓代工營收排名>,https://www.trendforce.com.tw/research/download/RP250828SU
《TrendForce》 (2025. 9. 2.) <TrendForce: 2Q25 DRAM營收季增17.1%,SK hynix市占擴大、台廠成長力道強勁>,https://www.trendforce.com.tw/presscenter/news/20250902-1269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