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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아래서 시작된 문학, 잠수하며 글을 쓰는 작가 리광(栗光) 🤿

리광의 두 번째 에세이집 《산소통 하나만 더면 돼(再潛一支氣瓶就好)》 - 사진: 보커라이
리광의 두 번째 에세이집 《산소통 하나만 더면 돼(再潛一支氣瓶就好)》 - 사진: 보커라이

타이완 문학의 향기를 담아, 지금 <포르모사 문학관>의 문을 엽니다.


2025 구가출판사 소설 선집 대상작 〈딸〉🏅

딸이 갑자기 해삼이 된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는 타이완 구가(九歌)출판사가 선정한 2025년 소설 선집 대상작 〈딸(女兒)〉의 이야기인데요. 작가 리광(栗光, 본명 譚立安 탄리안)은 판타지적 설정을 통해 여성이 사회에서 마주하는 억압과 그 구조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을 그려냈습니다. 동시에 에세이인지 소설인지 경계를 넘나드는 기법으로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소설 부문 심사를 맡은 장이쉬안(張亦絢) 작가는 〈딸〉은 ‘회피와 고통’에 관한 이야기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회피의 이유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고통의 근원을 발견하게 된다. 작가는 기묘하면서도 섬세한 판타지 서사를 통해 사회가 집단적으로 외면해 온 문제를 드러내고, 마지막 장면에서 딸이 탈피하듯 다시 태어나며 여성이 편견을 떨쳐내는 힘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관련 프로그램:
어느 날 집에 해삼이 나타났다… 2025 구가문학 선집 소설 대상작 〈딸〉


여성 캐릭터들로 읽는 탈피와 주체의 탄생 ✨

이러한 ‘탈피’의 과정은 소설 속 등장한 여러 여성 캐릭터를 통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데요. 이야기 초반, ‘똥처럼 생긴 무언가’를 처음으로 ‘해삼’이라고 알아본 인물은 바로 딸 먀오먀오(妙妙)의 여자 반친구입니다. 그는 전통적인 규범과는 거리가 먼, 신세대의 여성으로 볼 수 있죠. 다른 아이들이 더럽다고 피하는 해삼을 망설임 없이 만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또 화자인 먀오먀오의 어머니는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갈등하는 캐릭터입니다. 딸의 변화를 어머니에 털어놓지 못하지만, 동시에 끝까지 딸을 지키려는 의지를 보여주죠. 특히 이야기 마지막 남겨진 해삼을 또 하나의 ‘딸’로 받아들이는 장면은 기존 가족과 여성 규범에 대한 도전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먀오먀오 외할머니는 해삼을 아무렇지 않게 ‘먹으려 하는’ 인물로 등장하는데요. 이는 전통적으로 ‘불결하다’고 여겨진 여성 몸의 일부를 제거하려는 시선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작품 속에서 가장 강하게 가부장적 가치에 영향을 받은 인물입니다. 

그리고 주인공 먀오먀오는 해삼으로 변하는 과정을 통해 마침내 기존 ‘여성의 깨끗함’에 대한 강박을 내려놓고, 자신의 몸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새로운 주체로 변화하게 됩니다. 전체적으로는 여성이 자신의 몸에 대한 주도권을 되찾아가는 여정을 판타지적인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이죠. 이러한 문제의식은 작가 리광의 창작 세계 전반에도 이어집니다.

리광의 작품에서 빠질 수 없는 키워드, 바로 ‘바다’인데요. 잠수를 즐기는 작가로서, 그의 상상력은 바다에서 시작되었고, 〈딸〉 역시 그 연장선에서 탄생한 이야기입니다. 그럼 오늘은 타이완 해양문학의 새로운 감각을 보여주는 작가, 리광의 세계를 함께 만나보겠습니다!


잠수하며 글을 쓰는 작가 🤿

현재 신문 문화면 편집을 맡고 있는 리광은 직장과 창작 외 대부분 시간을 바다에서 보냅니다. 어린 시절 천식 치료를 위해 수영을 배우면서 물과 처음 인연을 맺었고요. 대학 체육 수업에서 잠수를 접한 후, 점차 이 신비로운 해저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2011년 잠수 자격증을 취득하고는 10여 년 동안 바다의 미지를 탐색해 왔는데요. 하지만 정작 잠수에 빠진 이유를 묻자 그는 “잠수를 좋아해서라기보다는 해양생물을 좋아해서 그런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했습니다.

