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실제 당일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꼭 먹어야 할 타이완 전통 음식부터 각 지역 특산물과 현대 감각을 더한 퓨전 음식까지 타이완을 대표하는 음식을 직접 맛보고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Rti한국어방송의 수요일 프로그램 랜선미식회입니다. 안녕하세요 랜선미식회 진행자 손전홍(sch@rti.org.tw)입니다.
‘올해 사람 날에는 그저 추억만을 그리니,
내년의 사람 날에 그는 어디 있을까(今年人日空相憶, 明年人日知何處)’.
여러분, 이 시 구절의 주인공은 당(唐)나라의 시인 고적(高適)입니다.
전란 속에 떠돌던 후배 시인 두보(杜甫)를 걱정하며 보낸 마음이죠.
열 살의 나이 차이를 뛰어넘어
오직 ‘사람’과 ‘재능’을 아꼈던
그 절절한 우정이 오늘따라 참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2026년 춘절 연휴(2월 14일~23일)가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첫날은
2월 23일 월요일이었습니다.
무려 9일이나 이어진 이번 연휴가 끝나고,
이제 다시 출근과 등교가 시작됐는데요.
하지만요,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사실 춘절 풍습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음력 정월 초이레,
양력 2월 23일 이번주 월요일은
고적의 시의 등장한 ‘사람 날’
바로 ‘인일(人日)’이라고 불리는 날이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여와가 사람을 만든 날이 바로 이날이라고 하죠.
그래서 이날은 사람의 생일,
인류 전체의 생일이라고도 부릅니다.
‘인일(人日)’과 함께
정월 초구, 정월 아흐레 ‘천공생(天公生)’도 있습니다.
이 두 날은 단순한 전통이 아니라,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을 되새기게 하는 중요한 날입니다.
먼저 정월 초이레, 대년(大年) 초칠이라고도 부르는 ‘인일’,
이날에는 특별한 금기가 있습니다.
첫째, 다투거나 아이를 꾸짖지 말 것.
마음을 평온하게 유지해야 복과 운세가 깨어지지 않습니다.
둘째, 멀리 여행하지 말 것.
정월 이레는 ‘칠살일(七煞日)’이라 불리며 흉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풍습이 있을까요?
옛사람들은 이날 아주 특별한 음식을 챙겨 먹었습니다.
바로 칠채죽(七菜粥),
혹은 일곱 가지 보물 같다고 해서
‘칠보갱(七寶羹)’이라고도 불리는 죽 한 그릇입니다.
6세기 남조 시대의 생활상을 담은 기록인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 )>를 보면,
이런 구절이 나와요.
“정월 초이레는 사람의 날이니, 일곱 가지 채소로 갱(羹)을 끓여 먹는다.
正月七日為人日,以七種菜為羹”
미나리, 시금치, 파 같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일곱 채소를 넣어 끓인 ‘칠보갱’, ‘칠채죽’은
겨우내 지친 몸의 독소를 빼내고 나쁜 기운을 물리쳐,
새해를 건강하게 보내길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사람의 날'에 사람의 몸을 가장 먼저 보살폈던 셈이죠.
정월 초이레, 사람 날 ‘인일’
이날에는 또 면을 먹어 장수를 기원하고,
싱가포르·말레이시아·홍콩 등등 중화권 화교 사회에서는
온 가족이 둥근 탁자에 둘러 앉아 특별한 의식을 치릅니다.
바로 ‘로어생(撈魚生)’이라고 불리는 생선회 샐러드 요리인데...
신선한 생선회와 알록달록한 채소들을 커다란 접시에 담고,
온 가족이 젓가락으로 음식을 높이 높이 들어 올리며
타이완식 발음으론 “라오치, 라오치! 撈起! 撈起!”,
광둥식 발음으론 “로헤!로헤! 撈起! 撈起!” 라고 외치는 거예요.
높이 올릴수록 운이 좋아지고 사업이 번창한다는 뜻이죠.
