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실제 당일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한 주 타이완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정리해 알려드리는 Rti 한국어방송의 금요일 프로그램 포르모사링크입니다. 안녕하세요 포르모사링크 진행자 손전홍(sch@rti.org.tw)입니다.
21세기판 트로이목마 작전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때는 2025년 6월 1일,
컨테이너 트럭에 숨은 채 러시아로 반입된 우크라이나의 자폭 드론 117대가
러시아 공군기지 4곳에 날아들었는데요.
스파이더 웹(Spider Web)이라 명명된 이 작전!
우크라이나 주장으론 총 41대의 러시아 군용기가 파괴됐습니다.
1941년 ‘진주만 공습’을 떠올리게 하는 성공적인 기습공격이었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목격된 드론 떼 공격,
AI 기반 표적 식별 등은
현대전에서 드론이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보여줍니다.
중화민국, 타이완 역시 중국의 군사 위협에 맞서
향후 8년간 뉴타이완달러 1조 2,500억 원,
한국 돈으로 약 4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부어
드론 20만대와 무인 수상정 1천여 척을 확보하는
새로운 국방예산안을 공개했습니다.
고가의 전투기와 대형 함정은
중국의 막대한 물량과 미사일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저비용, 고효율의 무인 무기로 압도적인 물량 공세를 펼쳐
적의 상륙시도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겁니다.
중화민국 국방부가 발표한 새로운 국방 특별 예산안은
거대 강국 중국에 맞서기 위한 '비대칭 전력'의 핵심인
이른바 '모기떼 전술(Mosquito Swarm Tactics)'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값비싼 창(전투기) 대신 치명적인 모기떼(드론)를 선택한
타이완의 결단이 향후 타이완해협의 긴장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오늘 포르모사링크 키워드는
‘臺 국방부 ‘새 군사특별예산’ 공개, 무인기 20만대·무인정 1천척 도입’입니다.
거대 파리의 날갯짓을 연상케 하는 이 소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군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소리입니다.
적군의 드론이 그들을 발견했거나 곧 공격할 거란 뜻이기 때문이죠.
2022년 우크라이나-러시아,
2023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025년 이스라엘-이란…
전 세계에서 전쟁이 잇따르는 2020년대,
전장의 중심에 선 드론은 전쟁을 마치 게임처럼 바꿔놓고 있습니다.
여러분, 여름밤 잠자리에 들었을 때
귓가에 맴도는 모기 소리, 경험해 보셨죠?
한두 마리만 있어도 신경이 곤두서는데,
만약 수만 마리의 모기가 한꺼번에 덤벼든다면 어떨까요?
상상만 해도 끔찍하죠.
그런데 지금 타이완이 이 무시무시한
'모기떼'를 군사 전략으로 가져왔습니다.
고가의 전투기나 거대한 함정 대신
수십만 대의 드론으로 중국의 침공을 막겠다는 건데요.
타이완이 한국 돈 약 40조 원을 투입해 준비 중인
'타이완판 드론떼 전술'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지난 1월 19일이었죠.
구리슝 국방부장이 대한민국 국회 격인
중화민국 입법원에서 아주 파격적인 보고를 했습니다.
바로 2026년부터 2033년까지 향후 8년간 약 40조 원,
타이완 현지 화폐로는 뉴타이완달러 1조 2,500억 원을 투입하는 '특별예산안'인데요.
이름부터 비장합니다. '방위 회복력 및 비대칭 전력 강화 특별예산(強化防衛韌性及不對稱戰力特別預算)'.
여기서 핵심 키워드는 '비대칭 전력'입니다.
중국이 거대한 항공모함과 수많은 미사일로 밀고 들어올 때,
똑같이 배와 비행기로 맞서기엔 체급 차이가 너무 크죠.
그래서 타이완은 전략을 바꿨습니다.
"너희가 큰 배를 가져오면, 우리는 수만 대의 드론으로 구멍을 내주겠다!"
이게 바로 '타이완의 방패((台灣之盾·T-Dome)' 전략의 청사진입니다.
[참고 : 라이칭더 총통은 지난해(2025년) 10월 10일 중화민국 국경일 쌍십절 연설에서
타이완의 방패 즉 타이완판 아이언돔인 T-돔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타이완판 아이언돔, T-돔은 갈수록 거세지는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인데…
타이완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통하는 천궁(天弓) 미사일 등의 규모를 대폭 늘리는 동시에
타이완 섬 곳곳에 배치된 레이더가 탐지한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적절한 위치에 있는 발사대가 즉각 대응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드론부터 대함 미사일, 통신망, 전장 인식 능력, 통합 방공·미사일 방어망 등등
비용 효율적인 비대칭 전력에 집중하는 전략입니다.]