리광이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따개비의 뜻(藤壺之志)’에는 그가 직접 촬영한 해양생물 사진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알록달록한 새우부터 접하지 어려운 물고기까지, 마치 해양생물 도감처럼 꾸며져 있는데요. 이처럼 깊은 애정 속에서 그는 생명과의 모든 만남을 소중히 여기고, 인간과 다른 생물이 공존하는 법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청핀(誠品)서점과의 인터뷰에서는 해양생물 가이드 문화를 예로 들기도 했습니다. 일부 가이드가 관광객들에게 복어의 부풀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자극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복어는 물과 공기를 들이마시며 몸을 3배까지 부풀려 방어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은 복어에게 큰 부담이 되고, 회복하는 데만 최소 다섯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리광은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기 시작했고, 나아가 인간관계 속에서 자신과 타인 사이의 거리까지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바다와의 인연이 깊어지면서, 그는 “잠수하며 글을 쓰는 작가”로 변신했죠.

해양생물에 대한 사랑이 더 크다고는 하지만, 처음 잠수를 접했을 때의 감각 역시 잊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리광은 두 번째 에세이집 《산소통 하나만 더면 돼(再潛一支氣瓶就好)》에서 “어딘가에 반드시 도착해야 할 필요도 없고, 굳이 속도를 추구할 이유도 없으며, 누군가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지 않아도 되는, 그저 길고 고요한 시간만이 존재하는 세계”라고 묘사했습니다. 팀워크가 강조되는 다른 운동들과 비교하면, 잠수는 매우 개인적이고 어쩌면 사적인 경험이라고도 할 수 있죠. 바다로 들어가는 순간, 세상에는 오직 나와 바다만 남게 되기 때문입니다.

바다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발견해 나가는 리광처럼, 새출발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 한 곡 함께 들어보시죠. 타이완 밴드 가오우런(告五人)의 ‘본 적이 없는 바다(從未見過的海)’입니다.

바닷속 세계 - 사진: AI생선


“나는 큰 뜻은 없고, 그저 따개비 같은 뜻만 있다” 💦

처음 잠수를 시작했을 때, 리광의 목표는 아주 단순했습니다. 바로 “숨을 잘 쉬는 것”이었는데요. 하지만 연습을 거듭할수록 그가 처음에 생각했던 ‘살아 있는 일을 더 단순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육지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걷기, 옷 입기 같은 일들이 모두 새롭게 배워야 할 어려운 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리광은 “성인이 된 이후로, 이렇게까지 서툴고 난감했던 적은 거의 없었다”고 묘사했습니다. 또 한 번은 “재능도 없는데 왜 계속 잠수를 하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그는 “재능이 없다는 걸 알기 전에 이미 빠져들었으니 두려울 것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나는 큰 뜻은 없고, 그저 따개비 같은 뜻만 있다.(我沒有鴻鵠之志,只有藤壺之志。)” 리광의 작품에는 이처럼 자신을 돌아보는 문장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그는 보커라이(博客來)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따개비는 단단히 붙어 있는 그 모습만으로도 매력적이지만, 모든 생물이 그렇듯이, 가까이 들여다보면 저마다 특별하다. 연구에 따르면, 고착된 생활 방식 때문에 개체 간 접촉이 어려워 수컷의 생식기는 몸길이의 최대 40배까지 늘어날 수 있으며, 이는 동물계에서 자기 몸 대비 가장 ‘큰’ 생식기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시선을 거두면, 따개비는 여전히 따개비일 뿐이다. 내가 지니고 싶은 것은 바로 이런 방식으로 사람과 사물을 바라보는 태도다.” 비록 타고난 잠수의 재능은 없을지라도, 이처럼 작은 뜻 하나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바다의 세계와 만날 수 있죠.


한 번에 안 되면 다시 하면 된다! 💪

이번에 수상한 단편소설 〈딸〉 역시 해양생물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했습니다. 해삼은 리광이 조간대에서 자주 마주하는 생물로, 그에게는 매우 친숙한 존재인데요. 소설에서 딸이 해삼으로 변하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해양생물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독특한 판타지를 그려냅니다. 비록 바다에서 시작되었지만, 결국은 삶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죠. 그래서 창작에 대해 리광은 “이야기가 있든 없든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하곤 합니다. 《산소통 하나만 더면 돼》의 제목처럼 바다에 있든 육지에 있든 한 번 잘 안 되더라도 다시 시도하면 되는 겁니다. 

에세이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리광은 최근 2년 사이 소설 창작에도 도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딸〉 은 그의 첫 시도로, 발표되자마자 문단에 큰 인상을 남겼는데요. 앞으로의 창작 계획에 대해서는 “지금은 소설을 나 자신에게 남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문학 창작은 어쩌면 잠수와 닮아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리광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도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가 보시죠.

오늘 <포르모사 문학관>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栗光,「【青春一起讀】栗光:我們都必須回到日常裡,不管有沒有故事。」,OKAPI。
2. 張慧慧,「當我揹起氣瓶,在海下遇見異己——栗光」,迷誠品。
3. 李嘉恩,「【第二十一屆林榮三文學獎】短篇小說獎三獎栗光:當潔癖女孩變身為海參,小說就開始了」,自由藝文。
4. 栗光,《再潛一支氣瓶就好》。
5. 栗光,《潛水時不要講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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