이제 음력 정월 아흐레, 바로 ‘천공생’입니다.
천공생은 옥황상제(玉皇大帝)의 탄신일로,
하늘의 가장 높은 신을 기리는 날이에요.
2026년에는 양력 2월 25일, 수요일에 해당합니다.
바로 오늘이죠!
타이완에선 이날 집 앞이나 옥상,
혹은 사찰에서 옥황상제를 제사하며
한 해의 평안과 길운을 빕니다.
특히 밤 11시부터 새벽 1시 사이,
자시(子時)가 가장 좋은 시간으로 알려져 있죠.
자시는 하루의 시작을 뜻하기 때문에,
이때 정성을 다해 기도하면 더 큰 복을 받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제사 준비물도 중요합니다.
꽃과 촛불, 차와 술,
▲감귤▲ 사과▲ 바나나▲파인애플▲ 사탕수수로 구성된
상서로운 의미가 담긴 과일 다섯 가지,
▲팽이버섯▲목이버섯▲ 표고버섯▲ 당면▲ 땅콩▲ 대추로 구성된 육채(六齋),
그리고▲천공금(天公金) ▲ 수금(壽金) ▲ 복금(福金) 같은
화로에 태우는 지전(金紙)를 준비합니다.
상은 두 개로 나누는 것이 전통인데요,
앞쪽 상은 옥황상제를 위한 상으로 채식만 올리고,
뒤쪽 상은 옥황상제를 따르는 신장(神將)들을 위한 상으로
고기와 떡을 올릴 수 있습니다.
요즘은 공간이 부족하면 한 상으로 간소화하기도 합니다.
제사 절차도 차근차근 진행됩니다.
먼저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한 뒤,
정성껏 차린 상 위에
찻잔을 3분2쯤 채우고,
하늘을 향해 세 대의 향을 피우며 기도를 올립니다.
"옥황상제시여, 저희 가족의 평안과 건강을 굽어살펴 주옵소서."라고 말이죠.
그런 다음 차례로 향을 꽂고, 지전을 태우며,
마지막에는 폭죽을 터뜨려
옥황상제의 탄신을 축하합니다.
정월 아흐레, 천공생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금기가 있습니다.
단정한 복장을 유지해야 하고,
제물은 채식 위주로 준비해야 합니다.
또 욕설이나 불경한 말을 삼가야 하고,
하늘을 손가락질하거나 물을 뿌리는 행동도 피해야 합니다.
속옷을 제사상 근처에 널어두는 것도 큰 실례가 되죠.
그리고 이날은 살생을 피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풍습으로는 폭죽을 터뜨려 옥황상제를 맞이하고 환송하는 의식이 있는데…
옥황상제가 천궁으로 돌아가는 길을 모든 신과 인간이
성대하게 환영한다는 의미예요.
우리 마음속의 답답한 일들도 오늘만큼은
폭죽 소리에 실어 시원하게 날려버리면 좋겠네요.
두 번째는 많은 분이 솔깃하실 풍습이죠?
바로 ‘보재고(補財庫)’,
재물 창고를 채우는 날입니다.
가장 기운이 좋은 날인 만큼,
정월 아흐레, 오늘 수요일 밤 하늘을 향해 정성껏 소원을 빌어보세요.
"올 한 해 우리 집 곳곳에 행운과
풍요가 가득하게 해주십시오"라고요.
정성이 담긴 기도 한 번이
여러분의 재물 운을 꽉 채워줄지도 모릅니다.
마지막으로 정월 아흐레, 천공생에는
‘채식이나 담백한 식사’를 하며
몸과 마음을 맑게 하는 전통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옥황상제께 경의를 표하는 의미도 있지만,
춘절 연휴 동안 지친 우리 몸을 쉬게 하고
마음을 맑게 비워내는 ‘청정(淸淨)’의 의미도 크죠.
인일(人日)에 먹었던 일곱 가지 채소죽,
그리고 옥황상제의 탄신일인
정월 아흐레의 소박한 채식 한 끼.