중화민국 입법원 외교국방위원회는 지난 1월 19일,
비공개회의를 열어 구리슝 국방부장으로부터
대규모 무인 전력 확충을 위한 군사특별예산안을 보고 받았습니다.
향후 8년간 한국 돈 40조원을 쏟아 부어 무인 전력을 도입하는 게 핵심입니다.
40조원…숫자만 들어선 감이 안오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무기들이 투입될까요?
숫자가 정말 압도적입니다.
우선 드론이 무려 20만 대입니다.
미국 앤듀릴(Anduril)의 공격용 드론인 알티우스-600M과
알티우스 700M 같은 검증된 연안 감시, 정찰,
폭탄 투하 등이 가능한 다양한 유형의 드론들이 대거 도입됩니다.
특히 대한민국의 국방과학연구소에 해당하는
중화민국 국가중산과학연구원 (國家中山科學研究院)이 순수 기술로 개발한
'CL-20'이라는 고성능 폭약이 이 드론들에 탑재될 예정입니다.
[참고 : 국가중산과학연구원은 CL-20 제조 생산 기술을 성공적으로 확보하여
2025년 11월 국가핵심관건기술(國家核心關鍵技術)로 분류했습니다.]
폭약의 왕(炸藥之王) 으로 불리는 'CL-20'은
기존보다 파괴력이 40%나 강해서
중국군의 주력 전차나 장갑차를 단숨에 무력화로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어쨌든 화력 보강이 확실한데…이번 발표의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어요.
바다도 가만두지 않습니다.
국방부는 무려 20만 대 이상의 드론을 확보하고,
바다를 누비는 무인 수상정 1,000척을 띄울 계획입니다.
단순히 숫자만 채우는 게 아닙니다.
국방부는 여기에 ‘AI 의사결정 시스템’을 얹었습니다.
사람이 일일이 조종하지 않아도 AI가
지휘 통제부터 표적 식별, 타격에 이르는
자동화 킬체인(Kill Chain)을 구축하겠다는 거죠.
이제 SF 영화 속 전쟁이 현실이 되는 겁니다.
쉽게 말해, 표적을 자동 타격할 수 있게 설계된 AI 기반의 무인 수상정으로
중국군의 상륙 속도보다 빠른 대응 속도를 확보한다는 전략인데…
우크라이나가 흑해에서 러시아 함대를 괴롭혔던 그 방식 그대로,
타이완해협을 중국 함대의 무덤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에요.
중화민국 행정원의 최신 시정 보고서에서 아주 중요한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우리 하늘과 바다는 우리 기술로 지킨다”입니다.
사실 그동안 '미국산 무기 대량 구매' 같은 뉴스에 익숙했잖아요?
이번 뉴타이완달러 1조 2,500억(한화 약 40조원) 규모의
새로운 국방 예산 편성에서 눈에 띄는 점은,
미국 무기 구매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핵심 원칙은 ‘자체 제작 우선, 군·상업 구매 보조(自製優先、軍(商)購為輔)입니다.
즉, 국가중산과학연구원이 개발한 무인 무기 시스템을 주력으로 세우고,
민간 기술을 보조적으로 결합하는 '타이완 드론 국가팀' 전략인 거죠.
'메이드 인 타이완(MIT)' 방어 시스템이라니 든든하잖아요?
행정원의 시정 보고서에 따르면, 이제 타이완은
'타이완 드론 국가팀'을 결성해서 중국의 위협에 맞섭니다.
그 중심에는 국가중산과학연구원이 개발한
‘원격 드론 방어 시스템(遙控無人機防禦系統,UDS)’이 있습니다.
이 녀석, 아주 똑똑합니다.
25kg 이하의 소형 드론이 5km 밖에서 접근하면 레이더로 딱 잡아내고,
카메라로 정체를 식별한 뒤에, 강력한 전파를 쏴서 먹통으로 만들어버리는 ‘소프트 킬’ 능력을 갖췄습니다.
한마디로 하늘의 거미줄 같은 녀석이죠.
이번 발표가 의미 있는 이유는 단순히 장비를 늘리는 게 아니라,
드론 공급망에서 중국산을 완전히 배제하는 ‘비(非)홍색 공급망’을
타이완 손으로 완성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타이완 기술력이 그만큼 올라왔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겠죠.
이제 "드론 뜨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보다는,
타이완 기술이 만든 방패가 얼마나 촘촘하게
타이완 하늘을 지키는지 지켜봐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국방부의 방위 회복력 및 비대칭 전력 강화 특별예산!
“향후 8년 동안 타이완을 전 세계에서 가장 뚫기 힘든 ‘고슴도치’이자,
방산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선언입니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는 타이완 방산업계에도 엄청난 기회입니다.
이에 발맞춰 주식 시장에서도 드론 관련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입니다.
여러분의 포트폴리오를 바꿔놓을
이번 국방부 특별예산의 수혜주 16종목 정리해 드릴게요.
먼저 바다입니다!
“배를 누가 만드냐?”
바로 타이완 조선업의 대들보,
▲타이완국제조선(台灣國際造船) ▲중신조선(中信造船) ▲룽더조선(龍德造船).
이 ‘빅3’는 이미 뉴타이완달러 612억 규모의 해경 함정 프로젝트에 올라탔고,
향후 10년간 최소 뉴타이완달러 1,000억 원 이상의
신규 주문이 예고되어 있습니다.
말 그대로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상황인 거죠.
그다음은 드론 제조입니다.
여기서 가장 먼저 튀어나가는 기업,
바로 중화민국 방위산업의 선두 주자인 썬더타이거(雷虎科技, Thunder Tiger)입니다.
일인층시점(FPV) 자폭형 드론 시리즈로
타이완 기업으로서는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하게
미국 국방부의 ‘블루 UAS 클리어 리스트(Blue UAS Cleared List)’에 이름을 올린 몇 안 되는 실력자죠.
여기에 스마트 장애물 회피 기술을 가진 중광전(中光電),
▲항공우주 엔진 선두 한샹(漢翔)
▲드론 함재기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에버그린에비에이션테크(長榮航太,Evergreen Aviation Technologie)가 대기 중이고요,
타이완 유일의 광섬유 자이로스코프(Fiber Optic Gyroscope, 또는 FOG) 기술을 보유한 야항(亞航)이
이 무인 체계들의 ‘눈’과 ‘귀’가 되어줄 겁니다.
끝이 아닙니다. 여기서 숨은 진주들이 나옵니다.
▲마이크로파 부품 분야에 주력하는 췐쉰(全訊),
▲정밀 부품 통합을 담당하는 치엔푸정밀(千附精密),
▲항공 기구 부품 전문인 JPP-KY,
▲엔진 고온부 부품 전문인 바오이(寶一),
▲착륙 장치 부품을 생산하는 청티엔(晟田),
▲타임랩스 영상 기술을 제공하는 이치(邑錡),
▲ 다각화된 시스템 통합의 귀재 스신(事欣)
그리고 최근 미군·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공급업체와 3자 협력을 맺어 대박을 터뜨린 정다(正達)까지!
최대 수혜주로 꼽힙니다.
자, 오늘 정말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16개 종목들, 메모 잘 하셨나요?
타이완 방위산업, 타이완의 새로운 ‘호국신산(護國神山)’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뉴타이완달러 1조 2,50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국방 예산이
타이완 기업들에게 직접 꽂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가 중국산 부품을 배제하려는 이때,
타이완이 그 빈자리를 치고 들어가겠다는 전략이죠.
타이완이 단순한 섬이 아니라 거대한 ‘방산 요새’이자 ‘생산 기지’가 된다는 뜻입니다.
반도체에 TSMC가 있다면,
이제 방위산업이 타이완의 두 번째 ‘호국신산(護國神山)’,
즉 나라를 지키는 새로운 버팀목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반도체에 이어 방산이 타이완의 미래 8년을 책임질 먹거리가 된다는 소리죠.
'드론떼 전술'이 과연 타이완해협을 지키는 철벽이 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 타이완 방산은 어떤 활약을 보여줄까요?
Rti 한국어방송의 금요일 프로그램 포르모사링크,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손전홍이었습니다. 저는 다음주 금요일 이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청취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참고자료
2월 6일(금) 포르모사링크 삽입곡
[BGM :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Herbert von Karajan) & 베를린 필하모닉(Berliner Philharmoniker) -폰키엘리: 지오콘다 - 시간의 춤(Ponchielli: La Gioconda - Dance Of The Hour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