결국 나를 사랑하고 하늘을 공경하는 마음은
이렇게 닮아있나 봅니다.
춘절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온 이 시점,
따뜻한 이야기로 여러분과 함께하려고 합니다.
타이완과 일본 사이에서 벌어진 특별한 만남,
바로 ‘백 개의 만두’를 둘러싼
미식(美食) 외교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중화민국, 타이완의 라이칭더 총통과
일본의 유명 푸드파이터, 안젤라 사토 (アンジェラ佐藤)입니다
춘절 연휴 기간 먹방 푸드파이터 안젤라 사토는
타이베이 총통부를 방문해
라이칭더 총통과 특별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무려 100개의 물만두를 가볍게 먹어 치우며
푸드파이터의 실력을 보여주었고,
양국의 선물을 주고받으며 따뜻한 우정을 확인했죠.
춘절 연휴 기간 성사된 이 특별한 만남 속에 담긴
음식과 문화, 그리고 타이완과 일본의 깊은 정을
청취자 여러분과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방송과 유튜브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일본 유명 푸드파이터 안젤라 사토가
이번 춘절엔 타이완을 방문했어요.
라이칭더 총통이 직접 총통부로 초청해
특별한 점심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총통이 직접 외국인 손님을 초청해
식사를 함께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인데,
일본 레전드 푸드파이터 안젤라 사토와
일본 유튜버 이쿠 선생(Iku老師)은
이 자리에서 타이완의 따뜻한 환대를 경험했습니다.
라이 총통이 직접 일본어로 환영 인사를 건네고
총통부 일일 가이드까지 자처했는데…
안젤라 사토는 "50년 인생 중 대식가 대회 우승했을 때보다 지금이 더 행복하다"라고 말하며
감격을 표현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라이 총통의 선물 센스도 대단했습니다.
라이 총통은 총통부 기념품 센터(總統府紀念品中心)를 안내했는데요,
총통부 후드티부터▲에코백▲ 타이완 섬 모양 수세미
▲'미래의 총통'이라 쓰여진 필통까지,
타이완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총통부 한정 굿즈들을 직접 골라 선물했죠.
안젤라 사토와 일본 유튜버 이쿠 선생은
기념품을 받고 크게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백미는 역시 '점심 식사 시간'이었습니다.

▲라이칭더 총통은 일본 유명 푸드파이터 안젤라 사토와 일본 유튜버 이쿠 선생을 초청해 총통부 기념품 센터를 함께 둘러보고 총통부 한정판 굿즈를 선물했다.[사진출처 = 라이칭더 총통 페이스북]
점심 식사 장소는 총통부 구내식당!
푸드파이터 안젤라 사토를 위해 준비된 메뉴는
바로 물만두 100개였습니다.
안젤라 사토는 총통부 구내식당의 시그니처 메뉴
물만두를 순식간에 비우며
100개를 단시간에 완식하고
‘대식가’의 명성을 다시 한번 증명했죠.

▲라이칭더 총통이 총통부 구내식당에서 일본 유명 푸드파이터 안젤라 사토와 물만두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총통부 제공]
라이 총통은 춘절 대표 음식, 만두가 옛날 화폐인 ‘원보(元寶)’ 모양을 닮아
재물과 길하고 상서로운 운수(吉祥)를 상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귀한 뜻이 담긴 만두 100개를 안젤라 씨는 가볍게 비워내고도
"조금 허전하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일본 유명 푸드파이터 안젤라 사토가 총통부 구내식당의 시니그처 메뉴 물만두 100개를 단숨에 완식했다. [사진 = 총통부 제공]
또한 서로 선물을 교환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안젤라 사토는 고향 홋카이도의 특산품
‘시로이코이비토’ 과자와
일본 에니메이션 골든 카무이와 협업한
홋카이도 명과 츠키사무 팥빵 등을 준비했고,
라이 총통은 답례로▲총통부 한정판 과이과이(總統府限定乖乖)
▲파인애플 케이크(鳳梨酥) ▲ 어란 ‘우위즈(烏魚子)’,
그리고 요즘 핫한 타이완 한정판 송화단(松花蛋),
피단맛(皮蛋口味) 도리토스까지 선물했습니다.
홋카이도에서 온 팥빵과 타이완의 피단 맛 과자가 오갔던 현장은
마치 ‘타이완-일본 간식 대결’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라이칭더 총통이 총통부 구내식당에서 일본 유명 푸드파이터 안젤라 사토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출처 = 라이칭더 총통 페이스북]

▲중화민국 총통부는 17일(화) 라이칭더 총통이 일본 유명 푸드파이터 안젤라 사토와 일본 유튜버 이쿠 선생에게 전달한 선물을 공개했다. 총통부 한정판 과이과이, 타이완 한정판 피단맛(皮蛋口味) 도리토스 등이 포함됐다. [사진= 총통부 제공]
라이 총통은 과거 안젤라 사토의 고향
홋카이도를 방문한 경험을 언급하며
일본과 타이완의 깊은 유대감을 강조했습니다.
일본 유튜버 이쿠 선생 역시 “일본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타이완이 늘 도와주었다”고 말했고,
이에 라이 총통은 “타이완도 지진과 태풍 때 일본의 도움을 받았고,
특히 과거 타이완산 파인애플이 팔리지 않을 때는
당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직접 일본에서 타이완 파인애플을 홍보해 주기도 했고,
타이완과 일본의 감정은 매우 좋다”며
양국 관계를 가족 같은 정으로 표현했습니다.
이처럼 음식과 선물, 따뜻한 대화가 이어지며
‘미식 외교’라는 새로운 형태의 교류가 만들어졌는데…
라이 총통과 일본 유튜버 이쿠 선생의 대화 직접 들어보시죠.
타이완 음식을 일본에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한 안젤라 사토는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일본의 수양갱(水羊羹, 일본식 발음 미즈요캉)
그리고 타이완의 ‘러우위안(肉圓)’을 꼽았습니다.
러우위안은 전분, 쌀가루로 만든 투명하고 쫀득한 피 속에
돼지고기, 죽순, 버섯 등을 넣어 만든
쫄깃한 고기 만두 같은 음식입니다.
주로 튀기거나 쪄서 만들고요.
달짝지근한 소스와 고수를 얹어 먹는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이죠.
라이 총통은 과거 시장(市長)직을 지낸 도시인
타이난의 로우위안이 매우 유명하다면서,
안젤라 사토에게 타이완 야시장을 함께 체험하자고 제안했고,
안젤라 사토는 매우 기뻐하며 “타이완에 살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라이칭더 총통이일본 유명 푸드파이터 안젤라 사토와 일본 유튜버 이쿠 선생에게 자신과 샤오메이친(蕭美琴) 부총통이 쓴 춘리엔(春聯)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출처 = 라이칭더 총통 페이스북]
고적과 두보의 우정에서 시작해
정월 아흐레, 오늘 옥황상제의 탄신일,
그리고 라이칭더 총통의 미식 외교 소식까지 달려왔습니다.
오늘 끝 곡은 안젤라 사토의 시원시원한 먹방처럼 가슴 뻥 뚫리는 곡,
빌리(比莉)와 저우탕하오(周湯豪)의 듀엣곡
어떤 말도 필요 없어 2022 Remix (什麼都不必說2022 Remix) 준비했습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풍요로운 재물운과 건강이 여러분과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Rti 한국어방송의 수요일 프로그램 랜선미식회,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손전홍이었습니다. 저는 다음주 수요일 이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청취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참고자료
2월 25일(수) 랜선미식회 삽입곡
[BGM : ① 한스 짐머(Hans Zimmer)& 존 파월(John Powell)–Panda Po(영화 ‘쿵푸팬더’ 중에서)
② 한스 짐머(Hans Zimmer)& 존 파월(John Powell)–Impersonating Shifu(영화 ‘쿵푸팬더’ 중에서)]